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꼰대

박다연 취업준비생 / 기사승인 : 2019-06-27 11: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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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친구들과 자주 썼던 말은 아니지만, 20대 중반이 되고나니 일상생활에서 부쩍 많이 듣는 단어가 있다. 바로 '꼰대'라는 말이다. 꼰대가 언제부터 쓰였나를 알아보니, 이 단어가 사용된 지는 꽤나 오래됐다. 과거 90년대 이전에는 젊은 세대가 아버지나 선생님 등 나이 많은 남자 기성세대를 나쁘게 지칭하는 말로 ‘꼰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은어에 가까운 말이었기에 그리 널리 쓰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에 가까운 의미로 확장되면서 이 단어의 출현 빈도는 훨씬 높아졌고 넓은 세대에 걸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이 단어가 이전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사람 정말 꼰대 같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내 생각을 말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그건 아니지”였다. 그 말을 듣자 기운이 탁 풀리면서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차피 이 사람은 내 말을 제대로 들을 생각이 없고,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는가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나는 상대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었다. 그 분은 나에게 좋은 의도로 말을 했을지 모르지만, 이유가 어찌되었건 간에 그 말들은 나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적어도 그 분이 내 생각을 존중해주었다면, 그 분의 말이 나에게 도달하기 전에 공중에서 분해되는 일은 없었을 거다. 


이렇게 다른 사람을 꼰대라고 느꼈던 나도 의도치 않게 꼰대가 되어버린 적이 있다. 대학교에서 3,4학년이 되자 후배들이 많아졌고 나도 누군가에게 꼰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경계하고 말을 조심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정작 내가 경계하지 못했던 사람은 내 동생이었다. 엄마와 동생의 귀가 분쟁 사이에서 적절한 중립을 지키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화가 난 나는 마지막에 동생을 걱정하는 엄마의 손을 들었다. 엄마의 말을 대신하는 나에게 동생은 “언니도 꼰대다”라고 말했고, 그 말에 충격 받아서 둘 사이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나의 ‘꼰대질’은 그렇게 막을 내렸지만, 이후 동생에게 조언의 말을 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충고는 더더욱 할 수 없었다. 내가 막상 꼰대가 되어보니, 꼰대가 되지 않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 꼰대는 더 이상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으니 꼰대질 이해하세요도, 그렇다고 꼰대가 될 것을 걱정해 말을 하지마세요도 아니다. 상대가 꼰대인 상황이든, 내가 꼰대가 되는 상황이든, 일단 서로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고 존중하는 게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적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킨 다음에, 그러고 나서 꼰대질을 하든지, 꼰대라고 하든지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지금 꼰대가 되려 하는지 이 말들이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것인지 경계하고, 이 사람이 왜 나에게 꼰대 같이 말을 하는지 그 진심이 뭔지 알아보려 하는 서로 간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진짜 꼰대라고, 꼴통이라고 부를만한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상대하면서 살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꼰대라는 표현을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향해서 공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양했으면 좋겠다. 공격적으로 타인에게 꼰대라고 하는 자신도 잘 생각해보면 꼰대와 다름없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다. 이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꼰대라는 표현이 더욱 공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꼰대라는 단어는 사회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저항하기 위해 쓰는 말이다. 그러니 꼰대질보다는 되도록 상대에게 격려와 응원의 말을 하는 게 어떨까? 


박다연 취업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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