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일몰제 앞두고 토지 이용 공공성 유지 대책 필요

이동고 / 기사승인 : 2019-02-20 20:58:02
  • -
  • +
  • 인쇄
헌재 판결, 사유재산 과도한 침해 주장 대상 토지는 겨우 3%에 불과
일몰제 시행되면 공원 이용 불편 겪을 수도, 울산시는 부지 매입에 올인

▲ 대왕암공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내년 7월이 지나면, 과거 도시공원으로 묶여 개발이 불가능한 땅도 민간 개발이 가능하게 된다. 바로 공원일몰제의 시행이다. 시민이 자연스레 공원으로 이용하던 땅도 갑자기 토지소유자가 사유재산권을 행사하겠다고 철조망을 치면 시민들은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

지난 70∼80년대 도시화 과정에서 사업집행과 재정능력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도시의 개발·정비 및 보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도로·공원 등의 많은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됐다. 이로 인해 토지소유자는 해당 토지에 건축·허가 등 행위가 제한돼 주민의 재산권 침해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도시계획 시설 결정 이후 10년 이상 사업시행이 없는 토지의 사적 이용권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므로 위헌이라는 결정을 1999년 10월 21일 내렸다. 이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도시계획시설에 대해 고시일로부터 20년이 지나도록 도시계획시설사업이 시행되지 아니하는 경우 20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에 그 효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 시행일자가 바로 2020년 7월 1일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공원은 국·공유지 뿐만 아니라 사유지도 포함돼 있다. 현행법상으로만 보면 지방자치단체들은 공원 조성을 위해 사유지뿐만 아니라 국·공유지 또한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수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이 지방자치제 실시 이전 국가에서 지정한 시설임에도 중앙정부에서는 시·군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논리로 예산 지원을 거부하며, 재정 범위 내 조성이 불가능한 시설은 해제하라는 지침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 지자체들은 공원부지 매입, 소유주와 임대 방식, 민간공원 특례제 등 여러 가지로 고심하고 있다. 먼저 개인 소유자 공원 지역 중 개발이 우려되는 땅의 일부를 우선 매입해 맹지화시키거나 매입하지 못하는 땅은 소유자와 임대계약을 통해, 유아숲유치원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어떤 지자체는 민간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아파트 고도제한을 하는 등 조건부 개발 승인을 했다.

여러 지자체가 ‘민간공원 특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도 만만치 않다. 민간공원 특례제는 민간이 개발사업을 하면 전체 공원 지역 사유지 중에서 30%만 개발하고 70%는 녹지를 기부체납 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0%에 아파트, 호텔, 상업시설 등 인구밀집시설이 들어서면 70% 녹지도 연쇄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울산시가 유일하게 대처하는 방식은 공원 내 토지에 대한 매입 방식이다.

울산시 녹지공원과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현재 공원일몰제 대상 공원은 40개소다. 울산대공원의 경우 대상지가 넓어 44% 정도 확보한 상황이고 대왕암공원은 매입비율이 대폭 늘어 63% 수준까지 올라왔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부지를 우선 매입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가 올해 공원부지 매입에 책정한 예산은 300억 원정도다.

작년 6월 서울환경연합이 주최한 ‘도시공원일몰제 똑바로 알기 시민토론회’에서는 일몰제를 시행하게 한 99년 헌법재판소의 사유재산 침해 판결에서, 과도한 사유재산권 침해에 해당되는 대지는 전체 해제대상공원의 3%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헌재 판결 법 논리도 실제로는 “헌법에 보장된 토지의 강한 공공성”을 강조했다. 다만 “지목이 대지인 토지에 대해서 다양한 보상 가능성을 통해 일정 기간까지 재산권에 대한 가혹한 침해를 적절하게 보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덧붙여, “지목이 임야나 전답인 토지의 경우는 원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있어 이렇다 할 재산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많은 시민단체들은 맑은 공기를 생산하고, 미세먼지를 막고, 소음도 차단하는 도시숲을 훼손할 우려가 높은 공원일몰제를 막을 새로운 법제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단체는 “공원 매입을 위한 비용을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우선 정부는 국공유지 매입과 같은 공원일몰을 부추기는 법안을 바꿔야 한다”면서 “공원부지를 소유한 개인 토지주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으로 공원으로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생명의숲 윤석 국장은 “과거 20개 공원 지역을 대상으로 민간공원 특례제 설명회를 연 적도 있지만, 전 시장이 소극적으로 대처한 측면이 있다.”면서 “울산시, 울주군 등이 해당 민간공원 매입 원칙을 세우고 일부 매입한 것으로 알지만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 경남지역의 대처에 비하면 공원일몰제를 대비하는 울산시의 대책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동고 이동고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