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과 업사이클로 만드는 녹색 일자리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11-04 00: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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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공동기획

[전문가 집담회] 자원순환 사회적경제

석유경제, 탄소경제, 자원수탈경제에서 저탄소 생태경제로 전환하는 것은 기후위기, 감염병 대유행 시대에 절박하고 시급한 시대적 과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0’(탄소중립, 넷제로)를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지역의 생태자원을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면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생태경제다. 폐기물의 양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자원순환산업은 생태경제의 핵심 분야다. ‘나무도시 울주’를 목표로 관련 산업 집적화를 추진하고 있는 울주군에서 자원순환 사회적경제 주체들을 클러스터로 묶는다면 그린순환경제라는 새로운 산업생태계 조성과 일자리 창출에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10월 29일 울주형 생태산업·사회적경제 기반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을 만들고 있는 노사발전재단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공론화 프로그램 네 번째 전문가 집담회가 ‘자원순환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열렸다.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박상재 울산자원순환사업협동조합 사무총장, 김희종 울산연구원 연구위원, 허은녕 울주군의회의원, 김성호 울주군 일자리정책과 팀장, 이인호 울주군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한새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이 의견을 나눴다. 노사발전재단 양재은 과장과 정우시 선임전문위원, 김경미 울주군수 정책비서, 김수환 산림일자리발전소 울산울주그루매니저, 김나원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담당도 자리에 함께했다.
 

▲ 앞줄 왼쪽부터 양재은 노사발전재단 과장, 허은녕 울주군의회의원,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박상재 울산자원순환사업협동조합 사무총장, 김희종 울산연구원 연구위원, 정우시 노사발전재단 선임전문위원, 뒷줄 왼쪽부터 한새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김경미 울주군수 정책비서, 이종호 기자, 김성호 울주군 일자리정책과 팀장, 이인호 울주군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김수환 산림일자리발전소 울산울주그루매니저, 김나원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담당. ⓒ김선유 기자

 


울주형 그린 일자리 모델로
신산업, 일자리 생태계 조성


울주군의 산림은 5만2314헥타르로 군 전체면적의 68.5퍼센트에 이른다. 임목축적량은 헥타르당 175㎥로 전국평균 154㎥/ha보다 21㎥가 많다. 울주군은 1974년 한독산림협력사업이 시작됐고, 산주협업체를 전국 250곳 이상 확대시킨 사유림협업경영의 발상지다. 헐벗었던 숲은 40~50년 된 나무들이 86%를 차지할 정도로 울창해졌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7개 봉우리가 낙동정맥을 따라 솟아 있는 영남알프스 산무리는 영남을 대표하는 산악관광지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울주군의 사회적경제 기업은 62개다. 2018년 울주군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2019년 울주군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2020~2023)을 수립하고 첫 번째 지역특화 모델로 산림자원 연계 사업 발굴·육성을 선정했다. 김성호 팀장은 올해 상생형 지역일자리(울주형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을 수립해 숲·사회적경제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신산업과 일자리 생태계를 조성하고, 1500개의 일자리와 사회적경제 조직 10개 이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인호 주무관은 울주군 자원순환 사회적기업들이 그린뉴딜 일자리 상생협약에 참여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기후위기와 일자리 문제에 대처하는 새로운 경제 주체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플라스틱 장난감과 교구를
친환경 국산 목제품으로


복합물질로 이뤄진 플라스틱 장난감은 재활용할 수 없어 대부분 폐기물로 처리된다. 울주군에 있는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은 망가진 장난감을 수리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장난감 순환 사업을 하고 있다. 직원은 정규직 14명을 포함해 44명이다. 어린이집 3만8000곳과 300만 가구에 고장 난 장난감을 수리해 되돌려주고,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700개 기관과 계약해 소독과 방역, 장난감 수리와 순환사업을 이어왔다. 한국보육진흥원과 협약해 전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수도권 장난감 순환사업도 진행한다. 장난감을 분해해 나오는 플라스틱을 원료화해 대체 제품을 생산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채진 대표는 아동 전문가 집단과 협업해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놀이기구를 일본이나 유럽처럼 나무 교구로 대체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플라스틱 범벅인 어린이 놀이터를 목재를 이용해 친환경적인 놀이터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교구와 장난감 시장은 큰 데 비해 경쟁력 있는 업체는 없는 실정이라며 울주군에 있는 목공 사회적기업들과 협업해 기존에 수리와 기부를 해온 아동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규모 있게 사업을 추진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채진 대표는 희망하는 교구의 스토리와 내용이 있는데 교육 철학과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교구를 제작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동 전문가 집단과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난감과 교구가 예쁘고 브랜드화돼야 한다며 예술가 집단이 디자인을 고급화한 경기도 목재 교구업체 숲소리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교실과 교구를 나무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은 울산교육청의 보건실 현대화 사업에서 일부 추진되고 있다. 교육청이 나무교실을 늘리고 지역산·국내산 목재로 교구를 교체하면 그동안 표고자목이나 땔감 따위로 쓸모없이 여겨졌던 참나무 같은 풍부한 지역산 활엽수를 가공해 인테리어 내장재로 활용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교구는 수입산 원목에 견줘 지름이 작은 국산 원목으로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국산 목재 활용률이 높아진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어린이 놀이터를 플라스틱에서 친환경 나무 놀이터로 바꾸면 목재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목재문화가 저변에서 확산되는 효과도 있다.


