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노동자의 건강증진과 산업보건 사각지대 해소” 울산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08-16 22: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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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울산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 고정은 사무국장, 김양호 센터장, 손승욱 부센터장 ⓒ김선유 기자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울산지역 취약노동자 노동능력 향상과 지속적인 건강증진을 위해 힘쓸 ‘울산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가 문을 열었다.

 

6월 1일 개소한 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는 울산광역시 취약노동자 건강증진 조례를 근거로 설치됐다.

 

현재 센터는 (사)울산시민건강연구원이 위탁 운영 중이다. 센터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지역보건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취약노동자를 위한 건강증진 기본계획 수립 ▲지역사회의 공공 및 민간 자원 간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한 건강증진 지원활동 등을 추진한다.

 

산업안전보건 강조의 달인 7월 본격 사업을 시작한 센터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환경미화노동자와 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건강증진 활동을 진행했다.

 

울산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의 김양호 센터장(울산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은 의사 생활 40년째로 2019년 12월 개원한 울산시민건강연구원의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안전보건에 취약한 노동자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칠 김양호 센터장을 만났다.  

 

▲ 6~7월, 취약노동자건강증진 지원사업 ‘발달장애노동자 자가관리 프로그램’


Q. 울산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 설립 과정은?
지난해 12월 15일 울산광역시의회에서 ‘울산광역시 취약노동자 건강증진 조례’가 통과됐다. 이 조례에 근거해 ‘울산광역시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가 6월 1일 문을 열었다.

 

현재 센터는 울산시민건강연구원이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1981년부터 40년째 의사 일을 하고 있다.

 

▲ 7월, 참여형작업환경개선사업(PAOT) ‘소규모사업장 참여형작업환경개선사업 워크샵’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서 노동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일을 해왔다. 진료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산업보건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자발적인 민간보건자원 참여 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 12월 12일 비영리사단법인 울산시민건강연구원을 개원하면서 이사장을 맡게 됐다.

 

그동안 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중심이 돼 지역의 자원봉사자 등 민간보건자원이 힘을 모았다. 근로자건강센터와 보건소 등 공적보건자원과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면서 2014년부터 지난 7년간 울산지역의 취약노동자 건강증진사업을 한 걸음 한 걸음 발전시켜왔다.

 

이런 민간 주도형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내오긴 했지만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지자체에서 취약노동자 건강증진사업을 추진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취약노동자 건강증진 기본계획을 세우고, 이와 관련된 공공 및 민간보건자원 네트워크를 구성, 확장해야만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커졌다.

 

우리는 울산시와 시의회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고 컨트롤타워가 돼줄 것을 제안했다. 이런 움직임에 울산시와 시의회에서 화답하고 손을 내밀어 줬다.

 

지난해 울산광역시 취약노동자 건강증진 조례가 제정되면서 이 조례에 근거해 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가 설립된 것이다. 

 

▲ 8월, 참여형작업환경개선사업(PAOT) ‘학교급식소 참여형작업환경개선사업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


Q. 센터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센터장(비상근)과 부센터장, 사무국장 및 2명의 팀장 등 모두 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증진센터가 직접 서비스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고 건강증진센터는 컨트롤타워로서 구심점 역할을 한다.

 

지역사회의 관련 공공단체 및 민관기관의 고유 기능과 인력을 연계 협력해 일하는 것이므로 함께 움직이는 조직과 인력은 매우 방대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북구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다. 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해 남구청과 가까운 건물 2층을 임대해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사무실을 옮겨갈 예정이다. 센터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하지만 센터는 취약노동자들을 위한 기관이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일한다.

 

취약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고려하고 형편에 맞춰 경우에 따라 밤까지 일할 때도 있고 주말에 일할 때도 있다.

 

▲ 7월, 취약노동자건강증진 지원사업 ‘배달노동자 근골격계 통증 테이핑 관리’

Q. 센터의 목표는?
먼저 취약노동자를 위한 건강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지역사회의 공공 및 민간보건자원(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간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취약노동자의 건강증진 지원활동을 하는 것이다.

 

센터는 취약노동자들의 노동능력을 증진시키고 뇌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보급해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작업환경개선이 중요하다. 참여형 작업환경개선 프로그램을 보급해 노동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선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활동을 추진한다. 울산에서 모범사례를 만들고 전국에 보급해 취약노동자들이 건강한 노동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센터의 목표다.  

