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라도 여유를 부리자

신정훈 화담하다 플랜츠 실장 / 기사승인 : 2022-01-03 00: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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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공감

찰나의 격려

온화한 남부지방, 울산에도 한파가 찾아왔다. 찬 겨울바람을 막으려 창문을 닫고 시린 발끝을 녹이려 발끝을 포개본다. 그래도 어디선가 냉기가 스며든다. 미처 가리지 못한 내 코끝을 맴도는 냉기. 괜스레 간질간질한 것이 신경이 쓰인다. 냉기에 빨갛게 변해 차가워진 코. 안쓰러운 마음에 손을 비벼 만든 온기와 깊게 내쉰 입김을 모아본다. 양손을 코에 붙여 온기를 더한다. 찰나의 열감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파 눈을 감고 집중한다. 잠시 뒤 눈을 뜨며 코에서 손을 떼면 차가웠던 공기는 상쾌한 느낌이다. 곧 다시 코가 시려질 테다. 히터나 보일러 온도를 더 올리거나 커튼을 치는 현실적인 방법도 있다. 사실 저 상쾌한 느낌은 순간일 뿐이고 일시적이며 현실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 하지만 추위에 힘들어한 나에게 주는 위로이자 작은 여유다.

공감과 여유의 선순환

살다 보면 다툼과 분쟁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다툼이 커지는 것이 언제였는지 생각해보자. 의외로 사소한 말과 행동으로 감정이 어긋나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으로 말을 전달하지 않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여유를 가졌다면 더 커지지 않았을 일들. 문제의 원인은 잊고 감정의 골만 깊어져 문제해결은 뒷전이 되는 상황이다. 이런 일을 막는 것조차 사소한 말과 행동이다. 미안하다는 말이 힘들다면 ‘기분 나빴지?’라는 말이 있고 쏟아내려 했던 뾰족한 말은 3초의 심호흡으로 같은 말도 톤을 낮춰 부드럽게 말할 수 있다. 공감과 여유는 타인에게 깊은 배려로 전달된다. 이 감정은 다시 돌아와 나 자신도 여유롭게 만든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심사받는 청년들

오늘의 청년. 청춘의 낭만보다 시간을 낭비 없이 꽉꽉 채운 결과를 적어내기 위해 바쁘다. 머리와 종이에 결과가 가득한 만큼 마음의 여유는 비좁아진다. 부족한 여유는 공감의 결여와 자기방어를 위한 이기심으로도 바뀐다. 작은 여유도 없는 것, 여유를 만들 줄 모르는 것, 여유를 갖는 방법을 연습하지 못하는 것은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 모르는 것이다. 청년들 스스로가 여유를 갖고 싶어 한다. 안타까운 점은 ‘여유는 사치’, ‘결과가 나오면 즐겨라’ 같은 사회 분위기에 외면하고 미룬다는 것이다. 결국, 여유를 즐기는 방법조차 잊고 여유를 가진다는 것에 어색해한다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공감과 여유는 사람의 마음

여유는 언제 어떻게 가질까. 이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을 청년들에게는 어떻게 전달하고 어떻게 이해시킬까. 백 명이면 백 명의 사람이 다르듯, 여유는 정량화하거나 기준을 명확히 만들 수 없다. 그 미묘함을 글로 설명하기는 더욱 쉽지 않다. 그래서 선배세대의 따스한 경험이 필요하다. 여유의 필요성과 찰나의 여유가 만든 마음의 변화, 상황의 변화를 들려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소한 것이어야 한다. 너무도 사소해서 당장 따라 할 수 있는,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사소함. 그래야 쉽게 따라 하며 느껴볼 것이다. 스스로 외면하던 모습을 인정하거나 칭찬하는 일, 다른 이를 위해 숨을 고르는 일처럼 구체적인 상황이 있었으면 더욱 좋겠다. 명제가 아닌 경험으로 여유를 만난다면 더 와닿지 않을까.

만남의 여유를 기대하며

글과 메신저로 남긴 기록은 대면에서 느끼는 표정과 온도, 미묘한 감정까지 담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모두의 만남이 자유로워지는 때를 위해 우리는 지금, 관계의 여유를 가져야 할 테다. 대면의 여유가 생기는 그날, 청년에게는 사소하지만, 행복한 여유를 선물하고 선배세대에게는 새로운 공감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 칼럼을 읽은 모두가 사소한 나만의 여유를 찾기를 희망한다.


신정훈 화담하다 플랜츠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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