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시각으로 지역 이야기를 디자인하는 팀 '로디 스튜디오'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1 12: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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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공동기획
팀 '로디 스튜디오' 황보휘진 대표, 김영혜 팀원 인터뷰

▲ '현대시장에 별이 총총 행사'를 기획한 팀 '로디 스튜디오' 팀원들.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팀 '로디 스튜디오'는 지역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축제·행사를 기획하는 로컬 디자인 전문 팀이다. 시작한 지 몇 년 안 됐지만, 그들이 수행한 프로젝트의 성과는 크다. 죽어있던 현대시장을 활성화해 골목형 시장 상가 1호로 만들었고 시장 옥상 영화제를 개최해 많은 주민에게 현대시장을 알렸다. 병영 성곽길에서는 반려견 문화 축제를 기획해 지역 문제도 해결하고 병영 지역 스냅 사진 투어도 진행해 몰랐던 지역의 아름다움을 시민들에게 일깨워주었다. 앞으로도 지역 이야기를 우리만의 시각으로 잘 담고 싶다는 팀 로디 스튜디오의 황보휘진 대표와 김영혜 팀원을 무거동 현대시장 근처에 있는 로디 스튜디오 사무실에서 지난 20일 만났다.

 

Q. '로디 스튜디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한 마디로 '로컬 디자인 스튜디오'. 지역 이야기를 아카이빙하고 지역 이야기를 담은 축제, 제품을 기획하는 일도 하고 있다. 팀원은 직장인, 대학생, 프리랜서로 구성돼 있고 총 7명의 멤버가 있다.

 

Q. 지금까지 로디 스튜디오에서는 어떤 활동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나?

 

민관협치지원센터의 오픈랩 공모사업을 통해 전통 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저희 공간 바로 근처에 현대 시장이 있는데 이곳이 굉장히 어두운 시장이었다. 우리는 '현대시장에 별이 총총'이라는 행사를 기획해 어두운 시장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곳에는 30년째 방치된 옥상이 있는데 여기서 바라본 풍경이 너무 예뻐 심야 캠핑 옥상 영화제를 기획했다. 상인들도 생업이 바쁘셔서 극장에서 영화를 못 본 지 너무 오래되기도 하고. 지난 10월 말에 <위대한 쇼맨>, <리틀 포레스트> 등을 상영하는 영화제를 열었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보는 시스템이라 소음에 대한 민원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영화제뿐 아니라 체험 프로그램으로 목공 무드등, 야채 바구니, 달고나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상인들과 협업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이 의미 있었는데 상인 강사를 육성해서 과일청을 만들어 보는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했다.

 

두 번째로 병영 도시 재생 사업에 참여했다. 병영성 길을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문화 축제와 플리마켓, 반려견 훈련 교실을 열었다. 현대시장과 마찬가지로 이 프로젝트도 공간의 특성을 반영했는데 이 성곽길에 반려견이 굉장히 많이 온다. 그런데 배변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교육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반려견과 시민들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사진도 찍어 잡지에 실었다.

 

'병영 삶책'이라는 잡지도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병영 지역 고령의 할머니가 한복 입고 찍은 사진과 인터뷰가 실려 있다. 어르신들의 행복한 모습을 찍어주고 싶었고 청년들이 병영의 구석구석 잘 알지 못했던 풍경을 찍은 사진도 모아 '병영 삶책'에 담았다. 전문 작가와 함께 병영 지역 스냅 사진 투어도 진행해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사진과 추억을 선물했다.

 

Q. 짧은 시간 많은 프로젝트를 알차게 진행한 것 같다. 그렇다면 처음에 어떤 계기로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나?

 

처음에는 학과 교수님이랑 행정안전부 공모 사업인 '국민 디자인단'에 우연히 참여했는데 해보니까 재밌더라. 이후에 현대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도 자연스럽게 진행하게 됐고 그때 이곳을 청년 문화 거점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때 팀원들과 시장 지도 만들고, 원산지 표지판 디자인도 하고, 평상 제작도 했는데 모든 과정이 다 즐거웠다. 본격적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로디 스튜디오'라는 팀을 만들었다. 프로젝트뿐 아니라 팀원들과 취미도 공유하고 책도 읽으며 재밌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 팀 '로디 스튜디오' 김영혜 팀원(왼쪽)과 황보휘진 대표(오른쪽). ⓒ정승현 기자

 

▲ 팀 '로디 스튜디오'가 기획한 현대시장 옥상 영화제.