 

▲ 7월, 울산취약노동자건강증진센터 내부 역량 강화 워크샵


Q. 노동자들의 작업조건과 건강과의 상관관계는?
노동자들의 건강은 작업조건이나 작업환경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직접적인 영향도 있지만 부분·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직접적인 영향은 유해화학물질 중독, 소음에 의한 난청증상, 분진으로 인한 진폐(폐에 분진이 침착해 폐 세포에 염증과 섬유화가 일어난 상태) 등이다.

 

현재 직접적인 영향으로 인한 직업병은 작업환경개선 때문에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최근 들어 대표적인 문제로 떠오른 것이 작업관련성질환이다.

 

작업조건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능력 및 신체조건, 소득수준과 고용형태, 주거환경, 생활습관, 심리적인 스트레스 등이 작업관련성질환에 기여하는 요인이 된다.

 

건강 유지에는 직업의 안정성, 산업보건 또는 일차보건의료의 접근성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취약노동자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뇌심혈관질환과 반복노동에 따른 근골격계질환이다.

 

우리 센터는 이런 점을 고려해 취약노동자들에게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하고 노동자들이 하는 일에 맞춰 올바른 작업자세와 작업동작을 가르쳐준다. 스트레칭과 근력강화운동을 가르쳐줌으로써 노동수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Q. 현재 울산 취약노동자 현황은?
취약노동자란 경제적인 측면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의 측면에서 취약한 노동자라는 의미로 50인 미만 특히 5인 미만 등 영세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파트타임, 파견, 일용직 등 고용형태가 취약한 비정규직 노동자, 1인 영세자영업자,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실직자 등을 말한다.

 

 

2018년 통계청 자료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울산시 경제활동인구 59만8000명 중 44% 정도의 규모로 나타났다.

 

초기에 산업안전보건법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금은 노동시장과 고용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혜택을 못 받는 노동자들이 늘어났다.

 

우리는 산업안전보건 측면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취약노동자로 보고 이들의 건강을 위한 지원활동을 한다.

Q. 전국에 취약노동자들을 위한 기관이나 단체는 얼마나 있나?
취약노동자의 노동능력을 유지,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나 단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공적보건자원과 민간보건자원이 네트워크를 구성한 지역은 울산이 유일하다. 사업목적과 내용은 울산형과 많이 다르지만 경기도에서는 공공의료원 안에 직접 건강증진센터를 만들고 인력을 채용해 취약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경상남도에서도 지자체에서 직접 건강증진센터를 설립해 기능의 일부를 공공의료기관에 위탁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Q. 취약노동자 건강증진을 위해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취약노동자의 노동능력 유지증진을 위해 건강증진센터에서는 두 가지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는 자가건강관리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참여형 작업환경개선 퍼실리테이터 양성 프로그램이다.

 

노동능력 유지증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건강문제가 뇌졸중 심근경색증과 같은 뇌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이다. 이들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취약노동자들에게 자가건강관리기법을 보급한다.

 

건강증진센터에서는 이를 위해 우선 노동자들의 작업 유형에 따른 맞춤형 자가건강관리기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건강상담에 참여하는 의사들을 교육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취약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환경을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동자들의 참여와 경험을 공유하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작업환경 개선 아이디어를 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참여형 작업환경 개선활동이라고 하는데 이 활동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참여형 작업환경 개선활동 퍼실리테이터(코디네이터)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 취약노동자들을 위한 상담도 진행 중이다. 상담 또한 노동능력 유지증진과 관련된 내용으로 진행하고 있다.

Q. 앞으로 계획은?
센터의 설립 목적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지역보건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노동자들을 돕는 것이다. 평소 건강관리를 못하는 취약노동자에게 자가건강관리기법을 가르쳐줌으로써 노동능력을 유지해 보다 오래 산업현장에 머무를 수 있게 한다.

 

다방면의 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한다. 우리 주위에는 생각보다 취약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앞으로 센터는 보다 많은 활동을 통해 필요한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작업형태에 따라 그에 맞는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건강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자가건강관리기법 보급에 힘쓴다. 간혹 산재로 인한 문의도 들어오는데 정확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나 근로자건강센터로 안내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울산시 전체의 관점에서도 건강한 노동력이 확보돼야 지속발전이 가능하다. 우리는 취약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노동활동과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활동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취약노동자들의 건강증진 활성화를 위해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자발적인 민간보건자원의 많은 참여가 이어지길 바란다. 센터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

 

자신이 취약노동자에 해당된다고 생각되면 주저하지 말고 언제든지 찾아와 상담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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