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파 역할 야음근린공원 개발계획 당장 철회하라”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7 19: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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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호 야음공원 주민대책위원장

▲ 이영호 야음공원 주민대책위원장. ⓒ김선유 기자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야음근린공원은 남산-옥동공원묘지-울산대공원-선암호수공원-야음근린공원-돋질산으로 이어지는 천혜의 그린벨트 지역이다. 1962년 공원시설로 지정된 야음근린공원은 2020년 7월 공원 일몰제 시행 이후 공원시설에서 해제됐다. 2019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26년까지 이곳에 4300여 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준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울산시에 공해차단 녹지공간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야음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2019년 10월 주민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현재 야음공원 주민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영호 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Q. 야음공원 주민대책위원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9년 6월에 주민의견을 수렴한다는 우편물을 받았다. 개발계획과 관련해 이의가 있는 주민은 2019년 6월 말까지 남구청으로 의견을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2019년 9월 2일 LH공사와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 한가람업체에서 직원이 나와 대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원래 지정권자인 국토부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야음공원 주민대책위원회는 2019년 10월에 주민 30여 명이 야음장생포동 행정복지센터에 모여 결성했다. 주민들에게 이 사업계획은 너무 갑작스러웠다. 내용을 제때 통보 못 받은 사람들은 아예 의견을 제출할 기회도 없었다. 당시 주민설명회라고 한 것도 주민들한테 일일이 알린 것이 아니고 신문에 게시하고 현수막 건 게 전부였다.
처음엔 몰랐지만 계속 대응하다 보니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공청회를 요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공청회 개최 요구서를 제출했는데 개최일 이틀 전에 연락을 받았다. 보통 공청회라고 하면 관련 전문가 등을 섭외할 수 있는 시간과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는데 이틀이란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공청회 같은 경우는 최소 14일 전에 통보해야 한다는데 이조차 잘못된 것이었다. 특히 주민설명회든 공청회든 국토부가 주관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고 그쪽 직원들은 참석도 안 했다.
주민대책위원회는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를 통해 ‘이번 개발계획이 시작부터 잘못됐다’, ‘다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민들이 의견 낼 기회를 달라고 했다. 우리는 국민신문고에 서류를 제출하기도 했고 LH공사 측에 구두로도 의견을 전달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전략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서 구역설정이라든지 여러 부분을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참고해서 결정하게 돼 있다. 그런데 환경영향평가협의회는 주민 의견을 수렴한 자료들이 올라가기도 전에 진행된 거다. 결론적으로 주민 의견은 완전히 무시됐다고 봐야 한다. 이에 주민들의 권리를 행사하고 막무가내식 개발을 막기 위해 주민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Q. 주민대책위원회의 목적은?
야음공원을 개발하지 말라는 것이다. LH공사나 국토부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건 지역주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다. 오히려 야음공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개발계획 반대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대부분의 울산시민이 야음공원은 화학공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더라. 사실 야음공원은 1962년부터 지금까지 60년 가까이 공원으로 남겨져 있던 곳이다.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가치가 있고, 오랜 기간 공원으로 유지돼 온 이유가 있는 것이다.

Q. 대책위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국민신문고를 통해 항의 글을 올리고,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또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계속해서 개발계획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LH공사 본사까지 찾아갔고 울산시청, 남구청도 찾아가 항의했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야음공원 관련 자료들을 계속해서 올리고 있다. 또 2020년 3월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해둔 상황이다. 하지만 계속 연기됐다는 연락만 오고 아직까지도 결론이 안 났다.

Q. 야음근린공원 부지에 아파트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세계 5위의 화학 생산국이고, 울산이 한국 화학 생산액 대비 전국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고 들었다. SK에너지의 경우에는 단일공장 규모로 세계 최대라고 한다. 울산은 1962년부터 이런 화학단지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견인해온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로 인한 환경오염 특히 공해오염이 심각하다. 1989년에는 야음공원 지역의 주민들을 이주시킨 적도 있다. 울산시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그나마 야음공원이 있어서 공해 피해를 줄인다고도 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공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부터 마련해놓고 개발계획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Q. 울산시가 야음근린공원부지에 수소타운을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대책위의 입장은?
2019년 6월에 주민의견 제출하라고 발표가 난 뒤에 울산시청에 수없이 찾아갔다. 그렇지만 시에서는 “우리는 지정권자가 아니라 방법이 없다”는 말만 했다. 울산시청 신문고로 관련 자료를 제출했는데 그것도 담당자들이 보고 본인들 일이 아니라고 국토부로 다 전달했다고 들었다. 울산시는 약 1년간 이런 행태를 취해왔다. 국정감사에서도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국토부와 LH공사에서 “우리는 공원을 없애려는 게 아니다”라며 “이런 문제가 있다면 울산시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초쯤 울산시가 갈등영향분석을 위해 외부업체에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갈등 문제가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다. 각 단체가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야음공원은 울산시 차원에서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공해나 여러 가지 부분을 생각해서 보존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청 담당자와 통화해보니 아무런 일정이 없다고 하더라. 시 관계자와 통화한 다음 날 울산시는 태화강역 앞에서 수소허브를 만들고 수소타운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LH공사와는 공식적인 협의가 없었고 국토부는 수소타운에 대한 내용을 모른다고 들었다. 야음공원 개발, 수소타운 건립은 시장 권리로 진행할 사항이 아니다. 국토부나 LH공사에서 울산시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취소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Q. 녹색환경 전환을 위해 울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애초에 도시계획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울산은 신라시대 때 항구 역할을 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울산이 사람이 살기에 괜찮은 지역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반구대암각화 같은 유적도 발견되는 것 아닌가. 일제강점기 때 울산을 대상으로 도시계획을 실행했다고 한다. 대륙 진출을 위한 병참기지로 울산을 선택한 것이라고 들었다. 이후 계속해서 공업도시로 성장한 것이다. 중화학단지를 옮길 수 없고, 울산시를 옮길 수도 없는 일이다. 현 상황에서 최선은 오히려 야음공원을 인위적으로라도 높이를 10~20미터 정도 더 해서 이곳에 사철나무를 심어야 한다. 겨울이면 대부분의 나무들이 잎이 다 떨어져 공해 차단 역할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야음공원을 공원화하자는 것이 아니고 개발하자는 것도 아니다. 제대로 된 허파를 만들어서 공해를 막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울산의 역사와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환경박물관을 건립해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야음공원을 다른 지자체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상징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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