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많은 사람들은 ‘남의 살‘을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할까요?

이영미 채식평화연대 대표 / 기사승인 : 2020-09-23 0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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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밥상

오곡백과가 풍성한 가을이 왔습니다. 일 년 중에 가장 먹을 것이 풍성한 계절입니다. 며칠 뒤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한가위 추석입니다. 정부에서는 코로나19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서 명절 귀향과 성묘를 자제해달라고 밝히지만 그래도 마음이 설레는 명절이 다가왔습니다. 먼 거리로 사람들의 이동은 예년에 비해 많지 않겠지만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려고 준비하는 분들이 많으시겠죠. 어떤 음식들을 준비하시나요? 어떤 기준으로 음식을 준비하시나요? 


어느 분이 텔레비전을 보다가 어이가 없으면서 힘이 빠지는 상황을 보고 단톡방에 하소연했습니다. 각종 장아찌 반찬과 채소 반찬으로 차려진 상을 보고 여자가수들이 풀때기만 차렸냐고 불만을 표출하면서 너무 건강식 아니냐고 화를 냈대요. 그때 음식을 차려낸 남자가수가 그래서 ‘남의 살’을 준비했다고 말하니 손님들이 막 좋아하는데 역시나 그 ‘남의 살’은 육고기였대요. 어떤 프로그램에선 선물로 한우 세트를 주면서 ‘사계절 우리 민족의 보양식 한우’라고 소개했대요. 그러면 수십 명의 패널들이 막 부러워하고요.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대에 텔레비전에서는 온갖 맛집 탐방, 늦은 시간의 과한 먹방 채널, 광고들이 ‘남의 살’ 소비를 촉진시킵니다. 채식인이 아니더라고 너무 자극적이고 단순한 욕구에 치우쳐 있는 프로그램과 광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즐거이 맛있게 먹는 음식들이 내게 오기까지 과정을 모든 사람들이 안다면, 그래도 ’남의 살‘을 최고의 음식이라고 생각할까요?

 

 


산과 들과 바다에 나는 식물성 먹을거리가 아무리 많아도 명절상에, 잔칫상에, 손님상에 ‘남의 살’이 빠지면 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왜 필연적으로 다른 동물을 죽여서, 피비린내 나는 과정을 거쳐야만 먹을 수 있는 ‘남의 살’을 먹는 것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럽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윤리적 소비, 생명 살림을 이야기하는 친환경소비자생활협동조합들에서 우리 땅에서 나는 귀한 것들을 먹여서 키운 소 돼지 닭에게서 나온 ‘남의 살(고기)’들을 안전한 먹을거리로 광고하고, 사랑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수많은 종교단체에서 식탁 위에 오르는 동물성 음식의 재료인 동물에 대해서는 사랑과 평화를 거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제역, 조류독감, 광우병, 돼지열병이 유행할 때 불안해하면서도, 살처분되는 가축들을 불쌍해하면서도 곧 ‘남의 살’인 고기를 먹습니다. 좀 더 나은 고기, 좀 더 안전한 고기를 찾아서… 사실 구제역, 조류독감, 광우병, 돼지열병 등은 ‘남의 살’을 찾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동물들을 학대해 키우는 과정에서 생긴 병들이며, 코로나19바이러스도 사람들이 ‘남의 살’을 찾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옮겨진 것입니다.


먹을 것이 풍족해도 ‘남의 살’을 꼭 먹어야 할까요? 피비린내로 얻어진 ‘남의 살’을 꼭 먹어야 건강해질까요? 자본주의사회에서 잘못 알려진 영양학을 맹신하지 않고 정의, 평등, 평화, 사랑 등 우리가 추구하는 세상을 생각하면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바이러스덕분에 ‘남의 살’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성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화밥상>
감자짜글이

(추석에 고기요리대신 얼큰하게 드셔보세요, 요리 레시피와 사진은 채식평화연대 홍경화 님 제공.
 


♧재료: 감자, 단호박, 양파, 비욘드 미트, 대파, 청양고추, 채수
♧양념장: 고추장:고추가루:된장=3:1:0.5
집간장+양조간장(1스푼씩 넣었어요). 설탕 조금(단호박이 들어가서 생략). 채미료(선택)
♧방법:
1.감자, 단호박, 양파를 먹기 좋게 썬다.
2.비욘드 미트를 뜨거운 물에 헹구어 으깬다.
3. 1과 2를 뚝배기에 담고 채수를 재료가 잠길듯 부어 센 불에 끓인다. 자작하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4. 분량의 양녕장을 넣고 같이 끓인다.
5. 마지막에 대파와 고추를 넣어 준다.
너무 맛있을까봐 마늘은 넣지 않았어요.

이영미 채식평화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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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채식평화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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