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의 비명(非命)(1)

울산저널 / 기사승인 : 2019-11-14 0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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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묵자 읽기

묵자는 유가의 천명(天命)에 내재된 운명론이 그가 살았던 시대의 혼란을 크게 부추긴다고 판단해 운명론을 단호하게 배격했다. 그들은 “가난하고 부유함, 장수와 요절은 정확히 하늘에 달려있어서 빼거나 보탤 수가 없다”[빈부수요(貧富壽夭), 착연재천(?然在天), 불가손익(不可損益)]고 말하거나 “부자가 될 운명이면 부자가 되고, 가난할 운명이면 가난해지고, (인구가) 늘어날 운명이면 늘어나고, 줄어들 운명이면 줄어들고, 잘 다스려질 운명이면 잘 다스려지고, 혼란할 운명이면 혼란해지고, 오래 살 운명이면 오래 살고, 요절할 운명이면 일찍 죽는다.”고 말한다.[집유명자지언왈(執有命者之言曰): 명부즉부(命富則富), 명빈즉빈(命貧則貧),명중즉중(命?則?),명과즉과(命寡則寡),명치즉치(命治則治),명난즉난(命亂則亂),명수즉수(命壽則壽),명요즉요(命夭則夭).]

 

이러한 주장에 대해 묵자는 삼표(三表) 또는 삼법(三法)으로 불리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면서 운명론의 오류를 증명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세 가지 기준은 성왕들의 업적[본(本)], 백성들이 보고 듣는 실정[원(原)], 나라와 백성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실용[용(用)]인데, 어느 기준으로 봐도 운명론은 설득력이 없으며 오히려 백성을 스스로 절망에 빠지게 한다고 주장한다. 

성왕들의 업적을 보면 어떠한가? 옛날 우(禹)·탕(湯)·문(文)·무(武)왕이 천하를 다스릴 때 “반드시 굶주린 사람을 먹여주고, 추위에 떠는 사람을 입혀주고, 일하는 사람을 쉬게 하고, 어지러운 사람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세상에서 빛나는 칭찬과 아름다운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어찌 운명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현명하고 좋은 사람은 현명한 이를 존중하고 도리와 정책으로 좋은 업적을 이뤄, 위로는 왕공대인의 상을 받고 아래로는 모든 백성의 칭찬을 듣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세상에서 빛나는 칭찬과 아름다운 소문을 듣는다. 이 또한 어찌 운명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 또한 노력(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석자우탕문무(故昔者禹湯文武) 방위정호천하지시(方?政乎天下之時),왈(曰): 필사기자득식(必使飢者得食),한자득의(寒者得衣),노자득식(勞者得息),난자득치(亂者得治). 수득광예영문어천하(遂得光譽令問於天下). 부기가이위명재(夫豈可以?命哉)? 고이위기력야(故以?其力也)! 금현량지인(今賢良之人),존현이호고도술(尊賢而好功道術),고상득기왕공대인지상(故上得其王公大人之賞),하득기만민지예(下得其萬民之譽). 수득가예영문어천하(遂得光譽令問於天下). 역기이위기명재(亦豈以?其命哉)? 우이위력야(又以?力也)!]

 

성왕들이 겸애의 자세로 좋은 정치를 펼친 것은 운명이 아니라 그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천하에 좋은 책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어디에도 운명론은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운명론은 걸(桀)·주(紂)·유(幽)·여(?)왕과 같은 포악한 왕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며, 일부 어리석은 백성이 따를 뿐이다. “옛날 폭군들이 운명론을 만들었고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그것을 따랐다. 운명론은 모두 어리석고 소박한 많은 백성들을 현혹시켰다.”[석자폭왕작지(昔者暴王作之),궁인술지(窮人術之),차개의중지박(此皆疑?遲樸).]

 

김승석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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