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자연과학] 우주 발사체의 관성 극복

이영두 공학박사 / 기사승인 : 2022-04-05 0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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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호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행태는 거대한 자연의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다. 이를 상호작용하는 형태의 이원론으로 바라보거나 아니면 이것을 하나의 동질 안에서 이루어지는 순환으로 보는 일원론이 되든지 간에 상관없이 자연의 시스템을 움직이는 메커니즘(법칙)은 인간의 외적 물리적 행위뿐만 아니라 내적 정신적 작용에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 대표적인 법칙이 바로 ‘관성(inertia)’이다.


관성은 외력이 없을 때 대상 물체가 현재의 운동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려고 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아이작 뉴턴은 그의 책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서 관성을 운동의 제1법칙으로 제시했다. 영어 표현 inertia(관성)의 어원은 게으르다, 쉬다, 라는 뜻의 라틴어 iners다. 관성은 변화에 대한 게으름이자 저항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관성은 달리는 버스의 정지에 따라 몸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다.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은 움직이고 있는 상태에서 정지의 상태로 변화할 때 기존 움직이는 상태가 지속됨을 보여준다.


이러한 물리적 운동의 상태에서 나타나는 관성은 우리의 정신작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삶의 관성이 일단 형성되면 사람은 그 삶의 관성을 계속 유지하려는 또는 강화하려는 내적 성향을 보인다. 습관이 좋은 예다. 삶의 작은 습관들에 대한 관성조차 바꾸는 데 얼마나 많은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지 우리는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오늘은 물리적 관성으로서 작용하는 지구 중력에 대한 우주 발사체 기체 시스템에 대해 나눠 보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로켓이라고 부르는 대상이 바로 발사체 기체다. 발사체 기체의 목적은 페이로드(payload)라고 불리는 짐(?)을 특정 우주의 공간에 이를 수 있도록 운반하는 것으로 보통은 인공위성 등을 특정 궤도에까지 운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거대한 발사체 기체의 규모와 달리 실제 우주로 보내지는 페이로드의 무게는 전체 발사체 기체 무게의 4% 미만이다. 이를 통해 지구 중력을 극복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구의 관성력을 벗어나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발사체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은 크게 지구 중력과 대기저항이다. 따라서 발사체 기체 시스템은 이 두 가지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형태로 구성된다. 발사체 기체 시스템은 다단형 추진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여기에서는 궤도에 페이로드를 올리기 위해 사용되는 2단형 발사체를 기준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2단형 발사체 기체 시스템은 크게 1단 발사체, 2단 발사체, 그리고 위성 분리부 및 페어링의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발사체 엔진의 경우, 부스터 보조로켓으로 사용되는 고체 모터와 주추진력을 발생시키는 액체로켓 엔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엔진의 개발에 드는 비용과 기간이 막대하기 때문에 발사체 기체 시스템에 소속은 될지라도 독립된 요소로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체 모터는 분말 형태의 화약류 물질을 추진제(연료)로 사용하는 모터이며, 액체로켓 엔진은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추진제로 하는 엔진이다.


건물의 층수와 비슷하게 발사체 기체 시스템은 1층에 해당하는 1단, 2층에 해당하는 2단 그리고 그 상부에 위성 분리부와 그 위에 위성 페어링으로 조립된다. 부스터 보조로켓은 1단에 부착돼 초기 추력을 보강하는 데 사용된다. 관성의 측면에서 보면, 첫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가장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멈춰 서 있는 작은 승용차를 움직인다고 생각해 보자. 안간힘을 써 일단 승용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처음 밀기 시작할 때보다 힘이 적게 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승용차가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움직임이 또 다른 하나의 관성이 되어 미는 힘으로 보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스터 보조로켓은 초기 추력을 얻기 위해 사용되며 발사체가 이륙한 후 고도 67km 정도에서 분리돼 낙하산을 이용해 바다에 떨어지고 회수된다.


1단과 2단의 주목적은 주추력을 발생시키는 것이며 액체로켓 엔진이 사용된다. 따라서 규모는 1단이 크지만 구성 요소는 엔진부, 액체수소 탱크, 액체산소 탱크 등으로 유사하다. 2단의 상부에는 기기탑재부가 있는데 발사체의 상태 및 방향 확인, 그리고 발사체 방향 전환을 위한 시스템들로 구성된다. 관성유도방식을 사용하는 기기탑재부의 경우, 관성센서가 측정하는 가속도 및 각속도와 압력센서의 추진제 탱크의 압력 상태 데이터 등을 입력해 항법과 유도기능 실현을 위한 계산, 자세 제어를 위한 계산, 시퀀스제어를 위한 계산, 추진시스템 제어를 위한 계산을 수행하고 조타 신호, 추진계 밸브제어 신호, 기체 분리 신호 등의 제어신호를 발생시킨다. 여기에서 관성유도라는 용어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데 먼저 관성, 즉 운동상태변화를 조정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유도 즉 발사기지와 상관없이 발사체 자체로 비행상태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시퀀스제어는 내부 기기들의 동작을 순차적(시퀀스)으로 진행시키는 제어방식을 의미한다. 기기탑재부에 의한 기체방향 전환은 엔진 자체를 움직이는 김발 구동(gimbal actuation) 시스템과 자세제어용 소형 추력기를 이용한 가스 제트(gas jet) 시스템을 병용해 이루어진다. 2단의 기기탑재부 위에는 위성 분리부가 있는데 발사체 기체에 페이로드를 장착하는 부분이다. 위성 페어링(spacecraft fairing)은 발사체가 대기권을 통과하는 동안 발생하는 대기마찰고열로부터 페이로드를 보호하기 위한 커버로서 공기 저항이 낮은 유선형 모양이며 대기 밀도가 낮은 우주에 가까운 영역에 이르면 분리된다.


발사체 기체 시스템을 살펴보면 끊임없이 관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점철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단과 부스터 보조로켓은 운동상태가 0인 상태에서 이륙하기 위한 운동상태로 변화하는 것에, 2단은 목표 궤도를 향해 나아가는 운동상태를 얻기 위한 것에, 위성분리부와 위성 페어링은 발사체 운동상태 변화를 페이로드로 전달하고 대기저항에 따른 열적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에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발사체 기체 시스템의 관성 극복에 대한 주요 초점은 경량화와 추력효율화로 정리할 수 있다.


이영두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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