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움직이는 힘, 내면의 심리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기사승인 : 2020-09-23 00: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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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보기

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의 주제는 자신의 부모님에 관한 것이었다. 자신의 가정을 이루고 선생님의 딸은 결혼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마음속에는 친정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가득했다(이것을 심리학적 용어로는 미해결 과제라고 칭한다).


선생님의 어머니는 5남매가 있는 부잣집의 첫째였다. 어머니는 부유한 환경 속에서 남 부러울 것 없이 자랐다. 하지만 동생이 생기면서 선생님의 어머니는 박탈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원망과 분노를 느끼게 됐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한 남자를 알게 됐고, 혼전 임신으로 원래 집을 떠나 가정을 이루게 됐다.


선생님의 아버지는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다. 그는 선생님의 어머니를 사랑했지만 문제는 홀어머니에게 있었다. 홀어머니에게 아들은 심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남편 같은 존재였다. 아들이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가정을 이뤘지만 자신의 아들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며느리를 미워하고 질투하며 아들을 계속 자신의 소유로 하고 싶어 했다. 


부유하고 남 부러울 것 없었던 선생님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동생들에게 빼앗겼던 부모님의 존재 즉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에 대한 박탈감을 결혼 후 남편에게서 다시 느끼게 되면서 상처가 되살아났다. 그 상처 때문에 홀어머니인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미움을 갖게 됐다. 선생님에게도 남편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자신이 딸을 사랑하고 보살펴주기보다 딸이 자신을 사랑해주길 기대하고 행동했다.


선생님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어머니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딸로서 사랑과 보살핌을 받는 존재가 아닌 부모와 아이가 바뀐 존재가 돼버렸다. 엄마를 사랑하고 보살피는 존재의 역할을 하게 된 선생님은 부모의 사랑을 박탈당한 채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성인 시절을 보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낸 선생님은 한 남자를 만나 자신의 가정을 이뤘다. 그런데 남편은 자신에게 사랑과 보살핌을 요구하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자신이 남편에게 사랑과 보살핌을 줘야 하는 상황이 재현된 것이다. 


심리를 공부하고 상담 받은 후 선생님은 자신이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 박탈당했음을 알게 됐다. 자신이 사랑과 보살핌을 주기만 했던 존재임을 알게 됐다. 그 뒤로 부모님에게 자신은 어떤 존재였는지 찾아가고 있다.


이렇게 심리는 내가 누군가를 선택하는 여러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사랑과 보살핌을 받기보다 주기만 했던 사람은 자신의 배우자와 아이들에게도 주는 역할에 익숙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그런 역할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자신에게 익숙한 사람을 선택하게 되고 또 그렇게 살아가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것이 바로 내면의 심리다. 이러한 내면의 심리는 나에게 익숙하고, 나도 모르게 지금까지 내가 했던 것들을 찾아가는 힘이고, 어린 시절 자신의 삶을 극복하고 나아가게 하기보다 되풀이하게 한다.


이렇게 우리가 움직이고 무언가를 선택함에 있어서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 내면의 심리다. 내면의 심리는 어린 시절 내가 했던 역할(선생님의 경우 보살핌과 사랑을 주는 역할)과 받았던 정서적인 느낌(선생님의 경우에는 박탈감)에서 형성되며 일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과 느낌을 갖기 위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 


나도 모를 수 있는 지금까지의 내 역할과 느낌을 알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에 대한 생각과 내가 했던 행동과 느낌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 그것을 통해서만 과거의 내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 수 있는 방향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의 행동과 생각, 느낌을 성찰해야 하며, 과거에 나를 움직이던 내면의 심리에서 벗어나 나를 움직이는 새로운 힘을 찾아야 한다. 상담과 심리치료는 자신을 움직이는 내면의 힘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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