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평] 따뜻한 배려가 가득했던 예능 <어쩌다 사장2> - 나주 공산면 할인마트에서 열흘 장사 마무리

배문석 / 기사승인 : 2022-05-24 00: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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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보다 나은 동생이 있을까? 굳이 비교하자면 <어쩌다 사장2>가 그랬다. 강원도 작은 마을 작은 상점에서 시작한 시즌1도 좋았지만 시즌2도 참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난겨울 끝자락에 열흘 동안 운영하기로 결정된 상점의 규모는 훨씬 커졌고, 아르바이트로 참여한 이들의 손길도 두 배 이상 바빠졌다. 하지만 두 번째 공동사장으로 나선 차태현과 조인성은 금세 여유를 찾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나주시는 광주광역시에 바로 옆에 붙은 도시이지만 마트가 있는 공산면은 도심에서 벗어난 동네였다. 버스정류장과 인접한 할인마트 자체가 가장 번화한 곳이었고, 그 마을 사람들이 오가다 들러 쉬어가는 곳이었다.

 


시즌1과 달라진 점은 단지 도시의 크기나, 가게의 규모만이 아니었다. ‘어쩌다 사장’ 프로그램 촬영이 시작되는 것을 알고 있었던 이웃들이 훨씬 적극적으로 두 사장을 맞이해줬고, 열흘 동안 열린 가게의 시간을 따뜻한 정으로 촘촘히 채워 줬던 것이다.


문을 여는 날 새로운 가게 주인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제목까지 붙여 선물해 준 앞치마가 있었고, 낙농업 목장에서 일하는 이들은 단골손님처럼 찾아와 매상을 올려주었다. 선동열 같은 대 투수를 꿈꾸는 어린 야구선수 동민이와 공산면의 래퍼 주찬이처럼 해맑은 아이들 역시 소중한 고객이 돼 준다. 마트 건너편 잉어빵집 사장, 근처 중국집 사장, 아이들이 다니는 무술관 관장은 저마다의 결로 정을 건넸다.

 


그렇게 찾아오는 손님들은 계산대 앞에서 짧은 눈인사와 대화를 건네고, 조인성이 운영한 분식 탁자에 앉을 때는 조금 더 긴 대화로 연결됐다. 두 사장뿐 아니라 김우빈, 이광수, 임주환, 이은형, 홍현희, 신승환, 윤경호, 박효준, 설현, 박병은, 한효주, 김혜수, 박경혜, 홍경민까지 열네 명이 하루에서 나흘씩 마트에 머물러 일을 했다.

 


어떤 때는 팬미팅 같은 분위기도 흘렀지만 그저 들떠서 보내는 번잡한 시간과 달랐다. 특히 마지막 순서에 도착한 김혜수가 남달랐다. 방송이 나가기 전부터 예고가 됐기 때문에 언제 등장할지 기다리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시청자와 달리 등장 소식을 모르는 공산면 이웃들은 깜짝 놀라는 순간이었다.


12회에 마트 안에 있는 정육점 사장 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장면은 최고의 순간이 됐다. 충남 공주에서 해고당해 야반도주하듯 떠나서 도착한 공산면. 손에 쥔 단돈 25만 원으로 시작해 정육일을 배우다 마트 사장의 제안을 받고 정육점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때 장비와 운반차 같은 경비 마련을 위해 친정에 손을 벌렸던 이야기를 전하는 사장 아내의 고백을 모두 숨죽여 들어 줬다. 이야기를 다 마치고 일어나는 아내를 꼭 끌어 안아주는 김혜수의 품에서 왈칵 쏟아진 눈물.

 


그렇게 <어쩌다 사장2>는 연예인들 입담과 빛나는 일상을 드러내기보다, 평범한 이웃들의 삶을 소중히 담아냈다. 마지막 회에 손님들을 모아서 함께 노래 듣는 작은 디너쇼, 열흘 만에 되돌아온 마트 사장 부부와 나눈 대화, 맨 끝 에필로그까지 다 흐뭇한 미소로 채웠다. 그래서 더 시즌3가 기다려진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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