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평] <유 퀴즈 온더 블럭>에서 윤여정이 전해 준 연기 인생 52년 - 윤여정이 출연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도 호평

배문석 / 기사승인 : 2022-03-29 0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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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 146회의 마지막 초대 손님은 윤여정이었다. tvN은 방송 전 홍보영상에 ‘윤며든다’는 표현을 썼는데, 말 그대로 윤여정에게 스며들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윤여정의 연기 경력은 52년. 태어난 해가 1947년이니 우리 나이로 고희를 훌쩍 넘긴 노장이다. 그럼에도 연기뿐 아니라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 매우 친숙한 배우라고 할 수 있다. 출연한 드라마 수가 100편이 넘고, 영화는 33편이나 된다.

 


더구나 영화 <미나리>로 2021년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한 뒤 윤여정에 대한 조명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게 충분히 알려진 그녀였지만, ‘유퀴즈’에서 전해준 이야기들은 또 한 번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윤여정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애플TV에서 새롭게 공개하는 드라마 <파친코> 홍보였다. 대놓고 말해도 전혀 거리낄 게 없었다. 오히려 제작진이 준비한 질문과 흐름이 온통 그녀의 삶을 온전히 더듬는 것이라 큰 공감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감은 자연스럽게 드라마 <파친코>에서 담아낼 우리 근현대사와 연결됐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주인공 선자가 일본에 정착한 뒤 시작되는 재일교포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윤여정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자신이 어릴 적 겪은 증조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전해줬다.

 


​영화 <미나리> 후일담에서 윤여정은 한국전쟁 직후 어려운 시절, 후손들을 위해 희생했던 본인의 증조할머니를 여러 번 언급했다. 어릴 때는 무척 싫었지만 나이 들어 가장 후회하는 일로 꼽는다. 할머니의 웃는 모습이 하나도 기억에 없는 것에 더 죄송함을 전했다.

 


<빠친코>의 주인공 선자는 윤여정의 증조할머니와 같은 세대 사람이다. 자신이 그 삶을 연기하게 됐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미국 생활 9년과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단역부터 시작한 생계형 연기도 담담하게 회상했다. 잘살고 있나 돌아볼 여력도 없을 만큼 힘들었던 순간을 겪으면서 지금의 연기 인생이 가능했다.

 


젊은이들이 자신을 롤모델로 삼는다는 말에 유쾌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침에는 ‘관용’과 ‘나이스’를 다짐하며 일터에 나와도, 결국 인내심이 부족해 화를 내고 밤에 또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겉치레 없는 그녀의 진솔함이 더 멋져 보인 순간이다.

 


윤여정의 이야기에 스며들다 보면 계속 좋은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길 바라게 된다. 그녀가 주인공을 맡은 <파친코>도 시즌 4까지 온전하게 이어지길 희망한다. 그래야 ‘선자’ 연기도 최고가 될 것 아닌가. 다행스럽게도 시사회를 시작으로 공개된 초반부터 좋은 평이 계속 들려온다.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윤며들’ 시간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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