한새롬 사무국장은 중목 건축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모듈러 목조 주택 등을 개발하는 목재건축디자인기술연구소를 설립하자는 김범관 울산대 건축학과 교수의 제안을 소개하면서 목조 건축과 더불어 목재 인테리어와 생활소품을 같이 연구하고 진행하면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짚었다.
 

▲ 10월 29일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교육관에서 노사발전재단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공론화 프로그램 4차 전문가 집담회가 ‘자원순환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열렸다. ⓒ김선유 기자

 


폐유리, 폐현수막 업사이클링
산림바이오매스산업 키워야


울산자원순환사업협동조합은 생활용품의 매립량과 소각량을 줄이고 재사용을 확대하는 것을 3대 비전으로 삼고 있다. 20%가 폐기물로 매립되는 폐유리를 아스콘 기층재로 재활용하고, 건축재와 혼합유리 공예품으로도 개발하고 있다. 연간 1만6000톤이 되는 폐현수막의 리사이클링 비율은 20%남짓이다. 수거된 현수막의 80%는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아이스팩은 해마다 2억 개가 생산된다. 재활용이 안 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한다. 내용물을 버리기도 하는데 특수 플라스틱인 젤은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킨다. 자원순환협동조합은 폐현수막을 수거해 나무막대와 노끈, 천으로 분류한 뒤 천을 친환경 섬유판넬로 업사이클링하고 아이스팩 수거함으로 만들어 지자체에 공급하고 있다. 실온 상태에서 수거한 아이스팩은 세척과 냉동으로 리사이클링해 신선식품 업체에 공급한다. 폐현수막과 아이스팩 수거 과정에서 취약계층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버려진 그릇들은 모아서 전량 해외에 판매한다. 


박상재 사무총장은 폐목재를 칩으로 만들어 발전용이나 난방용으로 태워 쓰는 것보다 코르크마개를 재활용해 펄프가방을 만드는 것처럼 버려지는 나무를 업사이클링하는 방법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목재산업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속가능 임업을 시작하고 국산 목재산업을 일으키려면 간벌재와 버려지는 미이용 산림 부산물, 폐목재 등을 활용해 바이오매스산업을 키워야 한다. 간벌재를 나무칩을 만들기 전 1차 분류해 걸러지는 잎들과 얇은 나뭇가지들은 친환경 산림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공급할 수 있다. 나무칩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톱밥은 축산농가로 공급한다. 나무칩은 화석연료보다 탄소 배출이 월등히 적은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나무칩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 가중치 2.0인 미이용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이나 산촌마을 난방 연료로 쓴다. 발전과정에서 나오는 재는 활성탄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바이오매스산업을 징검다리로 목재산업이 커질수록 제재 부산물이 많아져 바이오매스산업도 더 커진다. 제조업체가 많은 울산에서 폐팔레트를 수거해 재활용 가능 여부를 분류하고 칩으로 만들어 보드 제작공장에 공급하는 사업을 자원순환 사회적경제로 풀어갈 수 있다.

울주군 리앤업 자원순환센터를
기후위기 대응 목재자원 순환


김희종 연구위원은 한국형 이케아를 울주에 접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워내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목재 교구 시장을 틈새시장으로 삼아 울주군의 산림 부산물로 생산할 수 있는 아이템을 키워나갈 것을 주문했다. 목재 폐기물이 덜 나오도록 하고, 화학물질 사용을 줄여 폐목재의 재활용률을 높이며, 목질계 바이오매스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나무 자원 선순환 모델도 제안했다. 울주군에 리사이클과 업사이클을 같이 하는 리앤업 자원순환센터를 만들면 사회적경제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허은녕 의원은 울주군의 숲에 대한 행정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숲자원을 활용한 목재산업화의 전망을 세우고 사회적경제로 하나씩 구체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산 목재제품을 우선구매하고, 울주군 산림 6차산업화를 지원하는 조례 제정 필요성도 덧붙였다. 허 의원은 지난해 군의회에서 울주군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울주군만의 특색 있는 산림 브랜드를 발굴하고 특화사업을 모색하며 2차(제조, 가공), 3차(체험, 관광)산업을 아우르는 융복합 산림 6차산업을 적극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한새롬 사무국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숲가꾸기와 목재자원 순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울산광역시는 전국 광역시 가운데 산림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다. 1974년부터 한독산림협력사업을 시작해 40~50년 된 장령림을 보유하고 있다. 한 국장은 숲이 너무 빽빽해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이 저하되고 있다며 탄소 흡수 기능과 기후변화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숲을 가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조림사업의 시발지인 소호 참나무숲 인근이 훼손되고 있다면서 내 나무 입양하기 트러스트 운동과 결합해 위기에 처한 역사적 숲을 시민들이 매입하고 백년숲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조성된 숲은 수목장, 트리하우스, 국가산림교육센터, 버드와칭, 자연센터 등 산림서비스로 시민에게 환원된다. 


목재가구와 소품 등은 이산화탄소를 품고 있는 탄소통조림이라며 화석연료를 이용한 플라스틱 대신 생활 속 목재 활용을 활성화할 것도 주문했다. 플라스틱 놀이터와 교구는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와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놀이터 고무바닥에서는 모랫바닥의 4.3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한새롬 국장은 마을마다 나무놀이터를 조성하고 학교 등 교육 시설의 플라스틱 놀이터를 나무놀이터로 시범전환하며 상담실, 놀이실 등 보호시설의 인테리어를 목재로 바꿔갈 것을 제안했다. 장난감 수리와 재활용, 목재교구 교환, 제로웨이스트숍 등 사회적경제로 운영하는 자원순환 사업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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