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숨, 쉼을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 고헌초 서로나눔학교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6 19: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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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형 혁신학교 ‘서로나눔학교’ 탐방
▲윗줄 왼쪽부터 이덕진 정책부장(서로나눔학교담당), 류승진 교감, 신원태 교장, 아랫줄 왼쪽부터 문소영 학생자치회장, 강정란 교감. ⓒ김선유 기자

[울산저널]김선유 기자=울산광역시 북구에 있는 고헌초는 2019년 3월 1일 개교한 공립 초등학교다. 학교장을 공모로 선발했고 교육과정특성화 자율학교로도 지정됐다.

 

고헌초는 개교와 동시에 학교 교육과정이나 운영 방향 설정을 민주적으로 진행했고 이는 울산형 혁신학교 ‘서로나눔학교’ 지정으로 이어졌다. 

 

자치, 자율동아리 활성화를 위해 교직원 자율동아리 9개, 학생 자율동아리 11개, 학부모 자율동아리 8개를 구성해 운영하는 고헌초를 찾았다.

 

▲1학년 프로젝트 학습 ‘꿈등 만들기’


Q. 서로나눔학교(울산형 혁신학교)로 지정된 과정은?
이덕진 정책부장(서로나눔학교 담당)=울산교육청 공모 사업으로 울산형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가 관내 9개 초등학교에서 시작됐다. 

 

2019년 개교한 본교는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는 가운데 자발성을 토대로 하는 혁신학교의 가능성이 높았다.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학교였기 때문에 서로나눔학교를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방향으로 적용하고자 했다. 

 

서로나눔학교의 모습이 전국적으로도 긍정적인 분위기였고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꼈다. 

 

서로나눔학교 지정을 추진하면서 동의를 구했는데 교원 81.6%, 학부모 94.9% 찬성으로 긍정적인 지지와 기대 속에서 운영위 심의를 통과하고 2020년 서로나눔학교로 지정됐다.
 

▲2학년 프로젝트 학습 ‘친구야 사랑해’

Q. 서로나눔학교의 운영 목적은?
이덕진 정책부장=배움을 즐기며 창의성을 계발하는 것이다. 상호 존중과 배려의 토대 위에서 구성원들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학교 비전과 교육 목표를 세웠다. 

 

학년군 체제의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조직해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학생 중심 교육을 실천함으로써 학생들이 다양한 가치를 이해하고 세계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하도록 한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한다. 

 

지역사회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의 다양화, 특성화로 학생,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를 높인다. 우리는 교사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학교 시스템을 구축하고 어린이와 교사가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학교 문화를 만든다.
 

▲4학년 프로젝트 학습 ‘고헌 박상진’

Q. 고헌초등학교의 목표는?
신원태 교장=학교를 시작하면서 소통과 공감을 통한 교육공동체 운영으로 서로나눔학교를 추구하는 방향이었기에 학교 목표 역시 서로나눔학교의 운영 목적과 같은 부분이 많다. 

 

서로나눔학교의 운영 목적이 곧 학교의 목표가 돼서 지향하는 방향이 같다. 비전이나 목표는 교직원 다모임을 통해 전 교직원이 모여 세웠다. 핵심 교육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고민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고헌초의 학교 비전은 ‘삶, 숨, 쉼을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로 설정했다. 다모임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영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중심이 되는 하나의 의견으로 모여졌다. 

 

목표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안전하고 즐거운 학습 놀이터로 정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르침에 열정을 쏟으며 학생들과 함께해서 보람 찾는 선생님 △서로의 꿈을 향해 함께 노력하는 아름다운 학생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학교 교육에 함께하는 학부모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다함께 행복한 송정마을 공동체 등을 지향한다.
 

▲5학년 생태 프로젝트 펭귄 구하기.

