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제도 바뀌지 않으면 고교학점제 안정적 정착 어려워”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3 13: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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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부분 도입을 앞두고 좌담회 통해 장단점 공유
▲12월 8일 오후 5시 30분 울산저널 교육관에서 김삼희 전교조울산지부 정책실장, 홍성희 울산강남고 교사, 최선미 학부모(참교육학부모회 비상대책위원장), 강성훈 남목고 학생(3학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좌담회를 열었다. ⓒ김선유 기자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12월 8일 오후 5시 30분 울산저널 교육관에서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좌담회가 열렸다. 이번 좌담회는 김삼희 전교조울산지부 정책실장 주관으로 홍성희 울산강남고 교사, 최선미 학부모(참교육학부모회 비상대책위원장), 강성훈 남목고 학생(3학년) 등이 참석해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좌담회를 통해 연구시범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의 입장을 들어보고 2023년 고교학점제 적용을 앞두고 있는 중2 학부모,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교사의 생각 등 고교학점제의 장단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지난 2018년 8월 17일 ‘고교교육혁신 방향을 통한 고교학점제’ 추진 단계를 발표했다. 또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학점제 도입기반을 마련하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학점제 제도 부분도입을 시작으로 2025년부터 학점제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단체는 학생에게 조기 진로 결정을 강요하고 대학입시에 따른 과목 선택으로 교육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고교학점제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전교조 울산지부는 울산지역의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참여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반대(29%), 전면 재검토(33.1%), 수능을 자격고사화 이후 시행(22.8%)으로 총 84.9%의 응답 교사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전교조 본부에서 진행한 전국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대표교사 설문조사에서도 고교학점제 찬성의견은 고작 7%에 불과했다. 2021년 2월 18일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학생들의 맞춤형 진로에 맞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미래형 교육과정이라고 소개한 정책이 학교에서 이를 시험해본 교사들의 찬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책의 도입 시기에는 고교학점제에 반대하는 교사들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았고 대학입시체제에 맞춘 고등학교 교육을 개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교사들이 많았다. 그러나 각 시도단위에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를 운영한 지 3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야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이 학교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김삼희 전교조울산지부 정책실장은 “현재 고교학점제에 대해 학생, 교사, 학부모들 모두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고교학점제의 원론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과밀학급 해소, 대학 서열화 폐지 등 사회개혁과 동시에 이뤄져야 함에도 기존의 틀은 그대로 놔두고 고교학점제만 적용하는 것은 처음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울산교육청은 2018학년도 1차 연구학교 3개교, 선도학교 4개교 지정에 이어 지난 2019학년도에 2차 연구학교 2개교(남목고, 화암고)와 선도학교 6개교(일반고 2교, 직업계고 4교)를 지정했다. 울산은 현재 전체 58개 고등학교 중 연구학교 운영을 끝냈거나 운영 중인 학교가 6개교다. 또한 24개교(마이스터고 2교, 특성화고 8교, 일반고 13교)가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좌담회에 참석한 강성훈 학생(3학년)이 재학 중인 남목고등학교는 2019년 고교학점제 연구시범학교로 지정돼 3년째 운영되고 있다. 강성훈 학생은 “지난 여름방학 때 울산에서 고교학점제 연구시범학교를 운영 중인 6개 학교의 학생 대표들이 모여 간담회를 열었다”며 “공통적으로 도출된 단점이 과목을 선택할 때 진로를 확신하고 있는 학생이 드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부터 진로에 대해 정확하게 정한 학생에게는 확실히 교고학점제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중간에 진로가 바뀌거나 아직 진로에 대해 확신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과목 선택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2015 교육과정에서는 2학년 단계에서 국어, 영어, 수학, 예체능, 교양 공통부분을 빼고 1/2 정도를 자신의 진로 및 대학입시 계획에 따라 선택하고 있다. 지난 2월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계획’에 따르면 졸업이수 192학점 중 48학점이 공통이수학점이다. 이는 전체 이수학점의 3/4을 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고등학교 1학년 단계에서 3~5과목(12학점 ~16학점)을 선택하고 2학년과 3학년은 전 과목을 선택해 개인별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교육부는 연구학교 지정을 통해 학점제 도입에 필요한 제도 개선사항 및 인프라 소요를 파악하고 선도학교 운영을 통해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특성화한 현장의 우수모델을 확산함으로써 일반고에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울산강남고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홍성희 울산강남고 교사는 “선택 과목의 취지가 학생들이 진로와 연계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지만 사실 90% 정도의 학생들은 어렵거나 듣기 싫은 과목을 제외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선택 수가 적은 과목의 경우에는 폐강이나 상대적 등급 적용에 어려움이 크고 다른 과목을 차선책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취지와는 다르게 진로에 필요한 과목이 아니라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이나 공부하기 쉬운 과목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선미 중2 학부모(참교육학부모회 비상대책위원장)는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진로설정에 도움을 줘야 하지만 너무 막막한 상황”이라며 “기관이나 학교가 고교학점제에 대해 이상적인 부분을 알릴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준비 기간을 늘려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에서부터 진로에 대해 탐구하고 설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서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과 교원 수급, 시설뿐만 아니라 교육제도 전반적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연구학교 중심의 정책 연구를 통해 오는 2022년에 제도가 부분 도입될 예정이다. 2025년에는 조기진급 및 졸업과 이수·미이수 제도까지 전면 시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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