Q. 시장 상인들과 처음에 협업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에는 싫어하셨다. 장사에 방해되니까 오지 말라고 하시고 우리가 인사하러 가면 도망가기도 하고... (웃음) 하지만 우리가 밤새워서 축제를 기획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 상인들도 점차 마음을 열더라. 특히 축제 때 시민들이 정말 많이 와서 자연스럽게 시장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었다. 또 현대시장은 시장으로 등록이 안 돼 있고 상인회 자체도 없어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못 받고 있었다. 우리가 상인회가 생겨야 하는 이유와 시장으로 등록될 수 있는 요건 등을 담은 리플렛을 만들어 배포했고 남구청에서도 협조해서 이번에 골목형 시장 상가 1호로 지정될 수 있었다. 상인 분들이 고맙다고 하시더라. 지금은 상인 분들이 간식도 많이 챙겨주고 맛있는 밥도 자주 해주신다.

 

Q. 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민관협치지원센터는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됐나?

 

현대시장 옥상이 굉장히 열악했다. 다른 곳이었다면 우리에게 이런 기회를 주지 않았을 텐데 민관협치지원센터 오픈랩은 취지 자체가 실험적인 도전을 응원하는 곳이라 우리를 믿고 지원해줬다. 또 전주 전통 시장 기획자 등 우리에게 필요한 멘토를 연결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 멘토링 받기 전과 후가 꽤 달라졌는데 멘토링 덕분에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Q. 지금까지 여러 활동을 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꼈나?

 

우선 청년과 중장년층 상인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서 뿌듯하다. 생각보다 시너지 효과가 꽤 컸다. 어른들의 자문이나 지혜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됐고 앞으로도 이런 세대 간의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팀원들에게도 고마운 게... 혼자서 할 수 없는 생각들이 다양한 배경의 팀원들 머리에서 나오더라.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다.

 

우리가 마련한 행사를 통해 현대시장 자체를 많이 알릴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다. 시장 인근에 초등학교도 5곳이 있는데 시장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이 만들어져서 좋고 동네 주민들도 이런 기획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지금도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

 

'병영 삶책' 프로젝트에 참여한 할머니들도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언제 이런 경험 해보겠냐고 하시는데, 참 감동이었다. 항상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평범한 병영 지역 곳곳의 풍경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기록을 시민들이 직접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한 것도 뿌듯하다.

 

▲ 팀 '로디 스튜디오'가 기획한 '현대시장에 별이 총총' 행사 프로그램. 

 

▲  팀 '로디 스튜디오'가 기획한 병영 지역 할머니 사진 촬영 프로젝트. 사진 촬영하기 전 기다리고 있는 할머니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학업과 직장을 병행해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팀원들의 회의 참석률은 100%였다. 부족한 예산도 아쉬웠다. 행사가 흥해서 재료가 빨리 소진됐는데 예산만 충분했다면 좀 더 넉넉한 행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Q. 노후 시장 상가를 활성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었나?

 

청년의 유입이 가장 중요하다. 상인들은 대다수 20년 이상 오랜 기간 일하다 보니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잘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원산지 표지판을 새롭게 디자인해드릴 때도 기존에 있던 거를 그냥 쓰면 된다고 싫다고 하시더라. 하지만 우리가 적극적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좋은 방향으로 바꾸니 시장이 활성화되고 상인들의 생각도 변화하더라. 대형 마트, 온라인 마켓의 활성화로 전통 시장의 경쟁력이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청년과 상인이 함께 협력하는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

 

Q. 활동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지자체나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

 

청년들의 순수한 아이디어를 좀 더 믿고 지원해줬으면 좋겠고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또 다양한 연령대의 우리처럼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만나고 싶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네트워킹하고 협업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Q. 앞으로 또 하고 싶은 활동이 있나?

 

울산 지역의 이야기를 기획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더 다양한 경험과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재밌게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고 싶다. 지역 이야기를 제대로 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로디 스튜디오'에 연락해 달라. 우리는 젊은 시각으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기획을 잘한다.

 

▲ 팀 '로디 스튜디오'가 기획한 병영성 길 반려견 문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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