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물을 특별히 사랑하지 않는다

이영미 채식평화연대 대표 / 기사승인 : 2021-07-19 00:00:27
  • -
  • +
  • 인쇄
평화밥상

비건 활동가 신상헌 교수님 말씀처럼 나는 동물을 특별히 사랑하지 않는다. 그냥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길 바란다. 약한 사람을 돕는 것처럼 약한 존재를 돕고 싶다. 차별 없는 세상을 염원하면서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장애인,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것과 같다.


나와 한 지붕 아래 사는 개와 고양이도 그들을 특별히 사랑해서가 아니라 어느 날 인연이 돼서 같이 지내게 되었다.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비인간 동물 중에 아주아주 소수의 동물만 사랑받을 뿐, 대부분의 비인간 동물은 인간의 생활에 이용당하거나 배척당하기 일쑤다.


어느 날 우리 집에 오게 돼 내가 밥을 주게 된 개를 우리 집 개로 인식하는 이웃은 그들을 묶어서 키우거나 가둬서 키우라고 했다. 나를 위해서 나의 소유로 키우는 개들이 아님을 아는 채식 지향 이웃이었다. 채식을 하더라도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비채식인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참 마음이 아팠다. 우리나라는 개들을 그냥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놔두는 나라가 아니다. 개들에게 미안해하면서 적당한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가끔 산으로 산책을 같이 가면 그들은 날아다니듯 한다. 중성화수술에 대해서 처음에는 비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했다. 첫 1세대는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2세대가 3세대를 낳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새끼들을 내가 다 돌봐주기도 어렵고, 인간 중심 세상에서 그들은 제대로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세상에 온 생명만이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돕는 방법이 중성화수술이었다. 그래서 2, 3세대의 개들은 중성화수술을 시켰다.


고양이들이 우리 집 지붕 아래서 살게 됐다. 이웃집에서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동네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밥 주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마침 집 주위의 쥐들을 없애느라 남편이 놓은 쥐끈끈이에 쥐와 새들 그리고 작은 동물들이 죽어가는 것을 봐야 하는 게 마음이 아프던 때라 고양이를 우리 집에서 생활하게 하면서 밥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고양이 세 마리는 생후 7개월 됐을 무렵 중성화 수술했다. 야생 상태에서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먹다 남은 걸 먹고 병에 잘 걸리기도 하고, 폐경기가 없는 고양이들은 끊임없이 출산하면서 질병에도 많이 걸린단다. 인간중심의 세상에서 사고로 죽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중성화수술은 이 세상에 태어난 고양이들이라도 행복하게 살다 가도록 돕는 것이란다.


우리 집 지붕 아래 사는 개와 고양이들은 모두 비건 사료를 준다. 개와 고양이도 초식동물, 잡식동물로 규정되는 게 아니라, 비폭력 비살생의 비건 채식 식물성 먹을거리는 모든 동물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 


시골에서 황토집에 살면 온 생명들과 공존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풀밭에서 만나는 뱀, 텃밭 채소를 맛있게 먹고 가는 고라니와 멧돼지가 있다. 이웃들은 총으로 그들을 위협하거나 죽이기도 한다. 작년부터 기후위기 영향으로 장마가 심해지면서 온갖 벌레들이 집안으로 많이 들어온다. 지네와 벌에 물려 퉁퉁 붓기도 한다. 원래 여러 동물이 저마다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내가 내 땅이라고, 내 집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쫓아낸 것 같다. 17년 전 이사 왔을 때 비어 있던 축사에 소들이 채워지고, 어느 날 동네 입구에 축사가 생기고, 혈연과 생이별한 소 울음소리가 간간이 들리면 가슴이 참 아프다.


개, 고양이, 소 돼지, 닭, 고래 등 모든 동물이 저마다 행복하게 살다 갈 수 있기를 바란다. 평화의 세상을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

<평화밥상>


평화밥상은 세상에 평화를 위하여 곡식, 채소, 과일 등 순식물성 재료로 준비합니다.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 동물의 고통이나 죽음에서 나온 것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비건 초밥(채식평화연대 오미란 님 레시피)



☆ 재료: 현미+찹쌀현미, 곤약, 붉은 파프리카, 콩단백, 새송이버섯, 와사비, 생강가루, 간장, 참기름, 조청, 소금 조금씩, 단촛물(식초:원당:소금= 3T:2T:1T)
1. 현미를 씻어 8시간 불린 후 쌀 양의 1.5의 물을 붓고, 밥을 고슬하게 짓는다.
2. 곤약은 얇게 썰어 소금물에 데쳐 소금과 참기름을 조금 넣어 조물조물 간을 베게 한다.
3. 붉은 파프리카는 230도 오븐에서 15분간 구워 껍질을 벗겨 놓는다.
4. 콩단백은 따뜻한 물에 불려 부드러워지면 간장, 조청, 생강가루를 넣고 조려낸다.
5. 새송이버섯은 얇게 길이로 편 썰어서 소금을 조금 뿌려 팬에 구워낸다.
6. 모든 재료가 준비되면 밥에 단촛물을 적당히 넣어 식혀가며 비벼서 먹기 좋은 한 입 크기로 만든다. 와사비를 조금씩 올리고, 그 위에 준비한 재료들을 올려준다.
*김이나 데친 부추 등으로 띠를 둘러도 좋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