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장학금 지원조례 폐지 표류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1 13: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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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회 자녀장학금 지원 조례, 시의회 행정자치위에서 심사 보류
김선미 의원 “시간 끌어 구·군 조례 개정 후 대학생 확대 의혹”
시민소통협력과 “구군과의 협의 선행되고 새마을회 공감대 구해야”
▲ 지난 15일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새마을장학금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을 심사 보류했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15일 열린 제217회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조례안 등 안건심사에서 울산광역시 새마을장학금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 시기 조율, 대안 마련 등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심사 보류했다. 울산시 새마을장학금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은 조례를 발의한 김선미 의원을 포함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의원 14명이 발의에 서명했지만 이번 행자위 안건심사에서는 심사가 보류됐다.

 

새마을장학금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를 발의한 김선미 의원은 “2019년 고3 학생부터 시작된 고교 무상교육이 2021년 전 학년으로 확대 시행됨에 따라 더 이상 학부모가 수업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고 형평성 논란이 있었던 새마을장학금 지원 필요성과 목적이 없어지므로 해당 조례를 폐지해야 하며 시대가 바뀌어 특정단체가 아닌 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여러 단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울산시 시민소통협력과는 조례의 실효성이 없어지므로 2021년부터는 지원예산을 미편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장학금 지급 범위를 대학생으로 확대해 달라는 시새마을회의 의견과 그동안 새마을회가 국가 및 시정 발전을 위해 기여한 점을 감안해 울산시가 선제적으로 조례를 폐지하기보다는 타 시·시도 지급 대상 확대 여부와 조례 관련 추이에 따라 조례 폐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적정하다며 조례 폐지에 부동의 의견을 내면서 유보해 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울산시새마을회 역시 단체명이 들어간 장학금 지원 조례 명칭으로 인한 특정 단체 혜택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수당 등을 지급받고 활동하는 일부 단체와 달리 새마을회 지도자들은 회비, 출연금을 납부하면서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새마을회가 지자체와 협력해 각종 재난재해 발생 시 선도적으로 대처해 시민들의 안전지킴이 역할을 다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조례 폐지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했다. 또한 새마을회 지도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고교생 장학금 지급 수준의 대학생 대상자 지급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효성이 사라진 새마을장학금 지원 조례는 특혜 논란, 중복지급 논란 등이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새마을회의 그동안의 업적을 고려해 새마을회에 대한 대책과 보상을 합리적으로 마련함과 동시에 새마을회뿐 아니라 타 봉사단체들도 공평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5일 열린 울산시 행정자치위 조례안 안건심사에서 황세영 의원은 “집행부에서는 조례 폐지 전 다른 대안을 만들 시간이 필요하기에 유보한다는 입장인데 지금까지 김선미 의원이 새마을장학금 관련 오랜 시간에 걸쳐 간담회 등 의사소통을 많이 했을 텐데 집행부에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어 “조례폐지안 발의 내용 근거가 새마을 자녀장학금 특혜 논란, 중복지급 논란, 실효성 논란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장학금 역시 울산시 인재육성재단을 통해 일관성 있는 장학제도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백운찬 의원 “그동안 새마을회 헌신 폄훼하는 차원 아니야”
김선미 의원 “4월부터 집행부와 새마을회에 충분한 시간 줘”
울산시민연대 “행자위 보류 결정, 전형적인 눈치보기에 유감”


