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활성화는 진정한 주민자치 초석”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5 19:06:35
  • -
  • +
  • 인쇄
▲ 박가령 울산시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작년 한 해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도 사람들의 삶을 바꿔 놓은 코로나19.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힘겨운 나날을 보냈지만, 사람들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더욱 결집하고 연대감을 갖게 됐다.

 

울산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에서도 작년 한 해 코로나 사태를 주시하며 마을공동체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까 고민을 거듭했다고 한다. 작년 하반기 방역지침을 엄격히 준수한 상태에서 5개월 정도 집중해 중요 사안별로 진행했다. 특히 마을계획단 시범사업의 경우 기획부터 각 실행과정에 촘촘하게 고민을 담았다. 주말이나 휴일에 행사가 많은 마을 활동의 특성상 센터도 함께 움직여 방역 전반 확인과 완성도 높은 마을계획단 추진사업에 힘썼다고 한다. 

 

작년 한 해 울산의 다양한 마을 활동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갔던 힘을 한 마디로 ‘마을의 귀환’이었다고 언급한 박가령 울산시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을 만나 현재 울산의 마을 모습 그리고 앞으로 울산 마을공동체 활동과 사업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마을계획단 시범사업 ‘마을의 귀환’

이기암 울산저널 기자(이하 이)=코로나 상황에도 마을공동체 사업들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느라 고생이 많으시다. 2021년 마을계획단 운영 공모사업으로 한창 바쁜데 이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간략한 소회를 말한다면?


박가령 울산시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이하 박)=올해 마을계획단 사업을 얘기하기 전에 2020년에 진행했던 시범사업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울산형 마을계획단을 연구하고 2020년 시범사업으로 야심차게 출발하려는 2월에 울산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전 지구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당혹스러웠듯이 당시 울산의 지역사회도 불안함과 당혹감에 어수선했다. 공동체지원센터도 마을계획단 사업설명회를 1, 2, 3차까지 연기하며, 사업 추진을 미루면서 상반기를 보내게 됐다.
 

코로나 사태에서 마을공동체 활동과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까 많은 고민을 거듭하며 방역지침을 준수한 상태에서 5개월 정도 마을계획단 보육 및 육성에 활동의 밀도를 높이는 진행을 하기로 했다. 마을계획단 시범사업의 경우 추진배경, 대상, 범위, 실행 효과 등 정말 촘촘하게 기획했다. 마을 활동과 사업은 야간, 주말, 휴일에 주민참여와 행사가 많았고 그때마다 센터도 함께 방역관리 확인, 교육 및 컨설팅 지원, 활동 지원 등 함께했다. 시범운영을 통해 울산의 마을계획단 모델을 안착시키기 위한 실행 전 과정에서 보육 및 육성에 힘썼던 한 해였다. 2020년은 울산의 다양한 마을 활동을 통해 주민들이 어려운 시기에 함께 헤쳐나가던 힘을 확인했고, 이러한 마을 모습을 한 마디로 얘기한다면 ‘마을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고 행동도 움츠러들었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내가 코로나에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람들의 심리상태가 막연히 불안했던 코로나 초기 시간을 지나면서 점점 가족과 주변 이웃을 돌아보게 됐던 것이다. 사람들은 크고 먼 외부보다는 작고 소소한 일상의 생활기반 마을 자체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소규모로 모여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할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전 국민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울산 북구 농소2동마을계획단은 ‘빛나는 별빛 축제, 우리 지역 명물 매곡천 걷기 행사, 마을의 전통가옥에서 전통음식 만들기’ 등을 진행하며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정서적으로 회복되는 시간을 가졌다. 울주군 삼동면마을계획단은 ‘지역 로컬푸드 광장마켓’을 처음으로 열었다. 

 

삼동면의 여러 마을 주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각 농가와 6차산업을 하고 있는 가구들이 모여 삼동면에 소속감을 느끼면서 이웃의 안부를 묻는 돈독한 정을 나누는 계기도 됐다. 코로나가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멀리 했지만 심리적으로 더욱 결집시키고 연대감을 키우며 실제적인 행복감을 찾아준 것이다. 코로나라는 위기는 있었지만 우리의 시선이 마을로 다시 돌아오는 계기가 된 울산 마을공동체 ‘마을의 귀환’이라고 본다.


주민과 함께 기획-실행-성과나눔

이=‘마을의 귀환’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을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도시가 살아야 나라가 유지되는 것이라 본다. 또 사람은 힘들 때 더욱 주변을 돌아보는 거 같다. 울산의 마을계획단이 타 시도와 좀 다른 점이 있던데 무엇인지?
 

박=다수의 마을계획단 운영사례를 보면 살고 싶은 마을, 즉 주민들이 자신들이 마을에 바라는 것을 찾고 제안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한 해 과업인 경우가 다수다. 참여한 주민들 의견을 모아 어떤 사업을 해볼까 정리하는 것이 마을계획단 기본 사업인 경우가 많다. 울산 마을계획단은 다양한 주민 10인 이상으로 구성된다. 마을의 다양한 현안을 기반으로 공모 선정 후, 마을공동체 교육 및 컨설팅부터 마을계획단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보육과정을 운영한다. 보육과정에 종합적인 공동체 역량 강화와 마을 만들기 사례 등을 접목한 후 마을 실행계획 수립을 지원하며, 실행사업계획 평가 후 사업비를 지급하는 과정으로 운영된다. 

