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은 불법 탈법의 온상인가?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1-09-27 00: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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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울주군의 면적(758km²)은 서울시(605km²)보다 넓다. 그렇다 보니 행정의 감시를 피해 이뤄지는 불법 사례도 많이 발생한다. 최근 필자가 확인한 불법 현장만 하더라도 부지기수다. 범서읍 중리 산속에서 반달곰 불법 사육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농장의 불법 임도 개설과 다개리 농장의 불법 산림훼손, 서생면 화산리 일원의 불법 형질변경, 대운산 입구 골짜기에 폐기물 매립 의심 사례, 그리고 최근의 삼동면 출강소류지 상류의 대규모 매립 현장에서 떠내려온 쓰레기가 출강소류지를 뒤덮은 사건 등.


하지만 울주군 공무원들의 업무처리 방식은 매우 미온적이어서 주민들이 행정을 불신하는 원인이 된다. 즉 공무원들이 업자 편에서 은폐, 축소,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것이다. 필자가 직접 현장답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도 그런 의구심을 갖게 한다. 범서읍 중리 산속 농장의 경우는 도대체 행정기관에서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불법 임도를 개설하면서 벌목한 숲과 자연을 훼손한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같은 영농법인인 다개리 농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면 이 농장주는 불법이 일상화된 사람으로 보인다.


서생면 화산리 불법 형질변경 현장의 경우 울주군에서 내린 원상복구 행정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 농지를 개량하기 위해서 신고만으로 할 수 있는 성토를 한 것인지, 성토를 빙자한 다른 목적의 매립인지는 현장에 가 보면 한눈에 드러난다. 원래 논이었던 곳에다 3m가 넘는 축대를 높게 쌓고 각종 조경수를 심은 곳이 있는데 이건 누가 봐도 농지를 개량하기 위한 성토의 범위를 벗어난다. 더욱이 간이 건축물까지 두 개 동을 지었는데 하나는 농막이라 치더라도 하나는 어엿한 살림집 규모였다. 최근에 다시 현장 확인을 갔더니 불법으로 지은 살림집만 철거한 상태였다. 


위아래 쪽의 논도 2~3m 이상 높게 매립했는데 매립토와 심어놓은 농작물 상태를 보면 농작물 재배를 목적으로 한 성토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심지어 성토한 아래쪽 논의 하단부에서는 산업폐기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침출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울주군수가 직접 현장을 답사하고 불법 사례를 적발해서 원상복구 명령과 고발조치를 했음에도 불법 사업자와 지주들은 눈가림 정도로 버티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는 불법이 근절되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가장 최근의 사례인 삼동면 출강리 상류 매립장의 경우는 담당 공무원이 누구를 위해 그 자리에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지난여름 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휩쓸고 난 뒤에 출강소류지가 각종 쓰레기로 뒤덮인 모습을 본 지역주민이 울주군과 지역 언론사에 제보했다. 지역 신문에서 이 사실을 보도했고, 울주군 담당 공무원들이 현장 확인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보한 지역주민에게는 연락도 없이 자기들끼리 확인한 다음 ‘별문제가 없더라. 소류지 쓰레기는 출처 불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분개한 주민이 울산환경운동연합으로 다시 제보했다. 즉시 현장 확인을 갔더니 출강소류지 수면은 온통 쓰레기로 뒤덮였고 약 900m 상류에 있는 매립 현장에서 흘러내리는 소하천 가장자리 곳곳에 스티로폼 알갱이와 잡다한 쓰레기 부유물질이 걸려 있었다.


골짜기를 메워서 산처럼 높게 만들어 놓은 매립장은 집중 호우 때 토사가 쓸려 내리면서 곳곳에 깊은 골이 파였고 파여나간 단면에는 땅속 깊이 묻었던 건축폐기물로 보이는 흔적들이 드러나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건축폐기물 잔해임을 판단할 수 있었으며 출강소류지를 뒤덮은 쓰레기 출처가 분명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현장을 확인한 담당 공무원은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이러니까 주민 입장에서는 공무원이 업자를 비호한다는 의심을 갖게 된다. 필자의 추산으로 매립한 면적은 약 3만m², 매립한 높이가 40m 정도 되니까 평균 20m로 잡더라도 대략 50만~60만m³, 그러니까 25톤 덤프트럭으로 약 2만 대 정도의 토사를 갖다 부었다는 계산이다. 업자들이 양질의 흙을 이만큼 많이 가져다 높게 쌓는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불법 폐기물을 묻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 


울주군 담당자가 첫 대응을 잘못하는 바람에 불신을 자초한 것인데 다행히 이선호 군수가 불법 폐기물이 묻혔는지 철저히 조사해서 사실로 드러나면 행정적으로나 사법적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오늘(27일) 오후 2시에 언론 기자와 주민대표, 환경단체 입회하에 굴삭기를 동원해 굴착을 진행할 예정이니까 사실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 울주군은 이번 일을 철저히 조사해서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사업자든 담당 공무원이든 일벌백계로 다스려서 경종을 울려야 한다. 만약 불법으로 건축폐기물을 매립한 것이 밝혀지면 사업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원상회복을 시켜야 한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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