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365> 미술치료와 치매예방

이태우 현대예술심리재활센터 이사장, 20년차 치매예방활동가 / 기사승인 : 2022-05-03 0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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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아기는 젖 빨기, 눈 뜨고 감기, 숨쉬기, 울기 등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근육 사용 능력만 지닌다. 이후 머리에서 발끝으로, 몸 가운데 쪽에서 바깥쪽으로 근육이 발달한다. 목, 팔, 다리 등은 대(大)근육이라 하고, 눈, 손 등은 소(小)근육이라 한다. 쉽게 말해 움직이는 데 필요한 근육이 대근육이고, 섬세한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근육이 소근육이다. 유아가 발달해가는 과정이 이렇다면 노화해가는 과정은 반대다. 발끝에서 머리 쪽으로, 몸 바깥쪽에서 몸 가운데 쪽으로 굳어간다. 다시 말해 소근육에서 대근육으로 노화해가는 것이다.


펜필드의 호문쿨루스에서 봤듯이 뇌는 손과 가장 관련이 높다. 손은 소근육에 해당한다. 질병이나 사고 등에 따른 뇌 기능 상실로 인한 치매는 막을 수 없지만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서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퇴화하는 것은 소근육 자극에 의해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통합예술치료다. 2010년대를 전후로 통합예술치료가 의료계에서 치료를 위해 병행되기 시작했다. 통합예술치료의 과학적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게 임상적으로 증명됐고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합예술치료에서 선두에 섰던 분야가 미술치료다. 내담자는 미술활동을 통해 심리상태를 표현하고 이를 통해 감정의 정화와 함께 자기효능감을 느낀다. 상담사는 내담자의 미술활동 결과물을 통해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평상 상태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동은 표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술활동이 심리와 정서 상태를 분석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정된 활동반경을 갖거나 학습능력이 저하된 노인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1940년대 이전에 출생한 노인들은 교육과 생활에서 소외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색연필 사용법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만다라나 학습지와 연필이나 색연필을 받았을 때 처음 경험하거나 익숙하지 않아서 무엇을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경우도 많다. 학력이 높은 중장년층들도 예술활동을 하지 않았거나 경험이 부족한 경우엔 마찬가지다. 피상적인 언어와 관습적인 태도로 사회생활에만 익숙할 뿐 본연의 자기 모습을 표현하거나 상대를 이해하기 힘들다. 이럴 때 미술치료가 상당히 효과적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가 돼서야 예술치료에 대해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그 역사가 50년 더 빠르다. 1990년대 초반에 예술치료 관련 학회들이 설립되기 시작했고, 필자도 당시에 설립된 한국예술치료학회의 초창기 회원이다.


미술치료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이론적 근거로 하는 정신분석적 미술치료, 건강한 심리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인간 중심 미술치료, 행동치료 기법을 미술치료에 적용시키는 행동주의적 미술치료, 통합과 경험을 중시하는 게슈탈트 미술치료, 개인의 문제를 가족을 통해 접근하는 가족 미술치료, 집단의 상호작용을 통해 관계 형성과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집단 미술치료 등이 있다.


미술치료의 방법에는 특정 주제나 지시를 제시하는 지시적 방법과 자유연상 방법을 활용하는 비지시적 방법이 있다. 미술 활동이 익숙하지 않은 내담자에게는 지시적 방법이 적절하고, 비지시적 방법은 미술 활동에 있어 유연성을 지닌 내담자에게 적합하다. 상담사는 심층적인 이론적 토대를 습득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분석의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한때 의료계에서 미술치료가 비과학적 방법이라고 폄훼한 적도 있었다. 병원에 가면 문진을 통해 수많은 경우의 수에서 원인을 추정해 진단한 후 처방하지만, 진단과 처방이 잘못된 경우 다른 방법을 반복하기도 한다. 예컨대 배가 아픈 경우 무엇을 먹었느냐, 임신 가능성이 있느냐, 병에 대한 가족력이 있느냐 등의 문진으로 원인을 찾듯이 미술치료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경우 이런 원인 또는 저런 원인이 있었다는 축적된 자료와 분석 내용으로 원인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과정을 거친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듯이 늙어가면서 뇌도 노화하고 기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것을 우리는 막을 수 없다. 다만 최대한 늦추려는 시도는 해볼 수 있다. 뇌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소근육의 활용을 통해 뇌 건강을 유지함으로써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이번 호의 학습 자료는 인지기능을 위한 미술치료 자료다. 위의 왼쪽 칸에 그림이 하나 있고, 오른쪽 칸에도 다른 그림이 하나 있다. 아래 있는 여러 그림과 글씨 가운데 각각 관련 있는 것을 빈칸에 똑같이 그려 넣은 뒤 색칠하면 된다. 이와 함께 비용이 들지 않고 쉽지만 치매예방을 위한 강한 의지가 필요한 손뼉 치기도 매일 실행하길 바란다.

 


이태우 현대예술심리재활센터 이사장, 20년차 치매예방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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