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별관광을 하려면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 기사승인 : 2020-10-21 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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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북한 ‘개별관광’을 우리 정부가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얼마 전 공개됐다. 북한도 이에 답을 했는데 ‘미국이 있는 상황에서 이뤄질 수 있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다시 ‘개별관광은 미국과 무관하게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전하려 했지만, 코로나 감염병 확산으로 더 이상 물밑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정부가 생각하는 개별관광은 기존 협력사업체를 통한 단체관광이 아닌 비영리단체나 제3국 여행사를 통해 북측의 초청 의사를 개별적으로 확인한 후 방북 승인을 받아 여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통일부가 제시하고 있는 개별관광은 대단히 소극적인 형태다. 일반적 의미의 “개별관광”이라고 명명하기 어렵다. 유엔의 대북 제재국면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도출된 남북관광의 형태라고나 하나, 반드시 위와 같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왕 개별관광을 하려면 가고 싶을 때 개별비자를 발급받아 가는 전형적인 관광의 형태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북한도 개별관광에 대해 호응하고 개별 비자를 발급하는 것이다. 북한이 생각하는 개별관광의 형태는 우리와는 다를 수도 있다. 남한의 개별관광 제안에 미국이 허용하겠느냐는 물음을 던진 것을 보면 북한의 우려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 개별관광이 유엔의 대북 제재를 벗어나 있지만 미국의 협조를 얻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미국의 허락을 과연 우리 정부가 얻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의심을 하는 듯하다. 


중요한 점은 정부의 방안을 따라 개별관광을 추진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와 같은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방안을 통한 관광은 제대로 된 개별관광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개선과 협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 변화에 따라 임의적·편의적으로 바뀔 수 있는 방안이자, 현실에 안주하려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남북 개별관광은 기본적으로 남북한 주민, 특히 남한 주민이 다른 나라를 개별적으로 방문하듯 할 수 있는 형태가 돼야 한다. 예를 들어 남한 주민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 세계 각국을 얼마든지 여행하듯이 개별적인 자격으로 북한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 자격으로 주어진 교통수단을 통해 언제, 어디든지, 어떤 경로를 통해 가든 북한지역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상황만 허락한다면 북한 주민의 남한 관광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나 우리만이라도 그와 같은 형태의 관광형태가 될 수 있도록 북한을 추동할 필요가 있다. 남북당국 사이의 대화와 조정을 통해 초기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되, 궁극적으로는 자유 개별관광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끈질긴 설득을 가할 필요가 있다. 


다음과 같은 조치의 추진이 요구된다. 첫째, 방북 승인을 받아 북한을 방문하는 규제는 차제 또는 단기간 내 폐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초청 의사 확인은 개별적으로 비자를 받아 가면 된다. 


둘째, 개별관광을 비영리단체나 제3국의 여행사를 통해 한다는 것을 규정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여행을 주선하는 단체가 누가 되든 상관없이 개별관광을 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다. 남한의 어떤 그룹이나 여행사도 관광 의사를 가진 여행자들을 수합, 북한 전역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북한지역 여행 의사를 가진 남한 주민이 반드시 여행 알선 단체를 통하지 않고도 현재 주어진 운송수단을 이용해 갈 수 있는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산가족, 사회단체의 금강산 개성 지역 방문, 외국인의 남북 연계 관광을 별도로 규정할 필요가 없다. 


넷째, 신변안전보장 문제도 거론할 필요가 없다. 일일이 신변안전보장을 받는 것은 북한을 여행하려는 사람에 대한 차별이다. 베트남이나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를 여행하는 데 신변안전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데, 북한이라고 특별히 이 점을 문제시해야 하는가 말이다. 북한이 남한 주민의 신변을 위협하는 존재로만 인식한다면 처음부터 관광을 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을 항상 문제를 제기하는 대상으로 보고 특별경계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불식돼야 한다. 북한은 이제 수십 년 전의 적대적 관계로만 봐서는 안 된다. 북한에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위로부터의 변화가 아래로 전달되고 있다. 이 문제는 얼마든지 북한과 대화를 통해 생략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 쓴 남북한 개별관광 형태는 반드시 가야 할 남북관계의 길이다. 위와 같은 형식의 관광이 이뤄진다면 그 과정에서 남북한 사이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여행비자 발급을 위한 연락사무소 개설은 물론, 남북한 지역 사이의 통신 연결도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 모두는 남북관계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문제를 삼는다면 우리의 의지를 단호히 피력하고 지원을 요청해야 할 것이다. 개별관광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남북한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기여할 수 있는 길로 가는 것이 돌아가는 것 같지만 질러가는 방안임을 확신한다.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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