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의 <일본론2(日本論二)>의 한계와 극복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19-08-23 1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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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다산 같은 대학자도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 보지 못한 면이 있어 후학들이 분발해야 한다.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에 중세적 사고에 머물러 큰 착오를 일으켰다. 다산은 <일본론2>에서 일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다섯 가지를 말했다.


첫째, 임진 정유 큰 전쟁을 일으켜 별 소득도 없이 나라를 망쳐 지금까지 백성들의 원성을 듣고 있으니 그런 전철을 또 밟겠느냐.


둘째, 조선의 영남에서 수만 곡의 쌀을 대주고 있으니 약탈 전쟁을 벌여 맹약을 깨고 서로 틈이 벌어지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청나라의 왼팔인 우리나라를 오랑캐 일본이 점거하면 청나라가 가만히 있겠느냐. 일본은 우리나라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


넷째, 지금 일본은 작은 섬 하나라도 다 통합해 임금에게 통할되지 않은 곳이 없으니 교활한 무리가 발호하지 못할 것이다.


다섯째, 이제 일본이 중국과 직접 교통해 중국의 물건을 수입하고 제조 기술을 배워 물산이 풍족한데, 우리나라를 약탈해 조잡한 물건을 빼앗아가는 도적질을 하겠는가?
다섯째 이유의 원문을 읽어보고 다산의 한계를 밝혀 앞날을 대비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日本未通中國(일본미통중국)에 : 일본이 중국과 교통하지 못할 때에는
凡中國之錦綉寶物(범중국지금수보물)을 : 무릇 중국의 비단과 보물들을
皆從我得之(개종아득지)하고 : 모두 우리에게서 얻어 갔고,
又其所孤陋(우기소고루)한 : 또 고루한
我人之詩文書畫(아인지시문서화)를 : 우리나라 사람의 시문(詩文)과 서화(書畫)를
得之爲奇珍絶寶(득지위기진절보)라 : 얻어도 귀중한 보물로 여겼다.
今其舟航直通江浙(금기주항직통강절)에 : 그러나 지금은 그들의 배가 바로 강소성(江蘇省)과 절강성(浙江省)까지 교통하여
不唯得中國之物而已(불유득중국지물이이)요 : 중국의 물건만 얻어갈 뿐 아니라,
竝得其所以製造諸物之法(병득기소이제조제물지법)하여 : 여러 물건을 제조하는 방법까지도 배워가지고
歸而自造而裕其用(귀이자조이유기용)하니 : 돌아가서 스스로 제조하여 넉넉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又安肯刦掠鄰境(우안긍겁략린경)하여 : 이런데 어찌 이웃 나라를 겁박하고 약탈하여
取竊盜之名(취절도지명)으로 : 도적질했다는 오명을 들어가면서
而僅得其粗劣苦惡之物哉(이근득기조열고악지물재)리오 : 겨우 거칠고 조악한 물건을 얻으려 하겠는가.
此日本之無可憂五也(차일본지무가우오야)라 : 이것이 일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다섯 번째 이유이다.

다산은 우리의 시문과 서화를 고루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홍대용과 박지원의 문은 중세의 이기이원론을 완전히 극복하고, 기일원론의 철학을 마련해 사상의 혁신을 이룩했다. 기일원론의 철학을 재평가해 다음 시대를 설계하는 이론의 지침으로 삼는 공부가 절실하다. 김홍도의 그림은 고루할 수 없다. 민중의 발랄한 삶이 소재가 되고 주제가 돼 근대를 예고하고 있다. 다산은 일본의 물산은 여유가 있고 우리 것은 조잡하다고 정확하게 진단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일본이 우리를 침탈하지 않을 논거로 삼은 것은 부당하고 적절치 못하다.


다음 시대 기술은 철학의 우위에서 확보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기술이다. 다산의 시대에 우리와 일본을 비교해보면 철학은 우리가 앞서고, 기술은 뒤떨어졌다. 지금은 일본과 우리가 기술에서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다음 시대는 철학의 우위인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선도해 인류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홍대용과 박지원과 최한기를 만나야 한다. 거기에서 다음 시대를 설계하는 이론을 뽑아내야 한다.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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