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 근원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기사승인 : 2021-11-15 0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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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보기

화가 날 때가 있다. 왜, 언제 화가 나는 것일까? 그리고 화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화가 날 때는 눈앞의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불을 뿜는 용처럼 느껴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화는 불처럼 내 안의 모든 것과 상대의 모든 것을 다 태워버린다. 


딸에게 물어보았다. 화가 왜 나는지. 짜증이 나게 할 때 화가 난다고 한다. 화를 어떻게 표현하냐고 물어봤다. 짜증 난 표현을 한다고 말했다. 이때 화의 원인은 상황에 있었다. 나에게 물었다. 왜 화가 나는지. 나는 좀 더 깊었다. 화의 원인은 과거에 있었다. 지금 현재 일어난 일이 과거에 참았던 기억들을 일깨우면서 화가 났다. 현재의 화와 과거의 화가 합쳐진 것이다. 즉 화를 내는 사람은 과거에 참았던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이럴 경우에 화를 내는 사람은 자신을 이해할 수 있지만, 상대방은 화를 내는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 둘은 같은 일로 얘기하고 있지만 한 사람은 현재에, 한 사람은 과거에 있는 것이다. 


과거의 화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과거에 함께했던 그 상대방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대는 왜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인지 탐색도 필요해진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의 화는 풀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현재 내가 화가 나는 것이 있다면 지금 바로 대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뒤끝 없는’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그때그때 표현하기 때문에 뒤끝이 없는 것이고, 뒤끝이 있는 사람을 그때그때 표현을 못 하는 사람이다. 


화는 어떻게 표현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서로 여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 여유가 있으려면 대화할 충분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말을 듣는 자세가 중요한데, 이 자세에는 말투와 표정, 행동 등의 비언어적 메시지가 중요하다. 이런 제반 사항들이 모두 충족된 다음에야 향후 서로 어떻게 할지가 정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반 사항들이 이뤄기는 어렵고 그래서 화를 풀기 어렵다. 특히 과거의 화는 더 풀기 어려워진다. 


그때그때의 내 생각과 감정, 욕구를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화가 난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적 의미로 화(火)란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을 말한다. 화는 골, 걱정이라고도 표현한다. 내 생각이나 감정, 욕구에 있어서 내가 못마땅하고 언짢은 게 있다는 건데 그게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해지는 것이다. 내 생각과 감정, 욕구를 알면 내가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분명히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내 생각과 감정, 욕구, 원하는 것(기대)을 말하는 방법으로 ‘나 메시지’라는 것이 있다. ‘나 메시지’는 어떤 상황에서의 생각과 감정, 욕구를 상대를 탓하지 않고 내가 주체가 되어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내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남편이 있다고 하자. 남편은 아내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왜 쓸데없이 사람을 만나고 다니냐?”라고 한다. 그러면 아내는 발끈해 “사람들 만나는 데 보태준 거 있냐?”는 말로 되받아친다. 그러면 남편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의사소통 방식이 그렇구나, 니는 항상 그렇다, 니가 뭔가 찔리는게 있구나 등등의 감정적인 반응으로 얘기하게 되면서, 서로가 화만 내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그럴 때 남편이 먼저 솔직하게 “나는 당신이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난다고 생각해. 그러다 보니 우리가 서로 얘기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서 서운함이 있어. 그래서 나는 당신이 나와의 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지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는 아내가 남편의 첫 반응에 대해서 “남편은 내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이나 기대가 있어서인지 말해주면 좋겠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요점은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대한 평가나 비난이 아닌, 내가 그리고 상대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얘기하는 것이다. 남편의 표현은 자신의 기대에 대해, 아내는 남편의 기대에 대한 탐색을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서로 화내지 않고 대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대에 대한 솔직함, 그리고 상대의 반응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화는 솔직함과 여유가 있으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오늘 하루 솔직함과 여유를 실천해봐야겠디는 생각이 든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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