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파충류 이야기(2) 뱀에 관하여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 기사승인 : 2021-10-05 0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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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야생동물

어미를 죽이고 먹는다고 잘못 알려진 야생동물, 살모사(殺母蛇)류

가을이 되면 단풍을 보러 산과 계곡을 다니거나, 버섯 등 임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산행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게다가 곡식, 과실 등 농산물 수확을 위해 논과 밭, 산자락 과수원에서 일하는 농민과 그 가족들로 분주해진다. 이 무렵 뱀에 물려 병원을 찾는 사람도 증가하는데, 대부분이 우리가 흔히 독사라고 부르는 살모사류 뱀에게 물리기 때문이다. 

 


‘살모사(殺母蛇)’ 이름을 풀이하면‘어미를 죽이는 뱀’이란 뜻이다. 자신을 낳아준 어미를 죽이는 생명체, 게다가 어미를 먹기도 한다고 오해받는 살모사. 사실일까? 지구상에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어미를 죽이고 심지어 먹는 동물은 없다. 그럼 왜, 이런 이름이 붙여지고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살모사류가 일반적으로 알을 낳아 번식(=난생 卵生)하는 다른 뱀들과 달리 우리 인간이 속한 포유동물처럼 새끼를 직접 낳는 ‘태생(胎生)’ 번식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살모사류는 ‘난태생’ 번식을 한다고 학교에서 가르쳤으나, 지금은 난태생이란 개념 자체가 틀리고 태생이 올바르다고 학계에서 오류를 정정했다. 

 

▲ 눈 위 흰색 띠가 뚜렷한 살모사, 전국 저지대 하천, 계곡, 농경지, 낮은 산에 산다.(김현태)

 

▲ 살모사는 목에서 꼬리까지 등을 따라 좌우로 둥근 원 무늬가 교차하고 있다.(김익희)

살모사는 한 번에 3~4마리 많게는 6~7마리를 낳는다. 산고의 고통으로 어미는 한동안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기진맥진해 있고, 갓 태어난 새끼 살모사들이 어미 곁에서 꿈틀거리며 움직이는데 이를 발견한 옛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있는 듯한 어미 살모사 곁에 많은 새끼 살모사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어미를 죽여 먹고 있는 것으로 오해해 살모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생각된다. 

 

▲ 일반적으로 몸이 갈색으로 중산간 지역 산촌 밭에 주로 서식하는 쇠살모사(김현)

 

▲ 제주도, 흑산도 등 섬 지역에도 분포하며 몸색이 다양한 쇠살모사 흑색형(이윤수)

자신과 같은 동족이나 다른 뱀을 잡아먹는 뱀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뱀 가운데 다른 뱀을 잡아먹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한 뱀은 ‘능구렁이(섬사)’다. 능구렁이는 독을 지닌 살모사류도 잡아먹는다. 하지만, 살모사가 자신의 동족이나 다른 뱀을 잡아먹는 경우는 아직 사례가 없다. 


한반도에는 4종의 살모사류가 서식하고 있다. 살모사(독사), 쇠살모사(불독사), 까치살모사(칠점사) 3종이 울산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북살모사는 유럽에서 북동아시아지역까지 유라시아 동서에 걸쳐 중위도 이북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데, 필자에 의해 2016년 7월 4일 백두산 북사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 고산지대 바위 지역에서 교미하기 위해 수십~수백 마리가 모이는 까치살모사(한상훈)

 

▲ 등과 배 사이 몸 측면을 따라 길게 옆줄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인 까치살모사(한상훈)

 

▲ 유라시아대륙 중위도 이북에 분포하며 2016년 7월 백두산 북사면에서 처음으로 필자에 의해 한반도에 서식하는 것이 확인된 북살모사. 등을 따라 마름모무늬가 줄지어 아름다운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한상훈)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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