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의 변신?

이영두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연구교수 / 기사승인 : 2021-05-17 0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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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자연과학
▲ ©위키피디아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우리 삶의 편리를 위해 일하는 자가 있다. 전기다. 우리가 눈을 떠 의식의 세계를 살아가는 시간에도, 잠들어 무의식의 파편들을 밟아갈 때도 전기는 주어진 조건과 규칙에 따라 시계, 전등, 보일러, CCTV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를 위해 여러 가지 미션들을 꿋꿋이(?) 수행한다. 발전소에서 공간으로부터 탄생한 전기는 변전소를 거치며 전류와 전압의 크기 비율을 바꾸는 일련의 과정들을 묵묵히 따른 끝에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참고, 5월 2일자 ‘생활 속의 자연과학’) 우리 눈앞에 다다른 전기의 모습은 + 상태에서 – 상태로, 다시 – 상태에서 + 상태로 계속해 교차하는 교류의 형태다. 교차의 빈도는 초당 60번, 60Hz이다. 게다가 교류의 형태로 하나의 파형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3개의 파형으로 서로 일정한 지연을 가지고 중첩되는 3상 교류신호의 형태를 가진다.(참조 그림1) 


우리가 있는 곳까지 여행을 마친 전기는 때로는 교류 그대로, 때로는 직류로 변환돼 주어진 업무를 수행한다. 최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으며 IoT(Internet of Things)가 사회 인프라 기술로 각광받아 기존의 교류전기를 사용하던 기기들이 직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IoT는 디지털 신호처리에 기반한 기술이며, 디지털은 직류전기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핵심 기기인 컴퓨터는 0과 1로 이뤄진 기계어로 소통하고 작동하며, 이 기계어는 2가지 직류전기 신호에 의해서 구현된다. 예전에는 전기 플러그를 그저 꽂아서 단순히 전원을 켜고 끄며 사용하던 기기들, 예를 들어 선풍기, 전열기, 전등, 전동기 등이 디지털화돼 스마트폰과 연결되고 현재 상태를 알려주거나 원격에서 제어가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는 교류전기가 직류전기로 변환되는 과정이 반드시 존재한다. 

 


교류는 어떻게 직류로 변환될 수 있는 것일까? 모양이 달라도 너무 다른데 말이다. 여기에는 정류기(rectifier)와 평활회로(smoothing circuit)라는 장치가 사용된다. 정류기는 교류전기의 – 부분에 대해 전기적 방향을 바꾸어 + 형태로 흐르게 하는 장치다. 평활회로는 이름 그대로 신호의 사이를 메꿔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때 사용되는 주요한 회로부품이 콘덴서(condenser)다. 축전기라고도 불리는 콘덴서는 일정량의 전하를 저장했다가 신호의 크기가 떨어지면 방출해 신호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고도화된 정류기 및 평활회로를 통해 그림2보다 훨씬 고품질의 직류전기가 만들어진다. 

 

▲ ©위키피디아

전기는 교류에서 직류로만 변신하지 않는다. 직류에서 다시 교류로도 변신한다. 이때 사용되는 기술이 PWM(Pulse Width Modulation, 폴스 폭 변조)다.(그림3 참조) PWM은 주어진 일정한 시간 안에서 몇 %의 시간 동안 On 상태인지에 따라 다른 데이터를 전달하는 신호변조방식이다. 직류로 변환된 전기를 On/Of 시켜 파형의 길이를 조절함으로써 교류형태의 전기를 생성한다. 완벽한 형태의 교류전기는 아니지만 교류신호로서 작동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러한 전기의 변신은 어디에 필요한 것일까? 일반적으로 모터(전동기)속도제어에 적용된다. 냉장고를 생각해보자. 60Hz의 교류전기로 구동되는 냉장고 모터는 냉동이 필요할 때도 냉동 기능이 전혀 필요 없을 때도 60Hz를 가지는 교류전기가 소비된다. 만약 급속 냉동이 필요할 때는 더 높은 Hz의 교류전기를 투입하고, 냉동이 필요 없을 때는 더 낮은 Hz의 교류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더 에너지 효율적으로 전기를 냉장고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요즘 상품화돼 사용되는 인버터 냉장고의 원리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비록 교류의 형태로 만들어지지만 한 가지 모습으로만 사용되지는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는 직류로, 때로는 직류와 교류로 교차변환되며 사용된다. 전기의 끊임없는 변신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닮아있다. 


이영두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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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두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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