Q. 고헌초만의 학교 문화는?
류승진 교감=보다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학교 문화가 조성돼 있다. 협력적 배움과 성장을 위한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학년 중심 전문적학습공동체 구성으로 교육과정의 재구성, 프로젝트 학습 운영, 과정 중심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자치, 자율동아리 활성화를 위해 교직원, 학부모, 학생 자치 규칙과 규정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구성했다. 교직원 자율동아리 9개, 학생 자율동아리 11개, 학부모 자율동아리 8개를 구성해 코로나19 상황에도 열심히 활동 중이고, 이번 고헌축제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5학년 프로젝트 학습 ‘텃밭 만들기’

 

신원태 교장=타 학교가 기존의 다른 시스템에서 서로나눔학교로 새롭게 시작했다면 고헌초는 시작부터 서로나눔학교 형태로 운영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2019년에 개교한 학교로서 0부터 100까지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지금도 학교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우리 학교는 처음 시작부터 서로 협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1년 동안 거치면서 혁신학교 형태로 운영돼왔다. 

 

우리가 지향하는 교육 철학과 방향을 서로나눔학교 제도를 통해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했다. 앞으로 3~4년 뒤의 초석을 다지는 단계에서 고헌초를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 주는 것이 ‘서로나눔학교’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6학년 전문적학습공동체 과학실험.

Q. 서로나눔학교 활동 내용은?
이덕진 정책부장=서로나눔학교는 공통적으로 4대 운영 과제를 설정하고 이 과제를 어떻게 학교에 잘 접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한 해에 모든 과제를 다 실행하기란 어려운 부분이 많다. 지금 잘 운영되고 있는 수도권 혁신학교의 모습을 모방은 하되 모든 것을 일반화돼 있는 자료로 접목하지는 않는다. 

 

자체 회의 결과와 외부 전문가들도 일반화돼 있는 혁신학교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전문적학습공동체 규칙 정하기

 

서로나눔학교의 안정적인 발전과 정착을 위해서는 과제 접목과 실행 순서를 정해야 했다. 고헌초 교직원들은 학교가 민주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2020년 서로나눔학교 운영을 시작한 해에는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만든 것에 중점을 뒀다. 교직원 회의 규칙, 학생, 학부모들의 자치 규정 등을 제정하고 스스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를 구성했다. 

 

교직원 회의를 구성원별로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교직원 다모임은 교직원 모두가 모여 제안된 안건을 협의하고 결의하는 협의체다. 월 2회 진행을 원칙으로 하지만 안건이 없거나 급한 안건에 대한 예외 규정이 있다. 

 

학생자치회, 학부모회의 규정을 새롭게 구성해 대의원제도를 도입하고 자체 구성된 선관위를 통해 자치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자치회와 학부모회는 자체 규정에 따라 회의를 소집하고 협의하는 구조다.

 

교직원들의 전문성 함양을 위해 진행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 모임은 학년 교육과정 재구성과 프로젝트 학습 추진, 과정 중심 평가 등의 내용을 주제로 주 1회 실시하고 있다. 

 

기존에 여러 교육행정 업무를 맡아 학교 업무에 협력했던 담임들을 업무전담팀 구성을 통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했다. 

 

업무전담팀 협의회는 학교 행정업무 협력과 서로나눔학교 운영 협력, 행사 진행 등의 협의체로 주 1회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업무경감이 이뤄지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담임교사들의 만족도가 높다.

 

교육공동체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동아리 활동도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연중 학생활동에 제한이 많았지만 교직원과 학부모 자율동아리 중에는 적지만 꾸준히 활동을 유지한 몇 개의 동아리가 있다. 

 

연말 행사로 지난 교육활동을 종합하고 자축하는 고헌축제를 열고 있다.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진행된 축제 기간 중 각 학년의 수업 공개, 예체능 행사, 고헌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사업 등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학부모 자율동아리와 지역인사(북구 그린리더)의 부스 참여로 학생 체험활동을 지원했다.

 

▲2021 고헌축제 4학년 나눔장터.


Q. 앞으로 계획은?
이덕진 정책부장=과거에 학생자치회는 학교가 중심이 돼 선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학생들 스스로가 참여를 유도했다. 

 

학생자치회장은 임명장이 아니라 당선증을 받았다. 이런 정서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치를 실현하는 한해였던 것 같다. 

