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청 교원 인사 시스템 보완 필요하다

도상열 두동초등학교 교사 / 기사승인 : 2019-08-16 12: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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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인사가 만사다.’ 기관이나 조직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정책, 시스템, 문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선인들은 ‘인사가 만사다’란 말로 이 문제를 정리했다. 만사는 인사가 결정한다. 사람을 뽑고, 배치하고, 쓰는 인사 시스템과 인사권자의 마인드가 어떠하냐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


울산교육청의 교원 인사 시스템은 어떠한가? 전 집행부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같은 것은 인사 시스템이고 다른 것은 교육감 마인드다. 교육감의 마인드는 시스템을 통해 드러나지만 이 시스템에 의해 제약되기도 하고 보완 받기도 한다. 주요 직급이나 핵심 보직에 대해서는 마인드와 시스템이 상호 상승작용을 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교원, 일반직 인사는 시스템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학교현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사는 후자다. 이 부분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울산 교육계의 향후 모습을 결정할 것이다.


대부분의 교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사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승진과 관련된 인사고 또 하나는 학교 간 전보와 관련된 인사다. 이 두 가지 인사정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교원연수, 연구대회, 청소년단체, 통합학급, 스포츠클럽, 각종 교내 동아리, 각종 위원회 활동 모습이 달라진다. 


지금까지의 인사정책은 지난 교육행정의 산물이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감이 가고자 하는 길을 열어가는 사람들을 준비시키는 데는 적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길을 막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짜여 있다. 수업을 바꾸는 교육감이고자 하나 수업 외의 일에서 승진점수와 인사점수가 주어지니 사람들은 수업보다 과외의 일에 에너지를 쏟는다. 온갖 인센티브는 수업과 생활지도 이외의 일에서 주어진다. 수업에 집중하는 교사는 승진과 전보에서도 뒤처진다. 학교를 혁신하고 학교와 마을을 연결해 교육혁신지구를 만들고 잘못된 교육관행을 변화시켜 안정된 교육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는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며칠 전 울산교육청 승진가산점 관련 규정이 개정됐다고 한다. 청소년단체 지도교사에게 주어지던 승진가산점을 내년부터 주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교육운동 진영에서도 오래 전부터 학교 내 청소년단체 활동을 지역 청소년단체 활동으로 이관하라고 주장해 왔으니 울산교육청의 청소년단체 지도교사에 대한 승진가산점 미부여 정책을 환영할 만하다. 그런데 현실은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 모두가 수업에 전념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승진에 관심 없는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하는 것도 아닌 것처럼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한 후배에게서 하소연을 들었다. 본인이 교원인사 제도개선 TF팀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고 교원인사제도 개선 원탁토론회도 참석했으며, 인사자문위원회 관련 회의 모니터도 해보았지만 청소년단체 지도교사 승진점수 부과 규정을 삭제하자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공청회나 인사예고를 통한 현장 의견 수렴도 없이 ‘방향이 옳다고’ 이렇게 결정해도 되는지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이 현장에 미칠 영향과 청소년단체 지역 이관 정책이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한참을 듣고 나서야 이번 결정의 문제점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번 결정은 40대 중반을 넘어 승진대열에 참여한 교사들, 합리적으로 학교생활에 충실하며 나이 들어 교육행정가를 꿈꿔 온 교사들에게는 승진의 꿈을 차단하고 젊은 시절부터 청소년단체 활동으로 승진점수를 모은 이들에게 특혜를 부여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승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청소년단체 관련 승진점수가 이 정도로 중요한 줄 이번에 제대로 알았다. ‘어떻게든 청소년단체를 지역대로 이관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작스런 결정에 피해를 보는 이들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교육장 공모제, 1년차 교감까지 포함한 모든 관리자 전원 내신 신청서 제출, 보건교사 100% 배치, 2019년 신규교사 배치, 장학사 선발 등에서도 빈틈이 노출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인사과가 새로운 교육을 열어가려는 교육감을 책임 있게 뒷받침하되 학교현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좀 더 진중해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좀 더 명확히 해야 하지 않을까? 인사자문위원회와 인사위원회는 과거의 경험과 논쟁을 승계받아 얼마나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을까?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계속 빈틈이 노출될 듯하다. 


도상열 두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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