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보내며

노재용 삼일여고 교사 / 기사승인 : 2019-05-24 12: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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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2019년 5월 15일, 스승의 날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1958년 5월 충청남도 청소년적십자단원들이 현직에 계신 선생님과 퇴직한 선생님, 그리고 병상에 계신 선생님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획한 행사에서 시작된 스승의 날, 우여곡절 끝에 민족의 스승 ‘세종대왕’ 탄신일이 스승의 날로 법정 기념일로 지정이 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날 나는 우리 반에 배정된 교생 선생님과 함께 조례에 참석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아이들의 깜짝 이벤트! 풍선으로 길을 만들고 정성이 담긴 손편지를 전해 주었다. 그리고 큰 목소리로 ‘스승의 은혜’를 불러주었다. 교생 선생님은 고맙다는 얘기를 하며 감격의 눈물을 글썽였다. 나는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내가 교사로서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운 내 마음을 솔직히 전했다. 순수 그 자체인 우리 반 아이들은 교생 선생님의 눈물을 보며 힘을 주었고 내 말을 조용히 경청했다.


초임 시절 아이들의 ‘스승의 날’ 노래와 카네이션 선물을 받았을 때 기쁘면서도 부끄러웠다. 내가 과연 아이들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시간이 흘러 많은 아이들이 졸업을 했다. 졸업생을 보며 과연 나는 아이들의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인생에 대해 넓은 안목으로 바라보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맞는 진로 지도를 했는지... 어린 나이에 학업에 대해, 진로에 대해 걱정하고 초조해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인생의 나침반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 자신부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더욱 그렇다.


저녁 뉴스에서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겨야 한다, 혹은 아예 없애자는 얘기가 나온다. 교사에 대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한 교사의 고충이 담겨있는 얘기들이다.


‘스승의 날’과 관련한 문제는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고등교육을 제대로 받은 분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교사를 성직자와 맞먹을 정도로 존경하는 분위기였고 ‘스승의 날’이 의미가 있었다면, 지금은 고학력의 부모가 허다해서 교사를 여러 직업 중에 하나로 여겨 예전과 같은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또한 일부 교사의 잘못된 언행이 교사를 색안경을 끼고 보도록 하는 데 한몫하고 있는 듯하다.


‘스승의 날’이 매년 논란이 된다면 국민청원에 올라온 것처럼, 다른 직종과 형평성을 고려해 명칭을 ‘교육의 날’로 바꾸고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교육’적인 측면에서 기성세대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날로 기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 교사가 신명날 때 아이들도 즐겁고 신이 날 것이기 때문에.


노재용 삼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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