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일상을 벗어나는 유일한 곳

이영두 공학박사 / 기사승인 : 2022-01-18 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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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자연과학

인류가 일상을 벗어나는 유일한 곳
▲ 전시된 다단 발사체. 출처: Space Center, Houston(spacecenter.org)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무척이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하지만 실행을 위해서는 일상이라는 관성을 극복해야만 한다. 짧은 여행이라면 기존 삶에 큰 부담 없이 실행할 수 있지만, 긴 여행이나 규모가 큰 여행이라면 기존 삶의 관성을 크게 깨뜨리는 형태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긍정적 의미에서 삶의 관성은 일상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정감과 추진력을 제공하지만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도전에 있어서는 뿌리쳐야 하는 무거운 짐과 같다. 그렇다면 지구를 벗어나 우주라는 실재 속으로 떠나는 도전에 있어 우리는 어떤 관성을 극복해야 하는 것일까?


대표적인 것이 바로 중력이다. 질량을 가진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하는데 이것을 만유인력의 법칙이라고 하며, 지구가 지상의 물체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중력이라 한다. 중력의 방향은 지구의 중심방향으로 지구상의 위치에 따라 중력의 크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는 지구가 완벽한 구 모양이 아니므로 지구 중심부까지의 거리가 지표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달의 중력은 지구 중력의 약 1/6로 지구에서 몸무게가 60kg인 사람이 달에서는 10kg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무게는 중력에 의한 질량의 비례량이다.


그렇다면 질량이란 무엇일까? 질량은 어떤 물질이 갖고 있는 고유한 양으로 중력의 크기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하다. 질량을 측정하는 단순한 방법은 용수철저울을 사용하는 간접측정방식이다. 지구 중력은 지구 중심부로 작용하는 힘의 크기이므로 뉴턴의 운동방정식으로 표현하면 물체의 무게=질량x지구의 중력가속도다. 지구의 중력가속도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의해 질량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것임이 밝혀졌으므로 용수철저울에 의해 측정된 무게를 중력가속도(9.8m/s)로 나누면 질량을 알 수 있다.


지구의 중력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지구가 우리를 당기는 힘보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하다. 이를 ‘탈출속도’라고 한다. 탈출힘이 아닌 탈출속도라고 표현한 것은 뉴턴 운동방정식에서 힘이 질량이 일정할 때 가속도에 의해서 그 크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과학적 의미에서의 탈출속도는 주어진 위치에서 출발해 별다른 추진 없이 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최소 속도로, 일정한 속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가 0인 출발점에서 출발 신호와 함께 단 한 번의 추진으로 발생한 속도를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로켓과 같은 추진력을 가진 물체가 탈출속도에 도달해야만 지구 중력권을 벗어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지식이다. 따라서 어떤 물체든 0이 아닌 속력으로 계속해서 지구 밖을 향해 갈 수 있다면 지구 중력을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구의 중력 외에도 지구 대기권에 의한 공기 마찰을 이겨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지구 밖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중력과 대기권의 공기저항에도 계속해서 0을 넘는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효율적인 로켓 추진방식으로 ‘다단로켓’이 사용되고 있다. 다단로켓은 용어 그대로 여러 개의 로켓을 결합시켜 순차적으로 사용하고 분리?제거하는 방식의 추진체다. 로켓 추진력의 원리는 작용과 반작용이다. 로켓에서 극도로 빠르게 뿜어지는 연소기체에 대한 반작용으로 우주선이 날아오르는 것이다. 연소기체를 생성하기 위한 연료와 이를 거대한 양으로 빠르게 뿜어내기 위한 발사체의 무게는 엄청나다. 새턴-V 로켓을 사용한 아폴로 우주선의 경우 3개의 로켓 단과 우주선으로 구성되는데 처음 추진력을 생성하는 1단의 발사체가 전체 무게의 78% 정도를 차지한다. 우주선이 날아올라 지구 중심으로부터 계속해서 멀어지면 중력의 영향력이 점점 감소하게 돼 처음과 같은 강력한 추진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정 높이 이상 우주선이 오르게 되면 현재 사용 중인 발사체를 분리해 제거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적이다. 로켓의 단분리 방식으로 크게 수직(직렬) 단분리와 수평(병렬) 단분리로 구분할 수 있다. 우주선을 지구 중력권 밖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로켓의 결합이 직렬인지 병렬인지에 따라 구분된다. 실제 단분리의 적용에서는 필요에 따라 양쪽을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지구의 알려진 모든 장소를 가본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단순히 북극과 남극만 생각해봐도 우리 주변에 몇 사람이나 그곳에 가봤을까? 하지만 깊은 해저를 제외하고 인류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곳은 이제 지구상에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우주는 인류가 일상을 벗어나는 유일한 장소가 됐다. 놀랍게도(?) 그곳에는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장소가 무궁무진하다. 가슴 두근거리지 않는가?


이영두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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