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人政)> ‘교인(敎人)’ 서문 살펴보기(3)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1-06-15 0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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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유럽문명권 중심주의가 말하는 문명의 종말은 제 임무가 끝났다는 자기 고백이다. 민주와 자유, 평등과 복지로 앞서가던 곳에서 코로나 위기가 닥치자 허상이 드러났다. 시대 구분에서 원시와 중세를 무시하며 근대의 우위를 자랑하다 근대가 별로 잘난 게 없다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물러나고 있다.


중세에는 잘 나가다가 근대에 뒤처져 식민지 수모를 겪으며 고난을 스승 삼아 착실하게 내실을 다진 우리의 저력은 어디에서 왔나? 원효-이규보-서경덕-임성주-홍대용-박지원-최한기로 이어지는 기철학(氣哲學)이 동력이 되었다. 사람은 서로 대등하고, 다른 생물과도 대등하고, 홍대용은 식물까지 대등의 범위에 넣어 가장 앞선 기철학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해온 4~5천 년의 학문이 소년학문이고, 앞으로 진행될 수억만 년의 학문이 노년학문의 효험이라고 하는 거대한 기철학적 생각에 종말론이 붙을 자리는 없다.


우리는 천지만물(天地萬物)과 한 몸이고, 우리의 일생은 과거 현재 미래로 한 덩어리라서 사람이 탐구해야 할 대기운화(大氣運化)와 인도(人道)의 학문이 나아갈 길은 아직 반도 오지 않았다는 선조들의 크나큰 생각을 이어받아야 한다. 여태까지 많이 알고 많이 밝혔지만 무한한 우주의 범위에서 보면 우리가 아는 것은 영(0)에 수렴된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타고난 창조 주권을 더욱 힘차게 발현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至于今四五千年(지우금사오천년)은 : 지금까지 4~5천 년은
以人道壽限計之(이인도수한계지)하면 : 사람이 창조한 문명(人道)의 나이로 한계를 따지면
如非幼穉之時(여비유치지시)이면 : 아주 어린 시절이거나 아니면
卽是少壯之時(즉시소장지시)니라 : 곧 소년과 장년 시절에 해당되며
從後億萬年爲衰老之限(종후억만년위쇠로지한)이니 : 이후로 수억만 년이 곧 인도(人道) 노후 기간의 한계이니,
人道運化(인도운화)는 : 사람이 나아갈 길의 운동과 변화는
尙未半生(상미반생)이라 : 아직 반생(半生)도 되지 못한 것이다.
聞見雖廣(문견수광)하나 : 그 보고 듣고 개발한 학문이 비록 광대하다 하더라도
只是幼少之學問(지시유소지학문)이라 : 이것은 다만 어린 시절의 학문이라
以後則將此硏熟(이후즉장차연숙)하고 : 이후로 이것을 가지고 연마(硏磨)하고 숙달(熟達)하고
無新奇篤誠實(무신기독성실)하여 : 신기(新奇)함이 없도록 더욱 성실(誠實)하게 노력하여
漸趍衰老之人道矣(점추쇠로지인도의)라 : 점점 노숙하여 쇠퇴하는 인도(人道)로 달려가게 될 것이다. (趍=趨달릴추)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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