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함께하는 지속가능 산림경영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1 09: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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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공동기획
그린뉴딜 일자리 주민주도 공론화 토론회
▲7일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사무실에서 울산울주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 주민주도 공론화 토론회가 열렸다. ©김수환 시민기자

 

“지역 기반 산림순환경영으로 우리 숲을 건강하고 가치 있게”

 

7일 오후 2시 울주군 상북면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사무실에서 상생형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 주민주도 공론화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한상진 울산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김태호 울산산주협의회 추진위원장, 송봉란 울산경제진흥원 기업성장팀장,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이 토론자로 나서 진행됐다. 

 

일자리 모델 설명과 기조 발제를 한 한새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울산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는 숲에 있다”며 “울산의 아름다운 숲을 100년을 내다보고 지속가능하게 경영해야 다양한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독일은 자동차산업 일자리 70만 개보다 산림 일자리가 110만 개로 1.5배 많다. 우리나라 산림 일자리 수는 2만4000개에 불과한데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은 독일의 경우 지역이 주체가 되는 지속가능 산림경영을 통해 오래되고 가치 있는 큰 숲(1㎢당 임목축적 3만2000㎥)을 만들어 왔고 이를 지역산업과 연결하는 가치사슬을 구성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새롬 국장의 설명이다. 목재를 수확하는 시기(벌기령)가 우리나라는 20~40년 정도로 짧지만 독일은 100~250년에 달한다. 이를 통해 독일의 숲은 어린나무부터 몇백 년 된 나무를 고르게 갖고 있고, 숲이 자라는 만큼만 계획적으로 수확하는 항속림 경영을 통해 숲의 생태적 기능을 지키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계획적으로 수확된 목재를 지역의 자동차‧건축재‧가구재‧교구재 산업으로 연결하고, 잘 가꿔진 숲은 의료‧관광‧휴양‧교육 등의 서비스업을 통해 3차산업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의 숲이 산업‧경제적 가치와 사회‧생태‧환경‧문화적 공익 가치를 함께 가지게 할 수 있을까? 한새롬 국장은 울산의 숲이 하나가 아니라 매우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한 국장은 “생태적인 가치가 커서 그대로 보전해야 할 영남알프스의 오래된 숲도 있고, 산업단지의 공해를 막아주는 숲, 시민의 터전을 지키는 도시숲과 정원도 있기 때문에 보전할 곳은 그대로 보전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빽빽한 숲은 산불과 병충해의 위험이 있어 적절히 솎아줄 필요가 있다”면서 “몇 가지 나무 수종에 치우쳐 있는 수종 구성도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숲의 계획적 관리를 기본으로, 숲의 목재와 임산물, 서비스 기반이 지역산업, 기업과 연결되도록 하는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새롬 국장은 “지역 단위의 지속가능 산림경영과 지역산업을 연결해 다양한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지역 기반 산림순환경영”이라며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실현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국가와 지자체가 가진 숲이 적고 개인이나 기업이 가진 사유림이 매우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많은 사유림이 아직 경제가치가 낮기 때문에 현재 50년 된 숲을 백년숲으로 경영해 큰 나무를 품도록 가꾸고, 지금부터 50년간 숲을 가꾸면서 발생하는 작은 목재들이 버려지지 않고 가치롭게 지역의 산업으로 연결되는 가치사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투자기업, 가치사슬 연결

 

노사발전재단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으로 2년째 진행해온 울산울주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1차년도에는 ‘울창한 숲과 행복한 주민, 생태경제공동체가 함께, 그린 울주’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지속가능 산림경영(1차산업), 목재와 임산물 가공(2차산업), 생태교육과 공정관광(3차산업), 일자리 창출 생태계 지원을 4대 추진 전략으로 설정했다. 협약주체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울산본부(노), 울산사회적경제공동체, 울산목재산업협회, 한국가구산업협회, 한국목재칩연합회(사), 울주군의회, 울산대학교, 울산연구원, 울산경제진흥원9민), 울주군, 고용노동부울산지청, 울산광역시교육청, 남부산림청(정)이 함께하기로 결의했다.

