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민주주의 훼손하는 일부단체의 과격시위, 앞으로는 일어나지 말아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4-24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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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울산시의회 부의장
▲ 지난 10일 울산시의회 안에서 일부 단체 회원들에 의해 물리적 위해를 당하고 병원에 입원 중인 이미영 시의원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 지난 10일, 울산시의회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 일부 시민들이 단체로 의회 건물 안으로 들어와 자신들의 뜻과 맞지 않는 조례안을 발의했다는 이유로 시의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물리적인 압박을 가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어 이들이 대의민주주의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며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했고, 이들은 오히려 시의원들이 자신들을 ‘몰지각한 시위세력’으로 매도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당시 긴박한 상황이 어땠는지 병원에 입원 중인 이미영 시의원을 만났다.

Q.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부 보수 학부모단체들이 청소년의회 조례를 발의한 이미영 의원에게 물리적 위해를 가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상황은 어땠나?

그날 청소년의회 조례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본회의장 주변에서 조례 반대 시위를 하고 있었고, 시위세력들 중 한 명이 본회의장에까지 난입했다. 이후 회의장 밖에서도 1시간 이상을 시끄럽게 했다. 황세영 의장이 의회사무국에 방해 저지 요청을 세 번이나 했지만 막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뒤숭숭한 상황에 본회의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자 의원들이 각자 식당으로 이동하는 상황이었고, 그 와중에 갑자기 내가 시위세력들에 둘러싸이게 됐다. 전에도 시위세력들이 몇 번씩 내 집무실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던 터라 이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날은 생각보다 과격했다. 그렇게 심하게 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집무실 쪽 방향의 CCTV가 하나 있는데, 내가 둘러싸인 모습이 다 보일 것이다. 사람들 중간에 내가 있고, 20~30분 이상을 이동하지 못하게 압박당했다. 전영희 의원도 내가 사람들에게 감금당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 사람들이 내가 조례를 안 한다고 말하기 전에는 못 보내준다며 수십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는데 그게 폭력이 아니고 뭐냐.

Q.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데?

몇십 분간을 압박당하다가 겨우 빠져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는데 세 숟갈째 뜨는 순간 도저히 못 먹겠더라. 전영희 의원이 맞은편에서 식사 중인 황세영 의장에게 좀 전에 있었던 일들을 사실대로 얘기했더니, 황 의장이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라고 하며 의회 들어가서 긴급회의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 식당을 나오는데, 갑자기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귀에서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의회 들어가서 회의를 시작할 때쯤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결국 비서가 응급실로 데리고 갔다.

Q. 야당 동료 의원들이 병문안도 안 왔다는데?

사람의 도리라면 여야를 떠나서 같은 의원이 의회 안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물리적 위해와 정신적 충격을 당해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최소한 한 번은 와 봐야 되지 않는가? 내가 반대의 상황이 됐더라도 나는 달려갔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시민들 의견을 더 들어야 되느니, 왜 그 사람들을 폭도로 몰아가느니’하면서 소통이 안 된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더라. 그럼 시민들 마음에 다 안 드는 조례면 의사당 안에 들어와서 폭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말인가? 어떤 의원은 갑자기 쓰러진 것을 두고 뭐라 얘기하는데, 교통사고도 즉사하지 않는 이상 일단 걸어 나왔다가 쓰러지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Q. 청소년의회 조례 제정이 앞으로도 쉽지 않을 듯한데?

아직 안 읽어본 문자가 1500통이다. 손근호 의원이 발의한 청소년노동인권조례도 4개월째 계류 중이다. 청소년의회조례 역시 2월에 불발된 후, 3월에 공청회하고 4월에 조례 상정하려고 했다. 반대세력들이 2월에 조례가 불발되니 조용해지겠지 생각하다가 다시 공청회 열고 조례를 상정하려고 하니까 반발이 거세진 거 같다. 이들은 이미영만 막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거다. 또 시위세력이 일반 학부모들한테 보여준다는 동영상을 봤는데 그 동영상을 보니까 학생인권조례를 나쁜 조례라고 주장하는, 그것도 2017년도에 만들어진 동영상이었다. 제목이 ‘학생인권조례에 관한 폐단’인데 어느 부모님이 봐도 그 조례를 원치 않을 정도였는데, 더 중요한 것은 이 동영상과 청소년의회조례와는 전혀 별개의 내용이라는 것이다. 또 내가 발의한 조례는 ‘청소년의회’조례인데 그 동영상은 ‘학생인권조례’라고 돼 있는 것도 우스운 상황이다.  


Q. 당 차원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한다고 했나?

당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천막농성을 해 시청 출입이 통제됐는데도, 그 사람들이 들어온 거다. 단체로 들어오기 힘드니까 계획적으로 한 명씩 들어왔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당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여러 법제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어떤 언론은 벌써부터 ‘민주당 시의원들과 시민단체의 법적 공방’이라고 헤드라인을 뽑은 데가 있다. 법적 공방으로 가는 게 포인트가 아니라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이 포인트다. 아무리 시민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행동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또 이번 사태는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에 입각해 의원들이 조례를 만들려고 하는 건데 그 자체를 부정해 버린 거다. 집단적으로 몰려와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위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의회에서도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까 한다. 의회에서 심의위원회가 열리면 CCTV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진술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당시 있었던 상황에 대한 진술서도 적어놓았다. 다시는 의회 안에서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본인들도 정권이 바뀌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나도 정권이 바뀌기 전 남구의회에서 의원 활동 할 때도 수가 안 돼 정말 힘들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반대해도 표결로 통과돼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젠 시민들이 우리에게 권한을 줬다. 각 사안에 대해 본인들이 불리하고 나름 가치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민이 준 권한을 인정하고 의회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유기적으로 협치해야 할 것이다. 시민이 준 권한까지도 무시하고 그것을 뒤집으려고 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고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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