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때

서민태 울산저널 대표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0-09-23 0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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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한 국가의 외교정책이 특정 강대국에 예속되면 강대국에게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반대로 피해를 입을지, 그렇다면 어떤 피해를 입을지 의문을 가져본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대한민국의 외교가 미국에 예속돼 있다는 건 대표적인 사례 세 가지만 봐도 알 수 있다. 


2018년, 우리 국민 모두가 숨죽여 지켜봤던 역사적인 남북 정상 합의가 이행되지 못한 것도 한미워킹그룹을 통한 미국의 압박 때문이다. 2016년 11월 일본과 맺은 지소미아도 1년 전인 2019년 일본의 수출통제와 연계해 협정 파기냐 연장이냐를 두고 국론이 분열될 때 미국은 우리에게 협정 연장을 종용했다. 그 결과 어정쩡하게 조건부 연장이라는 결정을 하게 됐다. 더 이상한 것은 올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쓰윽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군사 무기 구입이다. 5조 원이 소요되는 경항공모함, 핵잠수함, 사드 배치, 공중급유기 구입, 아이언 돔 계획 등이다. 대한민국은 북한은 물론 일본, 중국과도 가까워 항공모함도, 핵잠수함도, 공중급유기도, 사드 배치도 필요 없다. 아이언 돔도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주변 국가와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비경쟁만 촉발시킬 뿐이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국의 아시아 전략의 핵심이 눈에 보인다.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미국의 이런 전략을 앞장서서 도와주는 꼴이 돼 버린 셈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인도-호주-일본은 중국 봉쇄를 위한 일차적인 협력 국가이며 대한민국은 2차 협력국가일 뿐이다. 사실상 ‘졸’ 신세로 작년 지소미아 분쟁 때 미국이 보여준 태도가 증명한다. 대한민국에 스스럼없이 압박과 협박을 휘둘렀고 일본에게는 단 한 번의 종용도 없었다. 미국은 우리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꼴을 보지 못한다. 남북이 서로 대립하고 긴장이 고조될수록 미국-일본-한국 삼각구도와 북한-중국-러시아 삼각구도는 강화되며 이렇게 될 때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에 기대고 경제는 중국에 의존)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시작전지휘권도 없는 나라이고, 대부분 군사 무기는 미국 제품이다. 한미군사훈련도 자주적으로 거부하지 못하는 국가가 된 지 오래다. 경제는 일본과 미국의 수출입 금액보다 중국이 더 많이 차지한다. 이런 국제 정세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옳을까?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고민하는 것은 옳은 답이 아니다. 해방정국에서 이념 갈등으로 뼈아픈 고통을 받았던 것도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상대국으로부터 압박과 제재를 받을 것이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배치한 사드 때문에 중국이 대한민국에 경제 제재를 가했고 특히 롯데그룹이 큰 피해를 입었다. 우리가 그 전에 친중국 정책을 편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은 사례는 없었지만 차후 친중국 정책을 편다면 미국의 가공할 압박이 불 보듯 뻔하다. 


지금은 미국과 중국 어느 한 나라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는 등거리 외교가 절실한 때다. 외부적으로 등거리 외교를 펴면서 우리 내부의 힘을 모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힘을 모으고, 더 나아가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른 나라에 휘둘릴수록 남과 북의 긴장은 더 고조될 것이고 반대로 남북 사이가 좋을수록 다른 나라에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사이좋은 형제처럼 남과 북이 서로 도와간다면 감히 누구도 우리를 휘두르거나 이간질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라도 지난 2018년 남북 합의를 실천해야 한다. 미국과는 지나친 한미공조보다 이제는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미국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할 때 우리 민족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 믿는다. 


서민태 울산저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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