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독감백신의 안전성 논란에 관해

신무철 신내과의원 원장 내과전문의 / 기사승인 : 2020-11-25 00: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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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들여다보기

나는 개인 의원을 운영하는 내과 의사다. 올해 독감백신과 관련한 난리를 현장에서 접하면서 느꼈던 문제점들과 앞으로의 해결 방향에 대해 개원 의사로서 의견을 몇 자 적어본다.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보건당국에서는 올해 독감에 걸릴 경우 코로나와 감별이 어렵고 동시 감염 등의 문제가 있어 독감에 대한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국가 예방접종에서도 62세 이상과 청소년까지 무료접종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국가 접종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백신 운송과정에서 상온 노출이라는 문제가 발생해서 접종이 연기되고 무료 국가 접종 백신을 꺼리는 일부 국민들은 유료 백신을 찾아 나서고 유료 백신은 수일 만에 동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노인 대상 국가 접종이 시작되고 2~3일간은 정신없이 접종 대상자들이 몰렸고 그러던 중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들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사망을 시작으로 매일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국민들은 공포에 휩싸이고 일선에서 접종을 시행하는 의사로서도 접종을 계속 진행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전문가 단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서 주무 관청인 질병관리청은 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접종을 지속한다고 했으나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일주일간 접종을 잠정 유보한다고 발표했다. 백신 관련 사망 이슈는 고등학생의 사망이 ‘백신과 연관 없음’으로 결론이 나고 이후 언론에서 자극적인 보도가 사라지면서 점차 감소했다. 국민들은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접종 여부를 선택했고 점차로 접종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이런 사태를 겪으면서 갖게 된 궁금증과 문제점을 몇 가지 생각해 본다.

올해 독감 백신은 문제가 있는가?

첫째, 백신의 상온 노출 문제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는 있어도 인체에 유해한 반응은 없을 것이라 했고 질병관리청의 조사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경험이 없는 운반업체를 선정해 이런 문제를 초래하게 된 업체 선정 방식과 과정을 재검토해 앞으로는 이 같은 후진국적인 문제는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둘째로 백신 접종 후 사망에 대한 문제를 보면, 11월 14일 공식 발표에서 사망신고는 104명이며 이 중 103명은 인과성이 낮고 1명은 조사 중이라고 했다. 이런 결과에도 불안감을 느끼고 발표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지만 의사로서 경험과 지식으로 판단컨대 올해 백신이 사망과 연관된 증거는 아직 없다는 정부의 발표는 믿을 만하다고 본다.

언론과 전문가 단체의 반응은 적절한가?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건은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건강한 학생이 주사 맞고 죽었다는 것은 아주 자극적이고 그만큼 백신의 위험성을 강렬하게 부각했다. 이 사건 이후로 매일매일 접종 후 사망자가 10명, 20명, 50명 이런 식으로 늘어난다고 보도됐고 의사인 나를 포함한 대다수 국민들이 ‘백신을 맞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차분하게 인과관계를 따지기보다는 ‘주사 맞고 죽었다’는 자극적인 멘트로 순식간에 일반인뿐 아니라 의사들도 혼돈으로 몰고 갔다. 코로나로 민감해져 있는 시기에 백신 운반 과정에서 문제도 있었기에 언론이 백신 안전성에 관해 관심을 갖고 모니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인과관계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 없이 사망이라는 자극적인 사실만을 강조해 보도한 것은 국민 건강이라는 공익을 우선시해야 할 언론의 본모습은 아니라고 본다. 이후 매일 사망자를 보고하는 식의 언론 보도는 줄어들고 사람들도 안정을 찾고 득실을 차분히 생각하게 되면서 접종률이 다시 증가했다.
전문가 단체의 반응도 아쉽다. 대한의사협회는 질병관리청과 긴밀히 의논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함에도 언론 보도에 흔들리면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일주일간 접종을 유보하라고 권고한 것은 주된 전문가 단체로서는 적절치 못한 판단이었다고 본다.

다양한 백신 가격

안전성과는 별도로 천차만별의 백신 가격도 문제다. 전국적으로 각 병원에서 만 원대부터 6만 원까지 받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울산은 2만 원~4만 원이 대부분인 것 같다) 싼 가격의 백신을 맞기 위해 멀리 떨어진 의료기관을 찾아가서 장시간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광경은 매년 쉽게 볼 수 있다. 다수의 국민이 매년 접종하는 독감 백신은 보험 재정으로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 국민이 부담하는 비용은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일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코로나 백신이 나올 것이고 다시 한 번 안전성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정부에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누가 접종을 받겠는가. 정부는 비용을 우선시하지 말고 적정가격에 우수한 약제와 공급업체를 선정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고, 언론과 전문가 단체 또한 일시적인 현상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국민 건강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신중히 비판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신무철 신내과의원 원장,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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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철  신내과의원 원장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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