포항지진의 주범 지열발전소, 철저히 조사하라

최병문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03-27 11: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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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정치칼럼 ‘사람세상’

지난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 때문이라는 정부조사단의 발표로 포항 경주 울산 지역이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포항지열발전소 사업자는 지진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위험한 물장난’을 벌였고, 정부는 사업자 선정부터 감독까지 총체적 관리가 부실했다. 특히 지열발전소 밑에 아무도 몰랐던 임계점에 다다른 단층이 있었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 이강근 서울대 교수는 지난 3월 20일 “포항지열발전소가 높은 압력으로 주입한 물에 의해 미소지진들이 일어나고 누적되어, 임계 응력 상태에 있던 단층에서 포항지진이 촉발되었다”고 지난 일 년여 간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11월에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에서는 2016년 9월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이다. 지진 발생 이후 그 원인을 두고 인근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 지진이라는 의견과, 자연 발생 지진이라는 의견이 대립해 왔는데 이번에 정부 조사단이 유발지진과 같은 ‘촉발지진’이었음을 최종 확인한 것이다.


문제가 된 지열발전사업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정부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2010년 이명박 정부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포항 지열발전사업은 당시 박승호 포항시장과 윤운상 넥스지오 대표가 2011년 4월 총사업비 500억 원 규모의 지역발전소 건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듬해 착공에 들어감으로써 구체화되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화산이 활발히 형성된 아이슬란드 등지와는 달리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경주, 울산, 양산, 부산 등지와 연결된 활성단층 지역이고, 지반이 약한 퇴적 지역이라 지진 발생 위험이 높다는 지적도 처음부터 제기됐다. 포항지열발전소가 물 주입을 시작한 2016년 1월 말부터 발전소 주변에 63회의 미소지진이 발생했고, 2017년 4월 15일에는 규모 3.2의 전진이 있었는데도 같은 해 8월 지열발전이 재개됐다. 불과 1년 전 스위스 바젤에서는 지열발전으로 인해 3.4 지진이 발생하자 당국이 발전을 중단시켰다는 사실을 참고할 때 이는 이해하기 힘든 무리한 결정이었다.


인재사고가 나면 원인 조사하고 결국 누구 잘못인지 밝혀서 그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제대로 해야 한다. 특히 책임규명을 통해 실무자들 처벌은 관대하게 하더라도, 핵심 고위층을 징벌적으로 처벌하는 전례가 만들어져야 적폐청산이 가능하다. 포항시나 경상북도는 책임질 일이 없는지도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만약 이명박 정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이상득 전 의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 손해배상에 대한 구상권 행사도 해야 한다. 이렇게 책임을 제대로 밝혀내는 철저한 조사가 꼭 필요하다.


포항지진의 주범으로 지목된 지열발전소는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국책사업으로,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도 없이 무리하게 강행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지열발전소 건설 구상은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되었고, 현 문재인 정부 들어선 후 물을 주입해서 발생한 사건이니만큼 이명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모든 정부가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포항지진조사단 발표에 대한 자유한국당 논평이다. “포항시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유발하고 촉진시키고 방치한 것이 문재인 정권이었음이 분명해졌다. 인재를 재해로 촉발시켜 재앙을 일으킨 원인은 문재인 정권의 안이함 때문이다. 탈원전 독주에 목매느라 에너지 시설 안전 대책 마련에 소홀한 태도를 보였다.”


2012년에 시작해서 2016년에 물 주입을 시작했으니만큼 위험하고 경제성도 없는 이 사업이 어떻게 이명박 정부의 국책사업이 될 수 있었는지 따져봐야 하고, 박근혜 정부는 왜 위험천만한 지열발전소 관리를 그렇게 소홀히 했는지 파헤쳐 봐야 할 시점에 어떻게 “이 재앙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다” “탈원전도 한몫했다”라는 억지를 부릴 수 있는지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포항에 그간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가 있음이 확인된 만큼, 인근 원전 부지도 지진 위험에 취약하다는 의견에 주목해야 한다. 즉, 원전이 밀집한 경주나 울산 부근에도 알려지지 않은 임계상태에 다다른 단층대가 있을 수 있고, 이들 단층도 상황에 따라서는 압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자연재해로서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 사태 처리 과정에서 불거져 나오는 “지열발전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드디어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원자력발전 예찬론을 들고 나오는 핵마피아들의 ‘위험한 불장난’을 경계해야 한다.


최병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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