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천산단 아스콘공장 부지 꽃밭 만든다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0-04-01 16: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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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북면 주민들 꽃씨 뿌리며 공장 건설 반대

 

지난 3월 29일 상북면발전협의회 등 20여개 상북지역 주민단체 120여 명이 길천일반산업단지 2차 2단계 부지에 모였다. 아스콘 공장 건설을 반대해온 이들은 공장 부지에 꽃밭을 만들기 위해 금계국, 유채 씨앗을 뿌렸다. 3월 30일엔 상북면 주민과 이장, 불교계 100여 명이 모여 여름코스모스와 유채 씨앗을 추가로 뿌리며 꽃밭 만들기를 이어갔다. 상북면행정복지센터에서는 총 2000만 원을 지원해 코스모스, 금계국, 유채, 수레국화 등의 꽃씨를 제공했다.

 

상북면발전협의회는 329일 길천산업단지 22단계 부지에 20여개 상북지역 주민단체 120여 명과 함께 금계국, 유채 씨앗을 뿌렸다.                                                                                                                                    김선유 기자 

 

이번 ‘꽃씨 뿌리기’는 길천산단 2차 2단계 부지 내 아스콘 공장 입주를 앞두고 산단 조성이 아닌 친환경 지역 보존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상북면발전협의회는 올해 가을까지 꽃밭을 관리할 계획이며 이곳을 명소로 만들어 아스콘 공장 입주를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상북면발전협의회는 지난 2월, 길천산단 2차 2단계 6만평 꽃밭 만들기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상북면 이장들이 모여 아스콘 부지 중앙 하단 부분 5000평에 6월 개화가 시작되면 ‘NO 아스콘’이라는 문자가 드러날 수 있도록 글자에는 수레국화, 배경에는 유채꽃씨를 뿌려놓은 상태였다.  

 

상북면발전협의회 김민출 회장은 “이번을 계기로 울산시가 아스콘 공장 입주를 철회해주길 바란다”며 “상북면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염원이 모두 같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렇게 좋은 경관을 자랑하는 공간에 자연환경을 해치는 아스콘 공장이 들어온다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며 “지금 태화강 하류에 국가정원이 들어서 있는데, 상북면이 태화강 발원지로서 제2의 국가정원이 건립되기를 바라고 여기에 꽃이 활짝 펴 멋진 관광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길천산단 레미콘·아스콘 공장 입주 논란

길천일반산업단지는 울산 KTX역에서 10분 거리다. 물류수송에 용이하고 역세권인 삼남면 교동, 언양읍 등 시가지와 가까우며 노동자 정주 여건이 양호한 편이다. 1974년부터 20년간 가꿔진 한독산림협력사업의 중심지로서 역사적 의미가 뛰어나고,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등 생태·관광 가치가 높다.  

 

2017년 울산시는 2단계 부지 21필지 가운데 3필지를 레미콘과 아스콘 공장 용도로 분양했다.
당시 상북면민들은 레미콘공장 건립 등을 반대하는 주민 1238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울산시와 울주군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울산시가 산단을 개발할 당시 설명했던 유치업종과는 다른 레미콘 공장과 아스콘 공장을 입주시켰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울산시는 설명회를 열어 “지난 2014년 정부의 규제 개혁으로 산단 입주제한이 풀려 해당 업체들을 유치하게 됐다”고 해명하고 “입주신청을 거부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 유치를 받아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아스콘 공장 A사는 울주군 상북면 길천 2차 2단계 산단 내에 아스콘 공장을 건축하겠다며 1월 26일 군에 건축허가 신청을 했다. 울주군은 공익적 목적에 의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불허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사는 4월 울산시와 울산지법에 각각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018년 6월 29일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는 A사가 제기한 아스콘 공장 건축허가 거부처분 취소 건에 대해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울주군이 주민 보호를 이유로 공장설립 허가를 불허한 것에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가 손을 들어준 것이다.

상북면 주민, 아스콘 공장 입주 백지화 요구

아스콘 업체는 울주군을 상대로 ‘건축허가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 ‘울주군이 아스콘 공장 신축을 불허한 데 대해 사후 공장 운영 과정에 환경오염 발생을 방지할 수 있음에도 우려가 있다는 주관적인 사정만을 근거로 건축허가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지난 2월 울주군 상북면 주민들과 불교계 300여 명은 울산시청 앞에서 아스콘공장 입주 반대 집회를 열고 울산시에 ‘아스콘 공장 입주 백지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상북면 주민들은 경기 안양, 의왕, 제주 안덕면 등지의 아스콘 공장 입주 지역 암 유병률이 전국 평균 두 배 이상인 것을 예로 들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의 유해화학물질 위해성이 상북 주민과 울주군, 울산시 전체의 환경 및 건강 문제로 연결될 것을 우려했다.  

 

이어 길천산업단지 2차 2단계 부지는 태화강 발원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영남알프스 산림생태자원을 활용한 연구, 문화, 관광, 생태, 복지, 건강, 특산품 등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관련 센터를 조성하거나 길천산업단지가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지키기 위해 국립환경교육진흥원이나 환경교육센터를 건립해야 한다고 ‘2020 총선 주민발의 정책’을 제안했다.  

 

울주군 건축과 관계자는 “울주군은 상북면 주민들과 의견을 달리 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자연환경적인 부분으로서 울주군은 끝까지 아스콘 공장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길천산업단지 아스콘 공장 갈등은 어쩌다 터져 나온 환경문제가 아니다”라며 “길천산업단지 아스콘 공장 갈등은 울산시의 환경에 대한 몰이해와 몰상식, 시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에 대한 무개념이 누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 산업입지과 관계자는 “1심은 나왔고, 2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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