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학원장 연수

박영욱 울산교육연구회 회장 / 기사승인 : 2019-08-16 12: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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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해마다 3월에 열리던 학원장 집체 연수가 7월에 열렸다. 해마다 반복돼 온 출입구에서의 연합회 회비로 인한 실랑이도 사라졌고, 정회원이니 비회원이니 하는 학원장 구분도 사라졌고, 교육시간도 줄었다.


그동안 학원장 연수는 울산교육청의 위탁을 받은 사단법인 한국학원연합회 울산지회(이하, 연합회)가 진행을 맡았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회원인 울산 관내의 학원장들은 교육 연수를 받기 위해서 연합회 회비인 13만2000원을 매년 연수 전에 내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4년 전부터 일부 학원장들은 연합회 회비의 사용처에 대해 공개를 요구했다. 연합회 측은 대의원 총회에서 매년 예결산 통과하고 있으며, 외부기관의 감사를 받은 바도 있으니 회비는 공정하게 집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를 부당하게 여긴 일부 학원장들은 회비 거부 운동을 일으켰다. 매년 회비 거부 운동에 참여자는 늘어났고 급기야 교육청이 연합회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실시한 첫 학원장 연수가 올해 열렸다.


교육청이 직접 연수를 주관하자 큰 변화가 일어났다. 2000여 명 수용 가능한 KBS 홀에 3000명이 넘는 인원이 교육을 받아 오다 올해는 이틀에 걸쳐 나눠 교육을 하니 자리 부족 현상이 사라지고 복도를 배회하던 인원도 사라졌다. 연합회 회비를 낸 인원에게만 나눠주던 생수병과 간식이 각자 텀블러를 가져 오는 걸로 바뀌어 환경 보호에도 일조했다. 연합회 홍보를 포함한 5시간이 넘던 교육시간이 필수교육만 하다 보니 3시간가량으로 줄었고, 교육의 집중도가 향상됐다. 이번 교육 미참여자는 추후 일정을 잡아 재연수를 실시하기로 했고,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청이 한 명의 학원장도 포기하지 않는 연수를 할 예정이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 교육감선거로 인해 새 교육감이 선출된 이후부터 시작됐다. 노옥희 교육감은 일부 학원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었고, 연합회의 반대에도 연수의 효율성과 합리성 그리고 교육행정이 한 사람이라도 불편함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 아래 교육청 직접 연수 실시를 이뤄냈다. 이에 대한 장애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울산시의회 올해 예산에 연수 위탁비를 직접 연수비로 항목을 바꾸는 것에 일부 시의원이 반대했고, 연합회 임원들이 교육청과 시의회에 항의 방문도 했었다.


학원장들이 편안하게 알찬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교육행정이 변하는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노옥희 교육감은 향후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활용해 학원에서 학원장 및 강사들이 같이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까지는 학원장이 연수받은 주요 내용을 강사들에게 전달해야 했다.


행정 서비스의 변화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이번 학원장 연수가 잘 알려주고 있다.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지만 이번 학원장 연수를 통해 의지를 가지고 용기 있는 결단을 함으로써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됐다고 생각된다. 작은 강물이 모여 시내를 이루고 바다로 흘러가듯 학원장 교육청 직접 연수라는 작은 변화가 훗날 울산교육 전체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 기대해본다.


박영욱 울산교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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