 

2차년도에는 비전하우스의 일자리 모델을 지역 산업, 기업과 연결해 실제 투자기업을 구체화하고 가치사슬을 연결했다. 한새롬 국장은 “지속가능 산림경영 분야에서 1차산업인 솎아베기 숲가꾸기를 통한 목재와 임산물 생산, 3차산업인 의료·휴양·관광·복지 분야 산림서비스업의 복합산림경영사업이 구체화돼 산림·정원 분야의 다양한 중소기업, 사회적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대기업도 ESG 사업으로 동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추가적으로 지역의 많은 산주와 산림기업 주체들이 함께하는 울산산주협의회를 발족하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전했다. 

 

2차산업 분야에서는 “기존에 숲가꾸기 후 이용되지 않고 버려지던 목재의 활용률을 높이고, 원목-판매-가지-칩과 목분-펄프-에너지 등 다양한 크기의 목재가 가공과정에서 버려지지 않고 아낌없이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제재, 인테리어, 가구, 교구, 디자인, 3D프린팅, 블랙카본, 에너지사업을 추진하는 다양한 중소, 사회적기업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량화 선박, 전기차 내장재 등 화이트바이오산업의 재료로 지역에서 나는 목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 생태계를 위한 일자리전환교육기관과 노동자 치유의숲 조성을 위해서도 양대 노총과 주요 개별노조에서 함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숲가꾸기, 국민 저항

주민과 함께하는 산림경영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등산이나 현장답사를 하다 보면 숲을 건강하게 하려는 목적에 맞게 간벌이 잘된 곳도 있지만 어떤 곳은 간벌하는 목적이 뭔지 의문이 들게 하는 현장도 있다”면서 “작은 나무는 놔두고 경제적 가치가 커 보이는 큰 나무를 베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재선충 피해지를 벌목해 경제림이나 경관림을 조성하려고 하는 국유림관리소에 대해서도 “30~40년 된 숲을 개벌해 탄소흡수림을 조성하겠다는 산림청의 계획도 환경단체의 반대로 철회됐다”며 수십 헥타르를 모두베기하는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상범 처장은 베어진 나무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대부분 부숴서 펄프재로 쓰거나 화력발전소 땔감용으로 태워지는 문제도 아울러 지적했다.

 

김태호 울산산주협의회 추진위원장은 “산주들이 자기가 갖고 있는 산을 어떻게 경영해서 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홍보 부족과 인식 부족을 극복하고 방법을 찾기 위해서 산주협의회를 결성했다”면서 임업후계자 교육과 내년부터 시행되는 임업직불금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상북면 덕현리 사유림에 산주들이 직접 와서 임산물 재배 현장을 견학할 수 있도록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포항산림조합이나 경주에서처럼 목재유통센터와 수목장을 울산에서도 추진해야 한다며 산주와 마을 사람들이 산림경영의 주체가 돼서 산림에서 소득과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송봉란 울산경제진흥원 기업성장팀장은 “숲이 지닌 생태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잘못 만나면 환경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 숲의 생태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잘 조화시켜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추진 주체가 먼저 지속가능 산림경영과 숲 생태교육, 공정관광의 가치에 대해 자기무장이 된 설득 논리가 갖춰야 하고, 잘못된 산림 정책이 있다면 바로 잡아가면서 주민들과 공론화 과정을 거쳤을 때 비로소 상생형 일자리 사업이 힘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 소장도 “숲가꾸기가 탄소중립 가치와 어떻게 부합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숲가꾸기 사업이 민간투자 기반으로 추진될 경우 어떤 이유에서건 공공재 성격의 산림을 훼손할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거버넌스는 갈등을 수반한다”면서 “주민들 눈에 산림경영이나 귀산촌이 자칫 부동산사업으로 비칠 수 있는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성동 작가는 산림일자리 구상이 주민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하는데 상생형 지역일자리 추진 과정에서 주민 협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영남알프스는 국립공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출 상북면발전협의회 회장은 임산물 재배사업이 자칫 나무 표본수를 줄여서 나중에 전원주택 개발행위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범 사무처장은 “백년숲으로 우리 숲을 가꾸는 것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의도와 다르게 잘못 집행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지역주민과 추진 주체가 평소 대화를 자주 하면서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진 소장은 서생면 마을사업을 하면서 마을주민 욕구 조사 인터뷰를 했던 사례를 들면서 “백년숲이 주민들의 요구와 욕구가 반영되는 숲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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