 

서로나눔학교의 가장 큰 주안점은 모든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학교를 중심으로 함께하면서 보람과 행복, 즐거움을 찾고 학생들이 진정한 배움을 얻어서 앞으로의 미래를 설계하고 바르게 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수업 현장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야 한다.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와 관리자의 포용적 마인드, 교육철학이 묻어나는 가운데서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교실에서 이 환경이 잘 조성되고 교육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어 내년, 내후년에는 혁신교육이 잘 자리 잡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2021 고헌축제 4학년 놀이한마당.

Q. 학생들의 반응은?
문소영 학생자치회장=고헌초가 서로나눔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자치회에서 의견도 적극적으로 내고 서로 타협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학교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각자의 의견을 조절해나가면서 협동심도 기를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의 경험으로 앞으로 남은 학교생활도 자신감과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학생자치회에서 토의한 내용이 실제 학교생활에 반영되는 부분이 많아서 자치회의 참여도도 높다. 

 

회의 안건으로 점심시간 때 음악을 틀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실제로 반영돼 시행 중이다. 

 

신청곡을 받아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방송실에서 음악을 틀어주고 있다. 최근 학생자치회 안건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원하는 음식을 조사해 급식에 반영해달라는 의견이 올라왔는데, 모두의 의견을 취합해 더 구체화하고 학교에서 긍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학교다 보니 학교 시설과 환경이 좋아 학생들이 행복해하고 다른 학교에 비해 사이도 더 돈독한 것 같다. 

 

앞으로도 고헌초의 이런 학교 문화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말이 거칠어지고 비속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런 행동들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우리의 행동을 후배들이 보고 배운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2021 고헌축제 독립운동 부스 운영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신원태 교장=예전에는 관리자의 지시에 의해 돌아가는 수동적 학교 경영 체제였다면 이제는 자동적 체제가 됐다. 시스템이 마련돼 있으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자동적 경영 체제다. 고헌초 서로나눔학교는 수동도 아니고 자동도 아닌 자율 시스템이다. 

 

시스템도 우리가 만들고 그 시스템을 우리가 스스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0부터 100까지 교육공동체 모두가 민주적으로 만들고 운영해가는 것이다. 

 

학교는 하나이지만 학급별로 6개의 작은 학교가 뭉쳐있는 형태다. 학년별로 자율권을 주고 단위학교 운영체제를 지향하면서 학생들에게는 행복으로 전파돼 즐거운 학교로 성장했다.
 

또한 고헌초는 선순환 시스템으로 즐겁고 행복한 바이러스가 확산된다. 교사가 즐겁다면 학생도 즐거워지고 학생이 즐거워지면 부모가 즐거워지는 것이다. 아울러 즐거운 학습놀이터라는 개념으로 교사들은 보람과 긍지를 갖고 가르치고 학생들은 즐겁게 배워서 미래에 역량을 갖춘 일꾼들로 성장해 나간다.
 

서로나눔학교라고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그만큼의 헌신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힘든 것이다. 학생들의 행복을 위한 노력이기 때문에 피곤하고 힘들지만 보람이 있고 즐거운 것이다.
 

▲전문적학습공동체 고헌 박상진 생가 탐방.

 

이덕진 정책부장=고헌초가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통해 교육공동체 자치활동의 활성화, 다양한 소재 개발을 위한 동아리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수 있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 

 

학생들로 하여금 배움의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헌신의 노력을 다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서로나눔학교로의 발전적 모습으로 주변에 모범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앞으로 3년차, 4년차 운영을 넘어 재지정받을 수 있는, 모범적으로 혁신교육을 선도하는 학교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자율적 분위기 속에서 교직원이 학교 문화를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핵심 역량이 중요하다. 

 

담임의 고유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고 업무전담팀 운영으로 담임에게 고유의 역할인 수업,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교육공동체가 학교라는 공간을 교육과 삶이 공존하는 모두가 주인이 되는 장소로 인식하고 여러 문제를 공동체 협의를 통해 해결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산도 중요하고 더불어 교육청이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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