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소송 사용설명서

박현철 변호사 / 기사승인 : 2021-05-03 00: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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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법률

유난히도 더웠던 2020년 7월, 여러 금전적인 문제로 상담 오는 분들을 바라보며, 굳이 먼 옥동을 찾아올 필요 없이 집에서도 충분히 “소위 못 받은 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적어 내려간 기고가 있었다. 울산저널을 통해 기고한 “지급명령 이용 설명서”였다.


업로드 이후 상당히 많은 분이 공사대금, 납품대금, 대여금, 투자금을 반환받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상담 전화가 왔다. 그중 대부분은 당사자 본인이 직접 공인인증서를 이용, 전자소송 사이트를 통해 “나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건들이었다(물론 나홀로 소송 도중 “기술”적인 부분은 해결이 됐으나, “법리”적인 부분에서 난관을 마주해 결국 변호사 선임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늘은 우리 법원이 운용하고 있는 “전자소송”에 대한 설명할까 한다. “전자소송”이란 국민 전체가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대한민국에서 소의 제기 및 송달, 답변, 반소, 서증 등의 제출 등을 모두 인터넷으로 가능하게 만든 시스템을 말한다


소장 제출을 통해 소송을 진행하려면 법원은 세금을 납부하라고 명한다. 인지대 및 송달료 등이 소요되는데, 이후 소송의 개시가 이뤄지면 상대방의 답변서, 서증 등을 주고받으며 공방이 펼쳐진다.


과거, 전자소송이 도입되기 전만 해도 이런 작업을 전부 문서, 즉 종이로 하고 있었다. 법원 민원실에서 대기표를 뽑고 소장을 제출하고 인지대와 송달료를 현금으로 납부하고, 행여 상대방이 답변서를 제출했다고 하면 다시 며칠 뒤 민원실에 앉아 대기표를 뽑고 상대측 답변서 열람 복사를 해야 한다. 문제는 담당 재판부가 재판 중인 날이면 다음날 다시 와야 하거나, 내 앞에 열람 복사를 신청한 사건의 증거기록이 몇천 페이지에 달한다면 몇 시간씩 기다리고는 했다는 점이었다. 불과 10여 년 전의 이야기다. 하여, 당시 변호사 사무실 사무직원 분들의 대부분의 일과는 변호사가 작성한 문서를 출력, 1부는 복사해 사무실 사건 기록에 편철해 두고, 나머지 한 부는 표지 등을 만들어 법원에 제출하고, 다시 상대방 변호사 측 사무직원이 제출한 문서를 법원의 허가를 받아 복사하는 일의 반복이었다고 한다.


기술의 발전이 이 직역의 모두에게 빛이 되어준 셈이다. 이제는 가정이나 사무실, 심지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휴대전화에서도 소송을 진행하고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소송의 간단한 이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용자 등록 즉, 회원가입을 한다. 본인을 확인하고, 향후 소송 서류 제출 시 사용될 공인인증서 등은 필수다.


2. 메인 페이지 중간 서류 제출 코너에서 민사 사건이라면 민사 서류 부분을, 가사 사건이라면 가사 서류 부분을 클릭한다.


3. 이후 소장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e소장이라고 쓰여있는 부분을 클릭한다(주황색으로 e가 붙어있는 것은 법원에서 양식이나 문구 등 일반인이 사용하기 위한 E-Form을 제공하는 것들이다).


4. 본인이 청구하는 소송의 종류를 검색해 기재한다.


5. 본인이 청구하는 금액을 소가 부분에 넣는다. 부동산이라면 부동산 시가를 검색해 기재하고, 금액을 산정할 수 없다면 5000만 원을 기재하는 것이 실무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6. 원고, 즉 나의 인적 사항을 기재하고, 피고, 즉 소송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각각 기재한 후 저장한다(주민등록번호는 몰라도 소송 시작이 가능하다. 주소를 모른다면 주소를 확인할 수 없다고 적어낸 후 소송이 시작되면 통신사 등을 통한 사실조회로 주소를 지정할 수 있다).


7. 청구취지 부분은 상대방에게 청구하는 내용을 적는 것이다. 작성 예시 부분을 들어가 보면 원하는 양식들이 대부분 준비돼 있다. 그중 나와 관련된 사건을 찾아본다면 청구취지를 작성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8. 마지막으로 청구원인을 적어가야 하는데 이 부분이 어렵다. 위와 같이 요건 사실 부분에서 본인이 청구하는 내용으로 승소를 받으려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내용을 알려주고는 있으나 법률전문가가 아닌 이상에는 아래 내용 등을 참조하더라도 이를 적어 내려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팁을 주자면, ‘금전 청구 일반’ 분류의 ‘대여금’청구 소송의 경우 첫째,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 즉 돈을 빌려주고 받겠다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존재해야 하며 둘째, 금전을 지급한 사실, 즉 이를 통해 실제 금원의 수수가 있었던 사실이 존재한다면 승소가 가능하다고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후 필요한 입증자료를 ‘첨부’해 제출하면 소장이 제출된다.


이 과정이 법률전문가가 아닌 분들이 절대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과정임은 필자 역시 알고 있다. 다만, 국가에서 지원하는 소송구조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인데 변호사 선임 역시도 불가능한 지대에 있는 분 중 혹여라도 PC 운용이 자유로운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칼럼을 작성해 봤다.


박현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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