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365> 음악치료와 치매예방

이태우 현대예술심리재활센터 이사장, 20년차 치매예방활동가 / 기사승인 : 2022-05-09 0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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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가수 오승근이 발표한 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는 전 국민에게 사랑받았고, 특히 노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라디오나 TV에서 ‘야이야이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노인들을 모시고 소풍 가는 버스 안에서든 경로당에서든 노인들은 이 노래를 매우 자주 불렀다. 최근에는 트로트 열풍이 불어 대부분 노인이 주로 시청한다. 노인들에게 치매예방교육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날 TV에 나온 트로트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면 집중도가 높아진다. 자신이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시간이 즐거워지고 더 많이 참여한다.


20년간 치매예방운동을 해오면서 음악치료 부문으로 악기와 노래를 활용해왔다. 멜로디언과 실로폰, 장구, 소고, 트라이앵글, 캐스터네츠 등의 타악기 공부와 함께 노래 부르기를 늘 진행했다. 교육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안마기, 운동기구와 함께 노래방 기기다. 율동이나 스트레칭, 레크리에이션을 할 때도 아리랑, 애국가, 동요 등 노인들이 잘 알고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들과 함께한다. 게임을 하다가 벌칙에 걸리면 노래 부르기를 주로 시킨다. 노래를 부르거나 노래 부르는 것을 듣는 동안 노인들의 표정은 웃음이 가득하다. 누구도 슬프거나 우울한 표정을 짓지 않는다.


처음 치매예방교육에 참여하는 노인들은 노래 부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노래를 시키면 피하거나 자리를 뜨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용기 내어 부르기 시작하면 뒤에서 귀를 기울이며 손뼉을 함께 친다. 부끄러워서 화를 내는 노인도 가끔 있는데, 어느새 노래 부르며 즐거워하는 노인들을 흘깃흘깃 보다가 그 사이로 끼어들거나 함께 하고 싶어 딴청을 피우면서도 기웃거린다. 그런 노인들의 손을 잡아 이끌어 함께 어울리도록 도와주면 못 이긴 척 어울려 합창한다. 노래를 마음껏 부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부끄러워할지언정 노래 부르는 자체는 누구나 사랑하는 것이다. 잘 부르건 못 부르건 상관이 없다.


20년 동안 노래에 대한 노인들의 태도에는 예외가 없었다. 노래의 힘이다. 다양한 통합예술치료 가운데 노래는 다른 분야에 비해 노인들에게 공통으로 경험이 있는 분야다. 앞에 나서서 부르기는 낯설거나 힘들어도 함께 어울려 부르는 것은 즐거워한다. 어느새 어깨가 들썩이며 손뼉을 치고, 때로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한가운데로 나서서 덩실덩실 춤을 춘다.


어디에서 읽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웃음에는 두 가지가 있다. 최불암식 웃음과 전원주식 웃음이 그것이다. 최불암은 얼굴이 먼저 웃은 뒤 웃음소리가 뒤따르고, 전원주는 웃음소리부터 난 다음 표정이 웃는다. 최불암식 웃음은 진실된 웃음이라 했고 전원주식 웃음은 가식적인 웃음이라고 했다. 노래를 듣거나 함께 부르는 노인들의 얼굴은 미소가 가득하다. 크게 소리 내어 웃는 것이 아니지만 노래와 함께할 때 노인들은 진심으로 행복한 것이다.


개인병원이나 은행, 공공장소 같은 곳에 가면 음악이 나온다. 고대 철학자들은 음악이 신체의 병과 영혼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다. 고대의 제사나 전통행사, 의식에도 음악이 반드시 수반된다. 힘든 농사일을 할 때나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 너무나 슬플 때도 노래를 했다. 어색한 분위기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음악은 활용된다. 음악은 TPO 즉,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됨으로써 인간 심리를 움직이는 중요한 기제가 된다. 노래하는 행위는 슬프거나 기쁘거나 괴롭거나 행복할 때 감정을 고조시켜 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군인들의 심신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음악이 활용되면서 음악치료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음악치료는 음악을 듣는 것, 직접 노래를 부르는 것,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 악기를 연주하는 것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노래 부르기는 자신의 신체를 악기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가장 능동적이고 개인적이며 적극적인 음악활동이자 음악치료의 방법이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뇌를 적극적으로 활성화시킨다는 말이다. 조선왕조 500년의 왕 이름을 외울 때도 운율을 넣고,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왔던 우방국 이름도 익숙한 음률에 넣어서 부르면 그냥 말할 땐 몇 개 외우지도 못할 것을 모두 다 외울 수 있다. 그래서 국기에 대한 맹세와 국민교육헌장은 외우기 힘들어도 애국가나 트로트, 대중가요는 2절까지 다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노래는 나이 듦으로 인해 퇴행해가는 뇌의 노화를 최대한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노래 부르기는 치매예방에 무척 좋은 특효약이다. 흥얼거리기만 해도 충분하다. 손뼉치기를 할 때 노래의 박자에 맞춰 한다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학습 자료는 미완성의 그림을 완성하고 색칠하기다. 두 송이의 꽃 주위로 다른 것들을 채워 넣고, 나뭇가지만 있는 나무를 본인이 원하는 나무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이번 주는 본 학습 자료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손뼉치기를 해보시길 권한다. 매일, 하루에도 여러 번 하는 것이 더욱 좋다.


이태우 현대예술심리재활센터 이사장, 20년차 치매예방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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