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음근린공원 공영개발보다 차단녹지로 존치해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7 22:32:05
  • -
  • +
  • 인쇄
“보전가치 높은 도시공원, 자발적으로 재원 마련해야”
“개발계획 백지화시키고 시민공론화 통해 재검토 필요”
“토지보상에만 3000억 원 이상, 난개발도 피할 수 없어”
▲ 지난 7월 도시계획상 공원시설에서 해제된 야음근린공원을 차단녹지로 존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삼건 울산대 교수는 “석유화학공단과 도심이 이처럼 가까이 붙어 있는 도시는 전 세계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제공.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울산 미래비전위원회 야음근린공원대책 TF팀은 도시공원 일몰제로 지난 7월 도시계획상 공원시설에서 해제된 야음근린공원의 존치 문제를 두고 울산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원주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공원일몰제와 서울시의 대응’, 한삼건 미래비전위 시민중심도시분과위원장이 ‘울산 공원일몰제 현황과 야음근린공원’, 이상범 미래비전위 녹색안전분과위원이 ‘야음근린공원 개발을 둘러싼 환경, 안전 측면의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야음근린공원은 남산-옥동공원묘지-울산대공원-선암호수공원-야음근린공원-돋질산으로 이어지는 천혜의 그린벨트 지역이다. 1962년 공원시설로 지정된 야음근린공원은 지난 7월 공원 일몰제 시행 이후 공원시설에서 해제됐고 이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26년까지 이곳에 4300여 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준공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미래비전위 녹색안전분과 소속의 일부 위원들은 공원으로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현장을 방문했던 박성민 국회의원은 “국토부와 울산시, LH가 울산시민의 허파인 야음근린공원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주민 의견을 적극 받아들일 수 있는 참여형 프로세스를 구축해 의견 수렴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미래비전위 녹색안전분과 위원)도 “야음근린공원은 석유화학공단의 오염원을 차단하는 완충녹지”라며 “일몰제로 인한 공원시설 해제를 취소하고 다시 공원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의 경우 2020년 기존 공원조성계획을 고도화한 도시공원조성계획을 수립했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도시공원 서비스를 향유하는 미래세대와 재정분담 차원에서 지방채를 발행해 장기미집행 공원보상 재원을 마련했는데 지방채 발행계획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총 4차에 걸쳐 1조1100억 원으로 책정됐다. 지방채에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약 138억 원으로 예상됐는데 국토교통부는 장기미집행 공원보상으로 발행한 지방채 이자 중 25%를 최대 5년간 지원했고 서울시는 현재까지 25억5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서울시는 향후 도시자연공원구역 관리방안으로 토지의 이용 및 보전, 입지시설의 관리, 도시자연공원구역 단계별 집행계획을 수립하며 공모 등을 통한 협의매수와 도시자연공원구역 관련제도 개선 및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원주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현실을 반영한 국비 지원 등 기존 도시공원 관계 법령에 대한 중앙부처 차원의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도시공원 확보와 보전, 관리방안이 필요하며 보전가치가 높은 도시공원을 대상으로 시민이 자발적으로 재원 마련 및 관리하는 내셔널트러스트(국민신탁) 활동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10년 이상 장기미집행 면적 전국 3위”
“완충녹지, 죽은 나무 한두 그루와 잡초 뿐”


한삼건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는 “울산은 10년 이상 장기미집행 면적이 전국 3위이며 사유지 비율이 높아 조속한 특례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야음근린공원은 도시계획상으로는 공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해차단녹지이기 때문에 다르게 봐야 한다”며 “석유화학공단과 도심이 이처럼 가까이 붙어 있는 도시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음공원을 국가 차원에서 차단녹지로 해 제대로 숲을 만들어주든지 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간 울산시 공무원들은 개별 부서별로 이 문제를 대응하다 보니 대책에 일정한 한계가 있는 만큼 공무원에게 직접적 책임을 묻기는 힘들고 결국 2000년 이후에 역임한 울산의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의 책임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범 처장은 야음근린공원 개발 시 예상되는 문제점으로 도시공원과 숲 면적 축소, 공단과 주거지역 간 이격거리가 짧아지는 문제,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흡수 저감시키는 차단녹지 기능 약화, 공해 노출 지역 서민 대상 임대아파트 건립의 윤리적 문제 등을 거론했다. 울산시는 난개발 우려와 훼손이 많이 진행된 점, 공기업 개발이 녹지비율이 높고 공공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개발계획을 바꾸기엔 이미 늦었다는 점, 공원 존치 조성 시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 등을 야음근린공원 개발 논리로 제시했는데 이상범 처장은 이 같은 울산시의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난개발 우려와 훼손이 많이 진행됐다는 주장에 대해 이 처장은 “난개발을 막을 수단이 전혀 없는 것인지 묻고 싶고 LH공사는 이미 많이 훼손됐기 때문이라는 개발당위성을 주장하는데 이는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천문학적인 예산 부담에 대해서도 “재정 부담 주장 자체가 직무유기를 반증하는 것이며 공원부지 보상을 굳이 일시에 다 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해당 부지 내의 국공(시)유지 현황 파악을 한 후 지목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서 순차적으로 매입하면 되고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한 논리개발과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며 도시공원 녹지 확보는 미래세대를 위한 것으로 지방채 발행 시 이자부담은 국비 지원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처장은 “야음근린공원 문제는 전현직 지자체장과 담당 공무원들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 있고 울산시는 야음근린공원의 지리적 위치의 중요성과 공해차단녹지 기능을 외면하고 있으며 도시공원일몰제 유예기간 20년을 그냥 흘러 보내놓고 LH공사 개발계획에 맞춰 개발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궤변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개발계획을 백지화시키고 시민공론화를 통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호 야음공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야음공원은 북동쪽의 돋질산, 남서쪽의 선암호수공원과 함께 1962년부터 58년간 중화학단지의 공해와 유해물질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울산시민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공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야음공원의 동쪽은 중화학단지인 대기보전특별대책지역, 악취관리지역과 접해있으며 울산시와 LH는 중간에 폭 200미터의 완충녹지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산업로와 동해남부선 철도 사이의 완충녹지는 폭이 30~50미터로 잎이 없거나 죽은 나무 한두 그루와 잡초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화학단지 쪽 완충녹지는 야음공원보다 40~50미터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나무도 띄엄띄엄 심겨 있어 완충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시는 야음근린공원을 공원시설로 재지정하려면 이미 이뤄진 사업지구 지정을 취소해야 하는데 야음근린공원은 시유지와 국유지 비율이 낮고 사유지가 대부분이어서 토지보상에만 3000억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공원 재지정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한 개발행위가 자유롭게 되는 야음근린공원은 자연녹지가 되므로 난개발을 피할 수 없다고도 우려했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기암 기자 이기암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