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강

박다현 울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 기사승인 : 2021-01-13 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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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속 골짜기에서 시작해 구불구불 골짜기를 돌아 때로는 여울이 되고 때로는 늪을 만들며 도시를 지나 바다와 만나는 강은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계의 보고다. 온갖 동식물과 어류, 물새들을 품어 키우는 다양한 생물이 먹이사슬을 이루며 살아가는 생태적 서식처이기도 하다. 물을 정화시켜 주거나 홍수나 가뭄 같은 자연재해를 방지하는 자연 댐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풍부한 하천수는 다양한 물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주요한 생활자원이자 빨래터, 놀이터, 천렵을 하며 함께 어울리는 휴식과 만남, 놀이의 장소를 제공하기도 하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수변은 물과 자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며 그 풍경에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그 속의 일부분인 인간에게 편안함과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인구의 증가와 함께 산업이 발달하면서 홍수나 가뭄 같은 자연재해 방지를 위한 인공제방 축조, 하도 정비 등 하천의 개발과 이용으로 인한 주변 홍수터의 단절은 자연하천의 최대변화 중 하나로 환경 기능의 악화와 소멸을 가져와 먹는 식수의 질까지 떨어뜨렸다. 하천에 맑은 물이 흘러야 한다는 것은 모든 동식물의 생존조건이다. 자연하천은 스스로 정화작용을 함으로써 적정한 수질을 회복해 항상 깨끗함을 유지하고, 그 물을 바탕으로 동식물과 인간 생활을 이끌어 가는 주체가 되어 왔다. 그러나 하천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오염되기 시작했다. 


오염은 가정의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농축산폐수, 농약, 비료 등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유기물이나 중금속, 선박에서 유출된 기름, 산성비, 독성물질 등에 의해서 일어나는데 이 중에서도 수질오염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정의 생활하수다.


태화강변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시꺼멓게 썩은 폐수가 하천으로 그냥 흘러 들어가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지난주에는 망성교 아래서 여러 가족이 모닥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보았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선바위교 밑에서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는 사람들을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추운 겨울철에 강변에 텐트를 치고 불을 피우고 음식을 해 먹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어 버렸다. 더군다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취사를 금한다는 플래카드가 버젓이 걸려있는 곳에 누군가 보란 듯이 쓰레기를 버려 놓기까지 했다. 

 


누군가는 중장비를 이용해 강바닥을 파서 웅덩이를 만들고 커다란 파이프를 댄 다음 물탱크차를 이용해 물을 퍼 간다. 이렇게 대놓고 하천수를 퍼가기 시작한 지 몇 년이 되어가도 누구 한 사람 뭐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울주군의 어느 하천변 희귀식물 자생지는 폐타이어를 비롯한 온갖 쓰레기로 뒤덮여가고 누군가는 하천부지를 슬며시 조금씩 매립해 들어와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천 건너편 축사도 나날이 규모가 커지고 있다. 


환경오염이 심하다고 누구나 말을 한다. 하지만 환경오염을 누가 시키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침묵한다. 아무리 코로나로 인해 갈 곳이 없다고는 하지만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해도 되고 남은 하면 안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거나 아니면 자기가 하는 행동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일 것이다. 

 


얼마 전 태화강 하구 지역의 오염이 심해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계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 몇몇 지천을 포함한 하구 지역은 물이 썩어 시커멓게 변하고 악취가 난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강에 오·폐수를 흘려보내는 것은 단순히 몇몇 사람의 양심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생명에 관계된 심각한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2000년대 초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죽음의 강에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강으로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하천으로 오·폐수를 흘려보내고 불을 피우고 쓰레기를 버리는 등 하천을 오염시키면 그 영향은 하천에서 끝나지 않는다. 강은 흘러 결국 바다에 이르기 때문이다. 산과 계곡의 오염은 비나 바람에 의해 하천으로 흘러들고 하천의 오염은 결국에는 해양오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011년 새해에는 시민들이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환경문제를 직시하기 바란다.


박다현 울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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