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여럿이 함께 움직일 방법, 정말 없을까?

권명길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대표 / 기사승인 : 2021-03-15 0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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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

전동휠체어를 이용해서 걷는 내 모습을 본 어르신이 “세상 참 좋아졌다”며 “옛날에는 이런 것도 없었다. 지금이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아느냐”고 말했다. 그때 모여있던 다른 분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잠깐 스치듯 볼 때는 전동휠체어로 걷는 모습이 편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매일 편편한 공원만 걷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보조기구인 전동휠체어 성능만 좋아진다고 내 삶이 편한 건 아니다. 휠체어로 이동이 가능하고, 접근이 가능한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그나마 전동휠체어에 기댄 ‘편한’ 삶은 불가능해진다. 아직도 변하지 않고 불편함을 주는 상황들도 그대로 있다. 여전히 ‘장애’를 크게 느끼게 하는 환경들이다. 인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될 권리다. 그러나 내게는 불편한 것들을 ‘당연히’ 참아야 하는 일들이 아직도 많다.


작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영상을 보는 시간도 많아졌다. 그때 미스터 트롯에 나온 분들이 울산 ‘간월재’에 왔었다. 영상으로 접했던 그곳에 나 역시 가보고 싶었다. 지도를 검색해서 찾아본 ‘간월재 억새군락지’는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소였다. 그러나 나처럼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넘볼 수 없는 장소였다. 오십 평생을 울산에 살면서 한 번도 오르지 못한 곳이라는 말에 마음이 쓰였고, 그래서 함께 가보고자 계획을 세웠다.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차량 출입이 제한돼 있어 거동 불편한 사람에게 ‘간월재 억새군락지’는 오르지 못할 장소였고, 아직까지도 올라가 보지 못한 탓에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지역에 사는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 당사자 두 명이 울산으로 관광을 왔다. 울산역에서 태화강국가정원으로 가기 위해서 장애인콜택시를 각자 신청했다. 같은 여행 일정이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두 명이 함께 이동할 방법이 울산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출발지와 도착지에서 서로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아까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SNS 업로드 사진 가운데 여러 명이 함께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을 보면 한없이 부러워진다. 울산에서 유명한 관광지인 간절곶, 대왕암, 태화강국가정원을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 여러 명이 여행하는 건 불편한 일이다. 예를 들어, 휠체어를 이용해서 걷는 장애인이 동시에 함께 이동하려면 1인당 장애인콜택시 1대가 움직여야 한다. 최소 3명이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장애인콜택시 3대가 배차돼야 한다. 먼저 가서 기다리거나 마지막으로 탑승 순서를 기다리거나 일정의 반 정도는 장애인콜택시 배차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니 여러 군데 관광은 할 수도 없고, 시간에 쫓기듯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말 함께 움직일 방법이 없을까? 다른 지역에는 2인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는 장애인콜택시 특장차가 있다. 관광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같은 출발지에서 같은 목적지로 이동하는 게 가능하다. 그리고 단체관광이 가능한 여행코스와 차량도 지원한다. 접근 가능한 숙박시설과 식당들을 안내하는 어플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울산관광재단’이 출범했다. 장애인들도 가능한 관광,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몹시 기대된다.


나는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이유로 좌절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 가고 싶은 곳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고, 먹고 싶은 장소에 입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게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여행의 선택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권명길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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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길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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