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정” 여기 뭐 하는 곳이에요?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2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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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씨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재미난 일들이 있다
▲ 왼쪽부터 김미진 상북마을교육공동체 판 사무국장, 영남알프스 숲길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김혜진 씨, 뒤로 보이는 산이 후덕한 모양새를 지닌 고헌산이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리 한적한 마을에는 ‘궁금정’이라는 공간이 있다. 궁근정에서 단순 음차한 궁금정은 사실 정자도 아니다. ‘도대체 뭐 하는 곳일까’하는 ‘궁금증’이 유발돼서 ‘궁금정’이라 부른다는데 인터뷰를 간 날도 김혜진, 김미진 씨와 동네사람1이 현관 마루방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김혜진 씨인데도 답변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자유롭게 나왔다. 궁금한 학교, 영남알프스학교, 상북마을교육공동체 판, 울산생태문화협동조합 간판이 대문 입구에 나란히 붙어 있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난로를 피워 훈기가 가득했다.

1. 여러 사람이 도와준다는데 그런 힘은 어디서 나오나?


근방에 있는 울주군 여러 그루경영체 분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구매는 했지만 조선업태양열협동조합이 만든 난로도 있고 장작협동조합은 추워졌다고 나무둥치를 갖다 줬다. 장작을 패는 일은 영남알프스 숲길 안내자 분들이 도와주고 있다.
(마을사람1) 농촌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고 사람들이 있더라도 공적인 일은 지역적으로 조금 하는 식이지, 이렇게 공공적으로 하니 고마워서 도와주고 싶다. 그리고 다들 예뻐서다(한꺼번에 웃음). 지금도 우리가 교육이라 하면 좋은 대학 나온 직책 높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정서적으로도 위안이 되고 외진 마을을 찾아와 교육을 하니 도와주고 싶은 것이다. 이런 활동하는 젊은 사람을 오랫동안 이곳에서 보고 싶은 것이다.

2. 보기에 궁금정은 무엇을 하는 곳 같나?


(마을사람1) 마을에는 사랑방 같은 곳이 없어진 지가 오래됐다. 경로당은 아직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모여 군에서 지원도 하지만 이처럼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은 없다. 우리 동네에 들어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 욕심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 오는 사람들 생각이 좋다. 또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열린 공간으로 운영하니 더 좋다.
(김미진) 안 그래도 ‘궁금정’이라고 써 놓으니 바깥에서 어른이 불러 “여기는 궁근리인데... 이래 궁금정이라 써붙여 놓으면 여기 오는 사람들이 헷갈려한다”고 해서 궁금정이라 붙인 이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기도 했다.

3.  벼농사를 짓는다는데 어떤가?
(마을사람1) 요즘 벼농사는 예전처럼 농약을 많이 치지 않는다. 예전에는 논에 한두 번 들어가 피를 뽑으면 되는 데 지금은 농사짓는 사람들이 다 노인네들이고 기계화가 되다 보니 피를 제거하기 위한 풀약 정도만 친다. 예전에는 근사미라는 독한 약을 쳤더니 잡초 뿌리까지 죽여 논둑이 무너지는 문제가 생겼는데 요즘은 잎만 마르게 하는 약이라 그리 독하지 않다. 너무 비료만 많이 줘서 태풍에 벼가 넘어지는 일만 피하면 된다. 벼농사 짓는 것으로 마을 아이들에게 방과후교실 교육 프로그램으로 내년에 운영하려고 한다. 논에 색깔 있는 벼를 심어 글자 모양을 넣어 마을 홍보도 할 생각이다.

4.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궁금하다.


먼저 상북마을 마을교육에 관계되는 사람들이 오가고 아이들과 농사짓는 일, 바느질 교실을 여는 마을 교사들, 지금 상북마을교육공동체 ‘판’과 결합돼 일을 한다. 그리고 울주 그루경영체와 같이 일을 해왔지만 어디 소속된 것이 아니라 이곳 저곳 같이 했는데 최근 울주 그루경영체 ‘영남알프스 숲길’이 코드가 맞는 것 같아 들어와 실무를 조금 보고 있다.
앞전에 마을 스토리텔러 교육을 했다. 이 모임에는 예전에 마을 이장 했던 분, 주민자치회 분등 마을 리더에 가까운 분들이 많다. 물론 이곳을 지나다가 궁금해서 들어오는 분들도 많다. 지금은 마을교육공동체 판도 사무실을 따로 구하기 어려우니 궁금정을 같이 쓰고 있는 공유 오피스 개념이라 보면 된다. 모임이 있다 보니 차량이 확 몰려왔다가 확 빠지니 궁금해서 들렀다는 마을 분들도 있고 마을 사람 중에 젊은 축에 드는 사람들은 마을에 이런 사랑방 같은 곳이 생겼다고 너무 좋아한다. 전에 ‘일바토로스’ 영화 상영한 것도 좋았고 전에 ‘쓰레기’에 대한 공부를 같이 했는데 아주 좋아하더라. 여기 동네사람1도 젊었을 때 한때 연극을 했던 분이라 아이들과 연극교육도 하고 싶어 한다.  

 

▲ 이 곳을 한 번이라도 다녀간 사람들이 중국에서, 백두산에서 엽서를 보내 온다. 어쩌면 이 곳은 국제적인 네트워크의 중심이 아니냐고 엽서를 들어 보인다.                                                                                         ⓒ이동고 기자


5. 개인적으로 영상 일을 하지 않나? 그런 일은 어떻게 되고 있나?


사실 울주군은 국제산악영화제도 열고 있는 지자체이고 세계적인 영화제라 하더라도 지역의 영상물은 거의 상영하지 않은 ‘남의 잔치마당’ 같은 생각이 많이 든다. 울주산악영화제에는 신불산도 간월산도 없다. 지역의 영상작업을 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자체 교육 프로그램 운영하는 일을 하고도 싶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 영남알프스와 마을.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 생애사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고 싶다. 영남알프스 숲길에 들어온 분 중에는 양봉하는 분들도 있어서 젊은이들이 양봉을 배우는 양봉학교도 열고 싶다. 그 분들도 동의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 일이라 시간이 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폐교된 궁근정 초등학교 공간이 리모델링 공사가 완성돼 마을교육지원센터가 생기면 그 곳에서 진행할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유튜브에 ‘영남알프스 TV’를 만들어 놨는데 아직 영상을 많이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방과후교실 등 제안은 많이 받고 있는데 지금은 일들이 너무 많아 내년 하반기에 정도에 하려고 생각해보고 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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