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로 떠오른 해상풍력 발전단지, ‘일석이조’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2 00: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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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해상풍력

각국의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재생에너지 개발은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 그중에서도 바닷바람을 이용한 해상풍력발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일본 등의 섬나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적극 개발에 나서고 있고, 미국 또한 2016년 완공된 블록섬 풍력발전단지를 시작으로 해상풍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우리나라 또한 2030년까지 12GW 규모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하며 해상풍력을 그린뉴딜의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각 나라가 바닷바람 개발에 열을 올리는 요즘,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날개 길이가 크게는 100m도 넘어가는 거대한 해상풍력발전기. 혹여나 바닷가의 미관을 해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독일 해상풍력 에너지재단이 발행한 보고서 <해상풍력 에너지가 관광업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해상풍력 발전단지 설립이 관광업계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게다가 우려와는 반대로 도리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다. 덴마크의 연안도시 니스테드(Nysted)의 경우에는 배들이 해상풍력 발전단지 안쪽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서, 발전단지 설립 이후 항구를 방문하는 돛단배의 수가 오히려 늘었다. 또한 로드 아일랜드 주립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최초의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블록섬 풍력발전단지는 준공 이후 주변 숙박 시설의 여름 시즌 야간 예약 건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역 관광 수입에 도움이 되고 있다.

바람 타고 해상풍력 발전기 안쪽까지-덴마크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단지

덴마크의 대표적인 해상풍력 발전단지 중 하나인 미델그룬덴(Middelgrunden) 해상풍력단지 또한 관광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람개비 모양의 풍력발전기 20기가 힘차게 돌아가는 40MW 규모의 미델그룬덴 풍력단지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앞 3.5km 해상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풍력발전단지는 또한 8500명의 주민이 참여한 협동조합이 지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이익공유 모델로도 유명하다. 2001년 준공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코펜하겐 정부와 발전사는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다. 실제로 발전기의 개수와 배치 모양에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 덴마크 미델그룬덴 해상풍력 발전단지. 출처: Peace Boat

미델그룬덴 풍력단지가 모범적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매년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200만 명에 달한다. 실제로 미델그룬덴 발전협동조합은 재생에너지 개발 성공사례를 홍보하고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풍력발전단지 관광 상품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보트를 타고 해상풍력단지 내부로 들어가 발전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고, 미델그룬덴 프로젝트의 성공 스토리뿐만 아니라 발전단지의 유지·보수 현황, 지분 보유와 주민 이익공유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들을 수 있는 투어 코스는 약 3000크로네, 우리 돈으로 약 54만 원 정도다.

선장님이 들려주는 해상풍력 이야기-영국 램피온 해상풍력단지

강력한 탄소 저감 정책을 펴고 있는 영국 또한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남동부 브라이튼(Brighton)시의 해안에서 약 15km 떨어진 바다 위에 건설된 램피온(Rampion) 해상풍력단지는 140m 높이의 풍력터빈 116기로 이루어진 400M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다. 영국에 설치된 해상풍력단지 가운데 일곱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램피온 해상풍력단지는 2018년 가동을 시작해 인근 지역 약 35만 가구에 깨끗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 영국 램피온 해상풍력 발전단지. 출처: Visual Air

브라이튼은 영국 국민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에게까지 명성이 높은 영국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이기도 하다. 도시를 찾아준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한 해상풍력단지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5~20인승 전동 보트에 올라타 두세 시간에 걸쳐 램피온 해상풍력단지를 둘러보는 이 코스는 1인당 35파운드(약 5만2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가 높다.


보트를 운전하는 선장들은 브라이튼 지역 주민으로서,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배를 활용해 투어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풍력발전에 대한 교육을 받은 후 관광객들에게 재미있게 설명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보트 한 대당 일주일 평균 100에서 150명의 손님들을 태운다고 한다. 어업이나 낚시 투어 등에 종사하던 주민들은 관광 코스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고, 관광객들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고 돌아가니 일석이조다.
 

▲ 영국 램피온 해상풍력단지 페리 투어. 출처: Rampion Offshore Wind Farm

해상풍력 전시를 통해 넓히는 에너지 안목-영국 스크로비 샌즈 해상풍력단지

배를 타고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구경하는 것 외에도 또 다른 방식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끄는 곳이 있다. 바로 영국 동부 노퍽주에 있는 스크로비 샌즈(Scroby Sands) 해상풍력단지다. 영국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단지 중 하나인 스크로비 샌즈 풍력발전단지는 매년 7만5000톤 정도의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고 있다. 총 발전용량은 60MW로, 2MW급 풍력터빈 30기가 바닷바람으로부터 깨끗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그레이트야머스(Great Yarmouth)시 해안가에서 2.5km 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다.

 

▲ 영국 스크로비 샌즈 해상풍력단지 관광 안내소. 출처: Tripadvisor

스크로비 샌즈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지역 주민들에게 청정에너지를 공급할 뿐 아니라 매년 약 3만5000명의 방문객이 찾는 주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이곳의 비밀은 바로 관광 안내소에 있다. 단지를 건설한 에너지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스크로비 샌즈 관광 안내소는 젊은 세대들의 신재생에너지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내소를 방문하는 전 세계의 남녀노소 관광객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쌍방향 전시 프로그램과 액티비티를 통해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물론, 재생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효율에 관한 지식까지 얻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추진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들 또한 지역 관광업과의 적극적인 연계를 표방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탐라해상풍력단지의 경우에는 발전 수익의 일부를 지역 발전기금에 환원하고 있다. 이 발전기금을 통해 조성된 리조트와 체험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고,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 제주 탐라해상풍력 발전단지. 출처: 한국남동발전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가 촉발한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해 에너지 전환을 실현하려면 지역 주민과의 상생이 중요하다. 여기에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관광 자원화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탐라해상풍력단지를 시작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 이 기사는 울산저널 네이버 포스트 ‘게임체인저 해상풍력’에도 실려 있습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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