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한 가지

류미연 울산환경과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기사승인 : 2019-08-16 12: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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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울산환경과학교육연구소 공동기획-바다쓰레기 ‘줌(Z00M, 주움)’ 프로젝트

-2019 울산시 연안오염총량관리 실시
-울산화력발전소 인근의 낚시와 고양이
-쓰레기 문제, 나만 실천하면 되는 일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어릴 적 내가 좋아했던 동요다. 선생님의 오르간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면 머릿속엔 냇물과 강물이 만나 넓은 바다가 되고, 파도가 철썩이는 바닷가가 생각났다. 바다는 내게 미지의 세상이기도 해서 바다세상을 상상하는 그림을 그리는 건 내게 놀이였다. 그림 속엔 온갖 물고기와 거북이, 불가사리, 산호, 그리고 빠지지 않고 그리는 것이 인어공주였다. 그리고 정말 그림처럼 울산의 바다는 많은 생물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고, 인어아가씨와 관련된 설화나 전설도 많아서 어릴 적 내가 생각한 바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 바닷가의 쓰레기 실태조사만 아니었다면 나는 울산의 바다를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2019년부터 울산시는 ‘연안쓰레기 총량관리 실시’에 들어갔다. 그에 따라 울산환경과학교육연구소에서는 바다쓰레기 실태를 알아보기로 했다. 오영애 소장과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 하진수 대표, 그리고 이소정 연구원과의 동행이었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예보는 빗나갔다. 대신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일행은 먼저 화력발전소가 있는 남화동으로 향했다.

 

요즘 세상에 누가 쓰레기를 버리겠냐고, 그건 기우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바다로 소풍이나 가자는 심산이었다. 알려진 대로 물고기나 바다거북의 뱃속에서 나온 비닐이나 플라스틱 조각들이 바다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려주긴 하지만 쓰레기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남화동 초입에서부터 빗나갔다. 

 

▲ 화력발전소에서 방출되는 냉각수


입구에 도착하자 화력발전소에서 방출되는 큰 물줄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맑은 물이 아니었다. 펑펑 쏟아지는 물은, 넘지 못하게 막아놓은 띠 안에서 흰 거품을 만들며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나는 처음 보는 풍경이라 넋을 놓고 보고 있었는데 화력발전소에서 바닷물을 끌어와 냉각수로 사용한 후 방출되는 것이라 했다. 


물이 방출되는 출구 바로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다른 곳보다 수온이 높아 물고기들이 많다고 했다. 낚시터에는 쓰레기를 분리할 수 있는 자루들이 걸려 있었다. 자루 위로 처음에는 지붕이었던 듯 파란 비닐이 펄럭이고 있었다. 센 바람이 불면 금방 날아갈 것 같았다. 바다 위로 날아가 떨어진다면 바다를 떠도는 쓰레기가 될 것 같아 위태로워 보였다. 사람들이 낚시하기 위해 많이 찾는 곳 같았지만 주변은 지저분했고, 생선을 구걸하려는 길고양이들이 낚시꾼들이 던져주는 물고기를 기다리며 바다를 보며 앉아 있었다.

 

▲ 바닷가에 방치된 쓰레기들과 고양이
▲ 혼탁한 바닷물과 쓰레기


일행은 화력발전소 주변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차를 천천히 운행하며 도로를 살폈다. 도로 틈새로 난 풀들 사이에 버려진 쓰레기가 정말 많았다. 길 따라 쓰레기 행진이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차를 타고 지나가다 창밖으로 던진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페트병, 음료수 캔, 담배꽁초, 생활쓰레기들이 풀 사이에 빼곡했다. 심한 곳은 차에서 내려 쓰레기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남쪽으로 돌아가자 거친 물살을 일으키며 바다로 방출되는 또 다른 물줄기를 볼 수 있었다. 수심이 깊어 접근과 낚시를 금지한다는 푯말이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물에서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이 발 빠르게 바닷가로 내려갔다. 투명용기에 담아온 물은 알 수 없는 부유물로 혼탁했다. 그것을 보는 일행들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그곳도 쓰레기는 넘쳐났다. 생수병과 종이컵, 과자봉지들과 비닐이 주종이었다. 

 

▲ 플라스틱 쓰레기들


바다에서 쓰레기가 만들어지진 않을 것이다. 태풍이 불거나 큰비가 오면 바다로 가고 싶은 냇물과 강물들이 모든 쓰레기를 실어 나를 것이다. 바닷가 어딘가에 쓰레기 섬이 있다는데 그것이 결국 육지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실감했다. 바닷가의 쓰레기가 찾는 사람의 수를 반증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 방치된 조립건축물과 쓰레기


여름이다. 더위를 피해 산이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계절. 떠나기 전에 쓰레기에 대한 계획부터 해야 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은 그러든 말든 나만 안 버리면 될 것을. 정말 간단한 일을. 


류미연 울산환경과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이 원고는 울산연안지역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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