 

타 시도와 다른 점은 보육기능과 실행과정에서 마을활동가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센터의 촘촘한 기획에 의해 해당 마을 전체 주민 대상으로 ‘주민 사업설명회’를 하면서 마을계획을 세우고, 실행 중간 ‘주민 간담회’, 실행 종결 시 ‘주민 결과공유회’를 진행해 전체 주민에게 개방형으로 참여하도록 주민 대표성을 강화하고 주민참여를 전 과정에 열어둔 점이 타 지역과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실행 전 육성 분야도 차이점이다.
 

울산은 시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가 2018년 4월 처음 울산경제진흥원 1층에 문을 열었다. 전국 대비 다소 늦은 출발이라 센터 운영 전반에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핵심축으로 수평적, 수직적 성장을 이뤄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시작됐다. 자발적인 주민참여와 활동을 통한 마을공동체의 움직임도 많지 않았던 상황이라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 활동가 육성사업, 마을공동체 네트워크 활성화 등 센터 운영 2년 동안 많은 노력을 했다. 

 

센터 3년째 되던 2020년 마을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사업은 각 구·군에서 진행하고, 시 센터는 마을계획단 시범사업을 새롭게 진행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생긴 지 4년째인데 좀 더 질적인 성장이 이뤄지도록 고도화하고, 울산의 각 마을에 활력이 되살아나도록 주민의 참여와 일상의 공론화, 생활에 스며드는 마을공동체로 활성화하는 데 센터도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본다. 센터장으로서도 센터 운영 방향과 과정의 성과에 갈급함이 생겼다고 할까. 늦은 출발을 만회하되, 타 시도 사례를 우리 지역에 옮겨오기보다는 울산만의 정서가 잘 담긴 마을공동체와 이것이 울산마을계획단이라는 사례를 만들고자 했다.

지방자치법 개정과 마을자치, 주민자치

이=울산형 마을계획단이 타 시도와 다른 점은 보육기능을 추가함으로써 마을 사람들 스스로가 주체성을 갖는 것에 주안점을 둔 것 같다. 이는 곧 주민자치 실현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고 앞으로도 주민주도형 시대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법도 올해 전면 개정돼 시행되는데 이와 관련 마을공동체 활동은 어떤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박=마을공동체 활성화는 그 관심과 참여, 활동 자체가 주민 스스로 자신이 살고 있거나 사업장을 둔 마을에서 마을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일이다. 마을의 객이 아니라 마을의 주인으로서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활동이 주민자치에 다가가고 강화하는 일이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공동체적 성질이 발현되고 신뢰가 쌓인다. 

 

주민들 스스로 생활기반 공동체성을 띤 일상의 역량이 높아지며 신뢰의 힘이 마을과 지역을 건강하게 만든다. 신뢰에 기반한 소통과 협의, 협력, 협치가 긍정의 생태계 구조를 가져온다. 마을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작은 경험치에서 누적돼 주민의 자치, 마을의 자치로 나아갈 수 있다. 다양한 사업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 또는, 크고 작은 정책을 실현할 때 이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일부가 아닌 마을의 자발적 공론화와 합리적 협의를 통해 발전해 갈 수 있다. 지방자치법이 개정됨에 따라 주민자치회도 기존 시범지역이나 일부 전환 지역을 넘어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주민자치회란 말 그대로 주민들 스스로가 본인들의 마을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공동체성을 발휘해 주민과 마을의 일들을 직접 개선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일부의 의견이 아니라 전체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필요한 분과를 구성하고 역할을 분담해 논의와 실행, 지역 현안 발굴부터 주민욕구조사, 의사 결정까지 주민총회를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통해 실행을 이어간다. 마을의 갈등, 문제, 특성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협치를 이끌어내는 지속가능한 마을로의 거버넌스가 되는 것이 지방자치의 진정한 실현에 토대가 아닐까 한다.

독립된 마을공동체 활성화 전문조직 필요

이=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가 출범한 지 4년째가 됐다. 마지막으로 울산시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박=올해 북구는 전 동을 주민자치회로 전환하려 추진 중이다. 마을공동체 활성화가 진행된 지역, 마을공동체 활동 경험이 다양하게 누적된 지역은 주민자치회 운영 전반에 탄탄한 주민역량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지방자치분권, 마을공동체, 마을재생, 주민자치 등 마을과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고 활성화에 조력하는 큰 물결에 일의 확장성, 시급성, 당연성을 고민하고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맥락에서 역할 가지가 많을 수밖에 없고, 연결성을 단절해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할 수는 없기에 전문인력, 연구와 기획력, 행정 및 실행력까지 두루 지원인력이 필요하다. 사회의 큰 물결을 따라 조직이라는 틀이 생기고 인력도 운영되는 것이 합리적 성장을 견인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본다. 조직은 그 사회가 요구하는 시급성과 확장성을 담아 실현시켜야 하는 사회유기체다. 마을공동체, 주민의 자발적 상향식 풀뿌리 사업과 활동이 방대하게 많아졌고, 앞으로도 많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미 그런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이제라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련 통합조직 또는 연계조직을 진지하게 고민할 시급성이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울산의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성화 전문조직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급속한 사회변화에 주민의 역량, 시민의 역량이 지속가능한 마을과 지역으로 견인하리라 믿는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기암 기자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