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술·독서·교육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1-10-05 00: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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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옛 서적 읽기는 세 사람이 만나는 행위가 된다. 저자와 독자와 후세(後世)가 연결된다. 독서로 얻은 깨달음을 뒷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글을 쓴다. 책을 읽고 머릿속에만 두면 육신과 함께 사라지지만 저술하면 후대로 이어져 고전이 된다.


책을 저술한 옛사람의 능력이나 관심사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알고 있는 것이 큰가 작은가? 깊은가 얕은가? 표현이 번잡한가? 간결한가? 서술한 내용이 중요한가? 심오한가? 시대에 따라 관심사는 어떻게 변천했는가? 논의한 것이 조목별로 차이가 있는가? 이런 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옛글의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옛글을 읽는 독자의 능력을 점검해야 한다. 터득하고 깨달은 것의 섭렵 범위가 넓은가? 좁은가? 인생만사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 대체를 알고 있는가? 상황에 따라 부연 설명을 할 수 있는가? 깨달음을 분명한 말로 나타내 듣는 이의 귀를 열 수 있는가?


후세에 배우는 자의 형편은 어떤가? 정신이 밝은가 어두운가? 말을 듣고 책을 볼 때 알아보고 깨달아 취하는 능력이 있는가? 옛 서적의 저자와 독자와 배우는 후대 사람 등 삼자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지금 옛글을 읽는 독서 행위는 옛 저자와 지금 독자와 미래의 학생이 만나는 운동과 변화의 역동적 현장이다. 과거를 이어서 미래를 열어준다(繼往開來(계왕개래)).

-앞 생략-
統論(통론)하면 : 이상을 종합적으로 논한다면,
三人器局之運化不同(삼인기국지운화부동)하여 : 고전의 저자, 오늘날 독자, 다음 세대 배우는 사람 등 세 주체가 가진 도량과 재능이 같지 않아서
而欲使學之者(이욕사학지자)로 :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究達述作之字法句讀文義(구달술작지자법구두문의)하여 : 저술된 책의 글자·글귀·내용을 연구 통달하게 하여
以爲其人記述言語之效則而已(이위기인기술언어지효칙이이)지만 : 옛사람이 서술한 언어를 흉내내려 하자고 생각하면 그뿐이지만,
至於其人深造所得(지어기인심조소득)은 : 그 사람이 깨달은 심오함에 이르러서는
在於文字之外(재어문자지외)니라 : 그것은 글 밖에 숨겨져 있다.
推驗三等運化之氣(추험삼등운화지기)하고 : 저자, 독자, 배우는 뒷사람이 가진 운동과 변화의 기운을 미루어 증험하고
措行三等運化之事(조행삼등운화지사)하여 : 저자, 독자, 배우는 뒷사람의 운동과 변화로 이룩한 일을 실천에 옮겨
形以言語(형이언어)하고 : 이를 말로 나타내고
登諸紙墨(등제지묵)하면 : 글로써 기록하면,
是亦在後人爲古書籍也(시역재후인위고서적야)라 : 이것 역시 뒷사람에게는 옛 서적이 되는 것이다.
以今之讀古書(이금지독고서)하여 : 이제 옛글을 읽어서
貽後人之勸懲(이후인지권징)하면 : 뒷사람에게 권선징악(勸善懲惡)을 남기게 하려면, (貽날길이)
凡古書無用之繁茂(범고서무용지번무)와 : 무릇 옛글의 쓸데없이 번거로운 것과
難解之字句(난해지자구)나 : 난해한 글귀나
奇僻之辭緣(기벽지사연)은 : 괴상한 내용 같은 것은 (奇기이할기,僻후미질벽)
深戒而不作(심계이부작)하고 : 깊이 경계하여 짓지 말고,
運化實踐(운화실천)과 : 실천할 수 있는 운동과 변화와
明白事理(명백사리)와 : 명백한 사리(事理)와
易解文義(이해문의)를 : 이해하기 쉬운 내용 같은 것으로
激勸而成章(격권이성장)하되 : 격려하고 권장하는 글을 짓되,
階古書而益明(계고서이익명)하고 : 옛글을 바탕으로 더욱 밝히고
發前人之未發(발전인지미발)하여 : 앞사람들이 밝히지 못한 것을 밝혀서
以惠後人(이혜후인)하면 : 뒷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면
大開敎門(대개교문)이리라 : 가르침의 문이 크게 열릴 것이다.
<인정 제8권>, ‘교인문 1(敎人門一)’, 繼往開來(계왕개래), 최한기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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