백운찬 의원도 “새마을회가 그동안 사회에 미치는 헌신과 노력들을 무시하거나 폄훼하는 차원에서 이 조례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며 “하지만 시대가 흘러서 고교생장학금이 유명무실해지는 시대가 도래했고 집행부에서도 실효성이 없어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던 만큼 조례 폐지는 시대적 상황이자 요구”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 의원은 “그동안 고생한 새마을회 회원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그에 대한 대책과 보상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울산시 시민소통과 관계자는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자녀장학금을 대학까지 확대하는 추세로 울산시에서도 자원봉사라든지 민간단체의 대학생 자녀들에게 장학재단을 통해 공히 같은 조건 하에서 장학금을 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며 “조례를 처음 만들 때 구군과 협의해 만들었기 때문에 구군과의 기본적인 협의는 선행돼야 하고 조례 폐지에 대한 새마을회의 공감대와 이해를 구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선미 의원은 집행부에 여러 차례 서면질의를 보내고 소통하면서 시간을 충분히 줬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 4월부터 새마을회 회장님과 총무님 등 20여 분과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끊임없이 소통을 했고 실제 봉사활동하는 분들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말이 나왔다”며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집행부와 새마을회의 의견에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후에도 다른 변화가 없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백운찬 의원도 “조례를 처음 만들 때 구군과 협의해 만들었기 때문에 폐지 역시 시와 구군의 기본적인 협의가 선행돼야 하고, 유보해달라는 집행부의 의견은 설득력이 없다”며 “집행부는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사실상 그동안 다른 구군청과는 심도 있는 논의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4월부터 지금까지 충분히 준비했더라면 절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이 조례가 새마을지도자 자녀들에 대해 모든 것을 끊자는 것이 아니라 실효성이 없으니 다른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조례 폐지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내세운 고호근 의원은 “지금도 새마을단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본 조례를 폐지하게 되면 새마을지도자들의 의욕이 크게 상실될 것”이라며 “지금은 폐지 논의보다 새마을지도자들이 의욕을 가지고 활동할 방안 마련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군에서도 집행을 맡고 있는 부분으로 구군의 시기 조율 요청 의견도 있으니 이에 대한 고려도 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울산시민연대는 이번 행자위의 심의 보류를 놓고 전형적인 눈치보기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연대는 “김선미 의원이 이 조례 폐지와 관련해 지난 4월부터 시정질의, 집행부와의 의사 교환, 새마을회와의 간담회 등을 진행한 바 있다”며 “시정질의에 대해 울산시는 ‘무상교육 등으로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나, 무상교육에서 제외된 특목고의 자녀에 대한 지원 등이 가능할 것이고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대학생에 대한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는 조건 등을 고려해 조례 폐지는 당분간 유보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부동의 답변을 내놓았는데 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새마을회의 눈치보기를 통한 전형적인 무소신 행정의 단면”이라고 비난했다.
 

또 “지난 행자위 심의에서 ‘울산시 각 구군과의 의사교환을 통한 소통 시간 필요’ 등의 답변이 있었지만 이는 전형적인 시간끌기용 주장으로 오히려 시의회는 선제적인 결정(조례안 폐지)으로 시의 정책을 선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스스로 기회 있을 때마다 촛불시민의 힘으로 의회의 다수를 이뤘다고 얘기하더니 정작 낡은 관행을 극복하자는 조례안에 대해 이런 저런 눈치 보기 끝에 보류시킨 이번 행자위의 보류 결정에 울산시민연대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광주시의회, 2019년 새마을장학금 지급 조례 폐지
장연주 광주시의원 “집행부 부동의 이해할 수 없어”


최근 새마을장학금 지급 조례가 폐지된 곳은 광주광역시다. 당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던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새마을장학금 지급 조례 폐지에 대해 심의 보류가 몇 번 있었고 의원들을 찾아가 설득하는 등 조례를 폐지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특혜 논란 제기와 언론의 집중 포화 속에 광주시는 지난 2019년 새마을장학금 지급 조례 폐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광주시 새마을장학금은 41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그동안 광주시는 시와 5개 구청이 절반씩 부담해 새마을회지도자 고교생 자녀들 614명에게 2014년부터 5년 동안 총 9억9100만 원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새마을회지도자 자녀장학금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금에 비해 혜택이 과도하다며 특혜 논란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당시 새마을장학금 특혜 폐지 시민회의는 “새마을지도자 자녀들에게 지난 40년간 장학금을 준 것은 시민들의 상식이나, 차별과 특권을 반대하는 시대적 흐름에 비춰서도 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고교 교육이 공교육화되면서 등록금 자체가 폐지되는 상황에 굳이 새마을회에 장학금을 줄 필요가 없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시비가 특정단체가 지원되는 것은 특혜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광주의 경우 새마을장학금을 받은 사람들 명단을 확인해보니 몇몇 소수의 회원들이 중복지급 받은 걸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런 사실을 새마을회 회원들에게 설명하면서 새마을회 내부에서도 새마을회장학금 지급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는 말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새마을회는 법정 단체이기 때문에 구군에서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시에서 새마을장학금 폐지에 부동의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장학금 지급이 특정단체를 위한 것인지, 전체 시민을 위한 것인지의 논조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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