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의사소통 권리

성현정 울산장애인인권포럼 대표 / 기사승인 : 2021-07-05 00: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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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살아간다. 가장 먼저는 부모와 형제, 가족, 또래, 동료, 더 나아가서는 각종 모임, 정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소통이 필요하고 사람간의 소통에는 언어적 비언어적 소통이 있다. 출생 후 일정기간 동안은 주 양육자인 엄마, 혹은 가족들과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기본적인 소통을 하지만 언어를 습득하고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지면 자기의 느낌, 생각, 의견을 언어로 표현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게 된다. 이 때부터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그 표현 능력이나 수준에 상관없이 자신의 느낌, 생각,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것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떤가? 나이가 어리거나 표현이 서툴면 무시당하기 일쑤다. 특히, 음성언어를 들을 수 없고 표현이 어려운 청각장애인, 들을 수는 있으나 조음이나 발음이 어려운 언어장애인, 나이는 또래이지만 같은 수준의 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의 경우, 그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 어려운 몇천 단어 또는 몇만 단어의 외국어는 두세 개씩 배우려 하지만 수어를 배우는 교육과정은 어디에도 없다. 잘 알아듣기 어려운 외국어에는 집중하고 들으려 하지만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집중하고 들으려 하지 않는다. 건성으로 듣고 넘겨짚기로 대충 이해하거나 소통이 안 되니 관계가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듯 의사소통 장애는 일상생활은 물론 대인관계, 사회참여, 노동 참여 등에서 많은 제약과 장애를 경험하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의사소통이 권리로 보장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은 누구나 소통의 욕구를 갖고 있으나 소통의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가정 안에서도 부모는 언어적 소통을 선호하지만 자녀들은 문자나 이모티콘 등을 선호한다. 이처럼, 의사소통은 말뿐만 아니라 그림, 사진, 몸짓, 표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음을 알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각각 다른 의사소통 방법에 따라 집중하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하고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이해한 척하지 말고 한 번 더 물어보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인권으로서 의사소통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 의사소통의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각자 특성에 맞는 적절한 의사소통을 지원해야 하고 듣는 사람들의 태도가 개선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AAC(보완대체의사소통) 기기 지원만 되면 의사소통 권리가 보장되는 것처럼 이해하고 있지만 기기 지원을 넘어선, 장애가 있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이 선호하는 것과 원하는 것, 느낌, 생각, 의견을 말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개선과 인적·행정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울산광역시에도 장윤호 시의원의 발의로 ‘장애인 의사소통 권리 지원조례’가 제정된다. 조례제정에 따라 적극적인 의사소통 권리에 대한 이해와 지원이 우리 사회에 있기를 기대해본다.


성현정 울산장애인인권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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