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박다연 방송작가 / 기사승인 : 2020-10-21 00:00:30
  • -
  • +
  • 인쇄
청년 공감

국내 빅데이터 전문기업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1위를 카카오톡이 차지했다고 한다. 전 국민 10명 중에 7명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어마어마한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자를 사용할 때 몇 마디라도 더 신중하게 적으려 했던 네모 칸과 상대방이 내 메시지를 읽었을까 궁금해 하며 기다리던 시절은 언제인지 모르게 훌쩍 지나가고, 어느 날 혜성처럼 카카오톡이 등장했다. 실시간으로 빠르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이 창구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렇지만 사실 빠릿빠릿하지 않은 내게 카카오톡의 등장은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실시간으로 날아오는 하얀 화살을 노란 창으로 막아내야 하는 뭔가 모를 의무감은 날 피곤하게 만들었다. 어플리케이션 위에 떠 있는 빨간색 알림 숫자는 누가 내게 메시지를 보냈을까 하는 기대감이 아니라 마치 경고 알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았고 내 프로필 상태 메시지에는 ‘카톡×, 전화나 문자주세요’라는 문구가 달려 있었다. 답장을 해야 하는 어떤 무언의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이었다.


여유롭고 느긋한 내 성격과는 어쩌면 맞지 않을 수 있는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갖게 된 이후로 나는 늘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틈만 나면 카카오톡에 들어가서 의식적으로 메시지를 확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시로 프로그램에서 섭외하려는 분과 취재를 위한 연락을 해야 하고 위에서 언제 업무지시가 내려올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송작가에게 카카오톡은 필수였다. 그런데 아직도 완전히 습관화되지 않아서 그 타이밍을 놓치곤 한다. 피드백을 하는 데 있어서 웬만하면 1시간을 넘기지 않지만, 하나에 집중하면 푹 빠져버리는 내 특성상, 툭하면 정신 차리고 봐야하는 카카오톡이 여전히 버겁다. 


카카오톡이 대중화되자 근무 시간 외 업무 지시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도 많아졌다. 얼굴을 보고 말하거나 전화통화를 하지 않아도 손가락 몇 번만 튕기면 쉽게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퇴근했지만 업무의 연장선에 놓여있게 돼버렸다.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문화가 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상황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사회 초년생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곪아 터진 염증을 묵혀두는 곳도 많았다. 믿기지 않겠지만 새벽 2시에 상사로부터 업무 연락이 온 친구도 있었다. 분명 근로계약서에 근무 시간을 정해 놓았고 그 시간에 업무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카카오톡이 그 경계를 무너트린 셈이다.


카카오톡을 온몸으로 밀어내고 싶은 나지만, 카카오톡을 유용하게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할 때 카카오톡으로 빠르게 업무 내용을 주고받고 있고, 한꺼번에 많은 양의 업무 지시를 받을 때는 전화로 대화하는 것보다 기록이 남는 카카오톡이 더 편리하다. 프로그램에서 일할 사람을 구할 때도 몇 천 명이 있는 단체채팅방에 몇 마디만 올리면 되는데다가, 방송작가 단체채팅방에서는 실시간으로 다양한 고급 정보가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톡이 없던 시절에 방송작가들은 어떻게 일했는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심심할 때 빠르게 친구와 약속을 잡아 만날 수 있고, 여러 명의 친구와 만날 때도 한 명씩 따로 대화하지 않고 다 같이 의논할 수 있어서 좋다. 이사를 오고 난 이후 동네에 친구가 없어서 카카오 오픈채팅방에서 동네친구를 사귀기도 했고,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함께하거나 공유할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카카오에서 만든 은행과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고, 코로나 시대에 어디 갈 때마다 QR코드 인증하는 것도 카카오톡으로 하면 간편하게 할 수 있어서 자주 이용 중이다.


카카오톡을 싫어하면서도 이렇게 카카오톡을 누구보다 잘 이용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 시대의 등장과 함께 카카오톡은 새로운 세상을 열었고 우리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빨리빨리! 뭐든지 숨 가쁘게 흘러가는 한국 사회와 카카오톡의 만남은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중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제 카카오톡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자리 잡았고, 이를 어떻게 이용할지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몫이다.


박다연 방송작가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다연 방송작가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