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 시대의 독서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2-01-10 00:00:36
  • -
  • +
  • 인쇄
고전 성독

자신의 취향대로 독서하는 것은 천부인권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는 속뜻은 무엇인가? 독서는 제 맘대로 하는 것이지만 전환의 시대에 ‘독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새로운 문제의식이고, 학문의 과제고, 상식의 각성이 아닐까?


서점에 가서 보면 <논어>를 탐구하고 주석한 책은 차고 넘치는데, <노자>는 많이 부족하다. 성리학자 이황을 연구한 저서는 아주 많은데, 기일원론을 주장한 서경덕의 것은 부족하기 짝이 없다. 실학자 정약용을 다스린 책들은 아주 많은데, 철학자 최한기를 연구한 저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비주류의 가치를 알고, 우리 정신의 내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다음 시대는 원효-이규보-서경덕-임성주-홍대용-박지원-최한기로 이어지는 창조의 광맥에서 우리 독서의 기본 줄거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과학과 경제로 일어난 근대는 세상을 크게 흔들어놓았다. 균형을 잃은 지나친 동력은 너무 짧은 시간 안에 지구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코로나 환란 때문에 유럽이 주도한 근대의 한계가 드러났다. 근대가 끝나가고 다음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근대의 주역들은 근대가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근대를 일으킨 고전을 거듭 읽고 해석하며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지식에 빠져 사고의 전환에 무디다. 그 책동에 우리도 말려들면 일 한 번 하지 못하고 얼떨결에 동반 퇴출당한다. 각 문명권에서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에 마련한 철학적 이상들, 한 번도 실현되지 않은, 인간과 인간의 대등 세상, 인간과 만물의 균등 사상이 독서의 기본 줄거리가 되어야 새로운 시대를 힘차게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歷考古今學問(역고고금학문)하면 : 고금의 학문을 차례로 꼼꼼하게 따져보면
隨時遷改(수시천개)하여 : 때에 따라 변천하여
誠實虛僞(성실허위)가 : 성실과 허위가
循環無端(순환무단)이라 : 끝없이 순환한다.
實中有淺深優劣(실중유천심우열)하고 : 그래서 성실한 학문 속에도 얕고 깊고, 우수하고 열등한 것이 있고,
虛中有純駁澆漓(허중유순박요리)라 : 허무한 학문 속에도 순수하고 잡스럽고, 얄팍하고 파고드는 다름이 있다.
未有一身早晩無遷移之學問(미유일신조만무천이지학문)이요 : 한 개인의 초년과 만년에 따라 변하지 않는 학문은 없고,
未有百年前後無變動之學問(미유백년전후무변동지학문)이며 : 1백 년 전후(前後)로 변동이 없는 학문도 없으며,
未有千年前後無改易之學問(미유천년전후무개역지학문)이니 : 1천 년 전후로 바뀌지 않는 학문이 없으니,
統而論之(통이논지)하면 : 통틀어 논한다면
是乃運化之學也(시내운화지학야)라 : 이것은 바로 운동과 변화의 학문이다.
一氣運化(일기운화)는 : 한 기운의 운동과 변화는
自有一定準的(자유일정준적)이니 : 자연 일정한 표준이 있게 마련이니,
而人於其間(이인어기간)에서 : 사람이 그 사이에서
連續不絶(연속부절)하고 : 연속해서 끊기지 않고
隨運化而起滅(수운화이기멸)하며 : 운동과 변화에 따라 일어나고 사라지며,
學問亦有隨運化而轉移(학문역유수운화이전이)라 : 학문 또한 운동과 변화에 따라 바뀌어 간다.
故以運化爲學者(고이운화위학자)는 : 이런 까닭에 운동과 변화를 학문으로 삼는 자는
統轉移貫變動(통전이관변동)하여 : 모든 변화를 관통해서
無非氣之學問(무비기지학문)하니 : 생명과 정신과 물질이 통합한 氣의 학문이 아님이 없으니,
進亦學問(진역학문)이고 : 나아가는 것도 학문이고
退亦學問(퇴역학문)이며 : 물러나는 것도 학문이며,
作亦學問(작역학문)이고 : 동작하는 것도 학문이고
息亦學問耳(식역학문이)라 : 쉬는 것도 학문일 따름이다.
(<인정> 제12권, 교인문 5(敎人門五), 古今學問遷移:고금 학문의 변천, 최한기)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