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로서 전기의 의미

이영두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연구교수 / 기사승인 : 2021-06-15 0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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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자연과학
▲ 다양한 형태의 파형. ©위키백과

 

전기는 기본적으로 에너지이자 신호로 사용된다. 신호는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이자 수단을 의미하는데, 전기가 신호로 사용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출퇴근 시간을 떠올려보자. 도로 위에 차가 가득하다. 이 많은 차들이 복잡하게 교차하고 엮여 있는 도로 위를 사고 없이 서로 규칙을 갖고 이동할 수 있는 것은 교통 흐름을 제어하는 신호등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보통 신호등에서 사용되는 색깔은 빨간색, 녹색, 노란색이며 각각 일정한 의미를 지닌다. 화살표도, 깜빡임도 신호등의 기능으로 사용된다. 다양한 신호등의 신호(signal)를 제어하는 것은 바로 전기다. 전기가 어떤 색깔의 램프를 켜고(on) 끔(off)으로써 교통신호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전기 흐름의 방향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신호를 생성하는 접근법이다. 전기의 흐름을 제어한다는 것은 전기를 흐르게 하거나 또는 흐르지 않게 함으로써 대상이 되는 전기장치에 전원을 공급하거나 공급하지 않는 원리에 기반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자. 전기회로에서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장치를 스위치(switch)라고 한다. 끊어져 있는 2개의 전선을 붙였다(닫힘) 떨어뜨렸다(열림) 하며 전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장치다. 집에서 늘상 보는 전등 스위치가 대표적인 예다. 전기 스위치는 접점(contact)이라고도 하는데 크게 일반 닫힘과 일반 열림의 2가지 유형이 있다. 일반 열림은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을 때는 끊어진 상태고, 스위치를 누르게 되면 연결되는 상태가 되는데, a접점 또는 NO(Normally Open)라고 한다. 일반 닫힘은 일반 열림과 반대로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을 때는 연결 상태, 눌렀을 때는 끊어진 상태가 되며, b접점 또는 NC(Normally Closed)라고 한다. 바로 이러한 2가지 유형의 스위치(접점)을 이용해 전원의 공급을 제어하는 것이 전기회로 흐름제어의 기본적인 원리라 할 수 있다. 


전기를 신호로 사용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방식은 전기의 전압 또는 전류의 크기 변화를 제어해 심볼(symbol)이라고 부르는 특정한 파형(wave shape)을 만들고(그림 참조), 각 파형에 데이터값을 할당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5V 전원을 사용하는 회로에서 5V는 1을, 0V는 0이라는 값을 나타내는 식이다. 따라서 하나의 심볼로 많은 데이터를 보내기 위해서는 구분 가능한 더 많은 심볼의 수가 필요하다. 이진(binary)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0 또는 1의 값을 갖는 1개의 데이터를 비트(bit)라고 하며, 1비트는 2개의 심볼을 요구한다. 따라서 데이터 비트의 수가 1 증가할 때마다, 2배의 심볼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안전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전압 기반의 심볼 신호를 사용한다. 데이터 전송으로서 전기를 이렇게 이용할 때 전선을 사용하면 유선통신, 전파를 사용하면 무선통신으로 불린다. 


일련의 기능과 동작을 수행하는 모든 시스템은 구동을 위한 에너지와 제어를 위한 신호를 필연적인 요소로 지닌다. 이전의 에너지들은 대부분 이 2가지가 분리돼 있었다. 제분기로 사용하는 물레방아를 생각해 보자. 물레방아는 떨어지는 물의 양에 따라 속도가 결정되므로 제분을 위한 적절한 속도를 얻기 위해서는 물레방아의 중심축과 연결된 기어들(gears)을 적절히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물레방아 시스템에서 구동을 위한 에너지는 떨어지는 물의 양이며, 제어를 위한 신호는 물의 양을 가늠해 적절히 기어를 바꿔주는 사람의 노동이라 할 수 있다. 


전기는 에너지이자 신호로 동시 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기의 투입은 곧 에너지의 투입이자 신호의 투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100년 사이 전기가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근본적인 에너지원(energy source)이자 ICT 기술의 신호원(signal source)으로 사용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영두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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