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버스 제도개혁 토론회 "버스 준공영제는 한계가 분명, 공영제나 민영·보조·공영 복합체계로 가야해"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6 11: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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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1층에서 울산지역 버스 제도개혁 토론회가 열렸다.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지속 가능하고 시민들에게 편리한 울산시 버스 체계를 모색하기 위한 '울산지역 버스 제도개혁 토론회'가 지난 14일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1층에서 열렸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고 공공교통네트워크 김상철 정책위원장이 발제자로 나서 민주노총공공운수노동조합울산본부 이장우 본부장, 울산시민연대 김지훈 사무처장 등이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버스 운영체계는 민영제와 공영제, 준공영제로 나뉘며 현재 울산은 손익분기점보다 낮은 수익에 대해서만 보전해주는 재정지원형 민영제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을 제외한 광역시, 서울특별시 모두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준공영제는 운송사업자의 수익 노선 선호 및 적자 노선 기피로 인한 운행 소외지역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고 도입된 제도다. 울산시도 내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울산지역 버스 제도개혁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가한 공공교통네트워크 김상철 정책위원장은 "준공영제를 시행한 지역마다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어서 준공영제도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준공영제하에서 시내버스는 여전히 사장이 운영하는 개인 사업체이기 때문에 공공재정을 지원할 뿐 운영체계나 소유체계는 모두 민영제의 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의 버스준공영제는 재정지원형 민영제로 분류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재정지원형 민영제는 현재 울산이 운영 중인 방식이다.

 

김 위원장은 "현행 버스준공영제는 기본적으로 소유구조와 운영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어서 '공영제'적 요소는 없고 단지 요금을 결정하거나 노선을 신설, 조정할 때 행정의 협상력이 간접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운수업체 보조금과 관련해서 일반 보조금은 보조금법에 의해서 정산 의무가 있지만, 운수업계에 주는 보조금은 정산이 필요 없는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보조금으로 업체가 관리 감독 되기는커녕 개별 민간회사의 사익 추구 수단이 되고 있으며, 버스회사의 지방보조금에 대한 횡령 혹은 착복이 의심돼도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점에서 "버스준공영제에 따른 운송업계 보조금은 기존의 보조금법 밖에 존재하는 특권적인 보조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고, 울산시나 울산시의회가 알고 있는 그런 보조금이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준공영제를 하지 않으면 버스 업체가 적자라 버스를 운영할 수 없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준공영제 과정에서 오히려 버스업체가 늘어나는 서울시의 기이한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경우 업체를 쪼개면 이윤이 보장되기 때문에 영세한 버스 업체가 유지될 수 있고 현재와 같은 개별 사업자 지원구조가 오히려 업체의 난립구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김 위원장은 민간사업자의 수익보장과 지방정부의 공공성을 병립시키는 방향의 복합운영체계를 제안했다. 예컨대 민간사업자의 경우 이미 설치한 수익 노선을 운영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대신 비수익 노선의 경우 노선권을 반납하거나 보조금 풀(pool)제로 들어오면 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회사에 비수익 노선을 운영하도록 강요할 이유는 없다""대신 해당 노선에 공영 노선을 신설하거나 그것과 별개 노선을 만들어 공영노선을 운영하고 이에 대한 운영 부담을 공공이 지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공영제가 비용이 많이 들고 탄력성이 낮다는 등 오해가 많은데, 물론 초기 인프라 조성 비용은 공영제가 높지만 그 밖의 운영비용의 경우 공영제가 낮다"고 말했다. "공영제하에서 노선 조정이 용이하다는 사실은 화성시나 제주시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현재 단위 사업장 중심으로 특수한 근무 조건을 표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서비스 질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민주노총공공운수노동조합울산본부 이장우 본부장이 토론자로 나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신도여객 사태와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말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울산시와 대우여객에서 숨겨온 양도 양수 조건서가 발견됐다""울산시는 당사자인 우리에게 조건서를 공개하지 않았고 그런 와중에 취업 알선으로 노조를 와해하려고 시도했다"고 규탄했다이어 "노동조합 지회장과 본부장의 30일 넘는 단식 끝에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민정 협의를 진행하기로 송철호 시장이 약속했지만, 울산시의 거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신도여객 버스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이라며 양도 양수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대우여객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대우여객이 가져간 면허를 취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도여객과 같은 버스 업체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울산시에서 직접 버스를 운영하는 공영버스가 도입돼야 하고 이러한 공영제가 안 된다면 협동조합 형태로 노동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자주관리기업 버스사를 설립해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현장에 있던 마을버스 취업을 준비하는 공공교통네트워크의 한 회원은 "준공영제는 버스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없는 적폐 제도"라며 "지자체가 버스 업체를 통제할 수 있는 법령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10개 노선의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신도여객은 지난해 재정 적자로 운영이 어려워졌고 임금체불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퇴직금 적립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도여객은 대우여객에 버스 노선과 버스를 무상으로 넘기는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울산시는 이를 허가했다. 대우여객은 신도여객 소속이던 노동자 80여 명에게 퇴직금 포기 각서를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노동자 47명을 고용하지 않았다. 그 노동자들은 현재 퇴직금 인정과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며 울산시청 앞에서 천막농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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